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집안 꼴이 말이 아니다. 당헌당규 제·개정위원회가 추진하는 전당원투표제가 당내 의원들의 반발에 직면했는가 하면, 의원총회서 욕설이 오가는 해프닝까지 일어났다.

특히 일부 의원들이 ‘박지원식 리더십’에 불만을 표시하는가 하면, 실제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의 옆자리를 기피하는 분위기까지 연출되고 있다.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는 전당원투표제에 대한 여러 우려와 함께 반대 목소리가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박지원 위원장과 황주홍 의원 간 언쟁이 오고가는 등 당내 분위기가 살벌했다는 것.

이날 박 위원장은 황 의원의 불만 토로에 감정이 격해진 나머지 “야 인마 너 나가”라며 소리를 지르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까지 보였다.

황 의원의 불만 토로는 “현재 우리 당으로의 외부인사 영입이 가능하나. 제3지대에서 만나는 것도 논의해야 할 때”라는 의견 전달이었다. 그러면서 “당내 자유로운 의견 교환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박 위원장을 겨냥했다.

즉 황 의원의 발언은 최근 여론조사에서의 당 지지율 하락세 등을 거론하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외부 후보 영입 등 당 진로에 대한 공개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언제든지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는 통로가 있다”면서도 “원내정책회의에 참석도 안 하면서 그러느냐” 기분 나쁜 투로 황 의원을 반박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박근혜 대통령한테는 한마디도 못 하면서 내부에 분란을 일으키고 총질하느냐”고 정면으로 쏘아붙였다. 이에 질세라 황 의원도 “선배님의 낡은 정치 때문에 당이 이렇게 됐다”고 반박하고 “원맨쇼 그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분위기가 격해지자 참석 의원들이 후배들 보기 부끄럽다며 만류했고, 의총은 냉각된 분위가 속에서 별 소득 없이 끝났다. 이날 회의에 앞서 두 사람은 웃음으로 악수까지 나누었지만 결국 비공개로 진행된 의원총회가 시작되자 당 진로를 놓고 설전을 벌이다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해프닝을 불러 일으켰다.

이와 관련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토론이 활성화되다 보면 그럴 수 있다”며 “특별히 별 일은 없었다”고 말해 기자들의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이날 박 위원장은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신의 옆자리 양쪽이 텅 빈 것을 보고 “옆으로 오시라. 다들 모여 앉으라. 성원이 되겠느냐”고 걱정하기까지 했다.

그는 한산한 의원총회가 못내 마음에 걸린 듯 말미에는 “안철수, 천정배 전 상임공동대표도 앞으론 의원총회에 꼭 좀 참석해달라고 공개요구 한다”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