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 "이제 드디어 일을 하는구나 실감합니다. 공격받고 힘들어지니까 오히려 의욕이 생깁니다"
지난 14일 출입기자 등록제와 사무실 방문취재 제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홍보업무 운영방안'을 발표했다가 '신보도지침'으로 몰려 곤욕을 치렀던 이창동(李滄東) 문화관광부 장관은 19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상당 부분 예상했다"면서도 "어떤 사실이 어떻게 왜곡돼 전달되는지 실증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장관은 "홍보업무 운영방안은 언론에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을 대하는 문화관광부 직원들의 자세를 천명한 것이었다"면서 "부적절한 관행을 깨고 정보를 더 많이 공개하겠다는 취지가 거꾸로 전달되는 측면이 많았다"고 일부 언론의 보도에 유감을 나타냈다.
그는 "업무공간을 보호하는 것은 시대적 추세이며 기업이나 언론사도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면서 "홍보업무 운영방안은 공간만 제한할 뿐 사람을 만나는 것에 대한 제한은 없으며, 공보관에게 신청하면 담당공무원들이 반드시 취재에 응해야 하기 때문에 제도적으로나 공식적으로 취재를 훨씬 더 많이 허용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자들이 이런 조처에 대해 정서적으로 불편해하고 저항감을 느끼리라는 것을 안다"면서도 "언론개혁을 할 제도와 수단이 우리에겐 없기 때문에 우리부터 달라지려는 것인데 이것이 왜 언론에 대한 탄압이고 취재제한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장관은 "언론의 주무장관이 이렇게 얼굴을 붉히고 속을 드러내 이야기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말은 쉽게 해야 한다. 감추고 가치중립적 이야기만 해야 하느냐. 제도와 법이 없어서 개혁을 못했느냐. 사람이 변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사람끼리 솔직하게 말하지 않으면 전술, 정치적 수사, 음모밖에 남지 않는다.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홍보문안과 장관의 브리핑 사이에 내용상 상치되는 부분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약간의 간극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래서 실무자들이 작성한 문안을 내가 보충설명한 것 아니냐"면서 "깔끔한 보고서가 갖는 효율성을 안다. 예컨대 대구지하철 사고 수습방안도 잘 나왔다. (서류상으로는) 거의 완벽하다. 공부 잘하는 학생의 리포트처럼 행정서류가 깔끔하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나는 이것으로 (공무원들이) 할 일을 다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언론사와 정부부처간의 부적절한 관행은 특정 매체에 힘을 실어주고 그것은 제도의 문제로 확대돼왔다"고 말한 그는 "앞으로 구조의 혜택은 없어졌다고 보면 된다. 공평한 기회가 왔으니 능력있는 기자를 많이 가진 매체(특정 신문을 지칭)의 경우 이를 바탕으로 명실상부한 민족지로 거듭날 기회를 갖는 것이다. 그것을 왜 두려워하느냐"고 소속사 기자에게 물었다.
그는 "문화관광부 직원들도 홍보방안에 대한 내부 설명과 언론의 보도가 달라 혼란을 느끼고 있다"면서 "너무 공격적으로 기자회견을 했나 하는 반성을 하면서 노력하는 중이다. 부탁하건대 서로 신뢰하자. 신뢰가 소통의 전제조건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장관은 독립기념관의 조선일보 윤전기 철거 방침은 아무런 사전교감없이 독립기념관 이사회가 독자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장 내정설에 대해서도 "나도 모른다. 내 말을 그대로 적어도 좋다. 두 명의 후보에게 확률은 각각 50%다"라고 말했다. (끝) 2003/03/1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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