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첩기(二疊紀, 페름기/Permian period: 2억9,900만~2억5,200만 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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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첩기(二疊紀, 페름기/Permian period: 2억9,900만~2억5,200만 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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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빈 교수의 ‘빛의 환타지아’]

포유류의 조상 디메트로돈과 포유류형 파충류의 진화

몸길이가 3.5m 정도인 디메트로돈은 당시까지의 어떤 파충류보다도 뛰어난 몸 구조를 가지고 있었는데 돛처럼 생긴 거대한 등지느러미가 머리 바로 뒤쪽까지 뻗어있어 이것이 일종의 방열기(放熱器, radiator) 같은 역할을 함으로서 열기를 빨리 얻거나 식힐 수 있는 체온조절기능을 하는 한편 짝짓기를 할 때 경쟁자를 위협하고 이성을 유혹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디메트로돈은 체온을 비교적 잘 유지할 수 있었으므로 냉혈 파충류와 온혈 포유류 사이의 진화의 다리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디메트로돈 ⓒBedrock Studios, Dorling Kindersley ⓒ뉴스타운

디메트로돈이란 ‘두 배나 되는 이빨’이라는 뜻으로서 이들의 이빨은 튼튼하고 날카로웠으며 앞니와 송곳니가 있고 그 뒤쪽으로 각기 다르게 발달된 여러 크기의 이빨들이 있어 턱 앞쪽의 이와는 완전히 다른 기능을 했는데 이러한 특징은 다른 종에서는 찾아 볼 수 없고 오직 포유류만이 이와 같은 치열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반룡류는 디메트로돈을 정점으로 쇠퇴하거나 멸종되었고 스페나코돈류는 이들보다 좀 더 진보한 수궁류로 진화하였다. 사실 당시까지의 양서류나 파충류는 네다리가 있다고 해도 이들이 옆으로 뻗어서 걸을 때에는 배가 땅에 닿았으므로 걷는다기보다는 긴다는 표현이 더 적합하였다.

그러나 수궁류는 네다리가 길고 밑으로 뻗어서 네다리로만 땅을 짚고 뛸 수 있었으며 이빨의 구조도 디메트로돈보다 더 포유류에 가까워졌다. 또 머리 부분에는 2차 구개가 형성되고 입과 코 사이에 칸막이가 생겨 식사와 호흡을 따로 할 수 있게 되었으며 물질대사율도 향상되었다.

머리가 몸집에 비해 크고 무시무시하게 생긴 디노케팔리안(dinocephalian) 중 몸길이가 3m에 달하는 에스템메노수쿠스(Estemmenosuchus)는 새롭게 등장한 온혈성 육식동물 중의 하나였으며 고르고놉스(Gorgonops)는 송곳니가 매우 날카로운 육식동물로서 뼈까지 물어뜯어 씹어 먹을 수 있었다.

이들 수궁류는 더욱 진화하여 좀 더 포유류에 가까운 육식성의 키노돈트류(Cynodonts)와 부리가 있는 턱에 짧은 꼬리를 가진 초식성의 디키노돈트류(Dicynodonts)가 등장하였다. 최초의 키노돈트는 어느 정도 항온성을 가지고 있던 프로키노수쿠스(Procynosuchus)였으며 디키노돈트로서는 리스트로사우루스(Lystrosaurus)가 있었는데 길이 1m 정도의 하마 비슷하게 생긴 동물로서 이빨이 없이 위턱에 커다란 송곳니만 있었고 주로 수중식물을 뜯어먹고 살았다.

