[영화리뷰]'죽여주는 여자' vs '다가오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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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죽여주는 여자' vs '다가오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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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상실 테마로 현재의 삶 성찰, 윤여정-이자벨 위페르의 존재감

▲ 영화 '죽여주는 여자'와 '다가오는 것들' 포스터/ CGV아트하우스, 영화사 찬란 제공 ⓒ뉴스타운

배우 윤여정의 존재감이 빛나는 영화 <죽여주는 여자>는 지난 10월 6일 개봉 후 20일간 국내 다양성영화 박스오피스에 누적 관객 10만 명을 넘어서면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고 프랑스의 국민 배우 이자벨 위페르의 열연이 돋보이는 영화 <다가오는 것들> 역시 지난 달 29일 개봉 후 한달 여 동안 롱런을 하면서 누적관객수 2만 명을 돌파했다.

이들 영화의 공통점은 죽음과 상실을 테마로 하여 현재의 삶에 대한 치유와 성찰을 그려내며 부산국제영화제나 베를린국제영화제 등 국내외에서 개최된 유수영화제에 초청돼 작품성을 검증받았다는 것인데, 쌀쌀해진 가을에 스크린을 뜨겁게 달구며 국내 관객들에게도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계기로 하여 깊어가는 가을, 박스오피스의 상업 영화 그늘에 가린 다양성 영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에 잇따라 초청된 영화 <죽여주는 여자>는 서울 종로의 파고다 공원과 청계천 일대에서 노인들을 상대로 매춘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가는 성 노동자, 일명 '박카스 할머니'를 소재로 했다.

영화 <정사><스캔들><여배우들> 등을 연출한 이재용 감독의 충무로 컴백작으로, 영화는 독거노인, 고독사 등 구멍 뚫린 사회안전망에 대한 고발과 웰다잉(Well-dying)에 관한 도발적인 성찰이 돋보이며, 영화 속에서는 '죽여주는' 이란 표현은 안락사, 존엄사 등과 중의적으로 사용됐다.

극중 소영(윤여정 분)은 핸드백에 박카스와 담배, 각종 성인용품을 잔뜩 넣어 놓고 지나가는 노인들을 상대로 "죽여주게 잘해 드릴께"라는 멘트를 넌지시 던지다가 존엄사, 안락사 등을 희망하는 노인들의 죽음을 돕게 된다.

이 영화는 <하녀><돈의 맛>으로 포스 넘치는 아우라를 각인시킨 중견배우 '윤여정에 의한 윤여정을 위한 윤여정의 영화'라 할 만큼 극중 복합적인 캐릭터로 변신을 거듭하는 배우 윤여정의 존재감이 눈에 띄며 이주노동자, 혼혈아(코피노), 장애인, 성소수자 등 사회 소외계층과 다문화 사회에 관해서도 사유하고 있다.

특히, 가족사의 아픔을 안고 연명하듯 살아가는 소영이 사생아가 될 뻔한 이주노동자의 아이를 데려와 보호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에서 위트 넘친 사회에 대한 풍자와 함께 죽음을 앞둔 이들에 대해 냉소와 연민, 비애 등 다층적이고 섬세한 감정을 표현해냈다.

영화 <다가오는 것들>은 원제 <띵쓰 투 컴(Things To Come)>이라는 제목으로 올해 개최된 66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은곰상)을 수상한 프랑스 출신의 신인 감독 미아 한센 러브의 작품이다.

워킹맘 나탈리(이자벨 위페르 분)가 갑작스러운 남편의 고백 후, 상실을 마주하면서 일상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가운데, 그녀가 스스로 힐링하는 방법을 찾아 은은한 미소를 짓는 모습으로 상실의 치유와 삶에 대한 따스한 온기를 그려낸 영화이다.

이번 영화에서는 여성 감독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출력이 칸-베를린-베니스등 국제영화제에서 다섯 차례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의 존재감을 잘 살려냈다.

특히, 극중 불안하고 흔들리는 삶 속에서도 뜻 밖의 상실을 마주한 중년 여성이 결핍과 공허를 온전한 자유로 채우려는 온기가 느껴지는 반면, 남편과 교사 출신 부부로서 겉으론 괜찮은 척하는 이성의 아이러니를 포착하며 홀로 남겨진 중년의 고독에 대처하는 지혜도 조명한다.

나탈리의 흔들리는 어깨를 따라 진폭되는 슬픔과 공허라는 감정의 더께가 쌓이면 관객의 몰입도 극대화되고 영화적 정서를 풍부하게 해주는 아카펠라, 컨트리, 클래식의 선율에 따라 나탈리의 감정도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긴장과 이완을 반복해 지루해 할 틈이 없는 것도 영화가 주는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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