또 다른 디키노돈트인 키스테케팔루스(Cistecephalus)는 땅을 파는데 적합한 단단한 머리뼈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들 키노돈트와 디키노돈트들을 최초의 (원시)포유류로 취급하기도 하지만 파충류와 포유류의 중간단계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 에스템메노수쿠스 ⓒ뉴스타운
▲ 고르고놉스 ⓒ뉴스타운
▲ 프로키노수쿠스 ⓒ뉴스타운
▲ 리스트로사우루스 ⓒ뉴스타운
▲ 키스테케팔루스 ⓒ뉴스타운

이첩기에는 양치식물은 거의 사라지고 종자로 번식하는 겉씨식물들이 호수나 하천가 뿐만 아니라 건조한 내륙에서도 무성하게 자라기 시작하였다. 이와 같이 삼림이 확장됨으로서 생활터전이 넓어진데다가 이들 종자식물들은 양치류에 비해 영양가도 더 높았기 때문에 초식동물들은 진화속도가 빨라지면서 크게 번성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육식동물들도 더불어 많은 진화를 이루며 번성하였다.

이첩기 후기는 원시포유동물들에게는 매우 평화롭던 황금기였으며 진화와 더불어 이들 혈통은 전 세계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감으로서 지구상에 최초로 먹이사슬(food chain)이 제대로 갖추어진 현대적인 생태계가 완성된 시기였다. 그러나 그들에게 멸종이라는 큰 재앙이 닥쳐오게 된다.

▲ 이첩기의 강변 풍경 ⓒKaren Carr ⓒ뉴스타운

세 번째의 대량 멸종(P/T 경계멸종: P는 이첩기(페름기) T는 삼첩기(트라이아스기)의 약자임)

이첩기에는 중기와 말기 두 차례에 걸쳐 멸종이 일어났는데 특히 말기의 것은 지구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대량 멸종으로서 과 수준에서 51%, 속 수준에서 76% 그리고 종 수준에서는 무려 96%의 생물이 사라졌다. 지구상의 거의 모든 나무가 멸종되었고 작은 식물들도 사라졌으며 숲 속에 살던 곤충들도 다수가 멸종되었는데 곤충들이 이렇게 피해를 본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이 때 고생대 바다를 지배하던 삼엽충, 바다전갈, 사방산호류, 방추충 등 많은 무척추동물들이 완전히 자취를 감췄으며 일부 바다나리, 암모나이트 등이 겨우 멸종위기를 넘겼고 완족류는 단 두 종류만이 살아남았다. 지상에서는 단궁형인 포유류형 파충류로서는 스페나코돈, 오피아코돈이나 에다포사우루스 등 모든 반룡류와 키노돈트 및 디키노톤트의 일부를 제외한 수궁류의 대부분이 멸종된 반면 양서류와 무궁형인 거북류 그리고 이궁형인 도마뱀류 및 원룡류들은 멸종을 면하였다.

이 시기의 멸종은 석탄기부터 시작된 빙하기의 영향과 초대륙 판게아가 분열을 시작하면서 일어난 격렬한 지각변동 및 화산활동으로 인한 것이었다. 최근에는 현재의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이 있던 위치에 혜성이 충돌함으로서 화산활동이 더욱 격렬해졌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여하튼 대량멸종이 일어나기 전 약 백만 년 동안 오늘날의 시베리아에 해당하는 지역에 있던 분화구로부터 열한차례의 거대한 폭발을 통하여 3백만㎦의 용암이 분출되었는데 이 정도면 전 지구표면을 20m의 두께로 덮을 수 있는 양이었다.

그리고 용암과 함께 분출된 화산재 및 황산화물은 구름을 만들어 햇빛을 반사함으로서 지구의 기온을 떨어뜨리는 한편 산성비를 만들어 토양을 오염시킴으로서 생태계를 파괴했다. 또한 분화구에서는 수조 톤에 달하는 이산화탄소를 동시에 배출하였는데 이산화탄소는 반대로 기온을 상승시켜 온실효과를 일으킴으로서 지구의 급속한 온난화를 초래하였다. 이러한 여러 가지 급격한 환경의 변화가 대량멸종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 혜성의 충돌 ⓒDon Dixon, cosmographica.com ⓒ뉴스타운

[임성빈 교수의 ‘빛의 환타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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