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간 살인 부르는 ‘층간소음’ 법 모르면 전과자 된다
이웃 간 살인 부르는 ‘층간소음’ 법 모르면 전과자 된다
  • 이재만 변호사
  • 승인 2016.07.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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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TV ‘사랑과 전쟁’ 부부클리닉위원장 이재만 변호사

▲ ⓒ뉴스타운

이웃이라고는 하지만 자칫하면 비극적인 결말을 맞을 수 있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주차시비로 살인을 하는가 하면 층간소음 등의 시비로도 극단적 행동을 하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져 사회문제가 되고 있지만 여전히 대책은 미미한 수준이다. 오죽하면 층간소음을 두고 법정공방이 잇따르자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가 지난 2013년 일종의 층간소음 항의 기준을 내놨을 정도다.

이웃 간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은 살인이나 폭행 등 극단으로 치닫지 않더라도 갈등에 감정적으로 대처할 경우 자칫 또 다른 범죄의 피의자로 전락할 수 있다. 그렇다고 아파트에 안 살수도 없는 일이다. 일부는 조금만 참으면 된다고 하지만, 일부에서는 오죽하면 그랬을까 라는 말들도 있다. 그러나 한번의 ‘욱’하는 감정 표출이 이웃 간의 정을 끊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인생까지 송두리째 수렁으로 빠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가 조심해야 할 일이다.

본지는 KBS ‘사랑과 전쟁’ 프로그램의 부부클리닉위원장을 맡아 가정문제, 가족문제 등 이웃간 불화 문제 등과 관련 명쾌한 법률해석과 국민 눈높이의 법률상식을 전파해온 법무법인 ‘청파’ 이재만 대표변호사와의 Q&A를 통해 이와 관련한 법률적 문제를 심도 있게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Q. 층간소음으로 인한 민원건수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연간 몇 건 정도가 접수 됩니까.

A. 환경부 이웃사이센터 집계 자료를 보면 층간소음 민원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환경부가 집계한 최근 4년 간(2012년∼2015년 6월) 소음 관련 민원 및 처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층간소음 민원은 2012년 7,021건에서 2013년 1만5,455건으로 급증했고, 2014년에도 1만6,370건으로 증가했습니다.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층간소음 피해 건수도 2012년 8,795건에서 이듬해인 2013년엔 1만8,524건으로 급증한 뒤 2014년에는 2만건을 넘었습니다. 이어 2015년 4월까지 6,195건이 접수되었는데 이는 연간 기준으로 환산 시 1만 8,500여건에 달합니다.

Q. 층간소음 민원 중 대표적인 것 몇 가지만 말씀해 주십시오.

A. 이웃사이센터가 접수된 피해 건수 가운데 직접 현장진단에 나선 1만6,514건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층간소음의 주요 원인으로는 아이들 뛰거나 발걸음이 72.7%로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이어 망치질(4.2%), 가구 끌거나 찍는 행위(3.3%), 가전제품 소음(3.0%)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Q. 층간소음 기준과 범위는 어떻게 설정하고 있습니까. 어느 정도의 소음까지 허용되는 건가요.

A. 공동주택 층간 소음은 입주자 또는 사용자의 활동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소음으로 다른 입주자 또는 사용자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환경권의 침해나 공해, 소음 따위가 발생하여 타인에게 생활의 방해와 해를 끼칠 때 서로 참을 수 있는 피해의 정도를 ‘수인한도’라고 부르는데,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서는 층간소음의 수인한도를 낮 43데시벨, 밤 38데시벨로 정하고 있습니다. 아파트의 구조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대략 아이들이 뛰어노는 경우 40데시벨, 늦은 밤 세탁기나 진공청소기를 돌리는 소리는 35데시벨, 피아노 연주는 44데시벨, 벽에 망치질을 하는 경우는 59데시벨 정도이므로 참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수인한도를 넘는 경우 배상금액이 적용되는데 이때는 기타 요소들을 고려하기도 합니다. 소음 발생자가 피해자 보다 해당주택에 먼저 입주한 경우 등에는 30% 이내에서 배상금액이 감액될 수 있고, 피해자가 환자 또는 1세미만의 유아, 수험생 등의 경우에는 20% 이내에서 배상금액이 가산될 수 있습니다. 다만 욕실, 화장실 및 다용도실 등에서 급수, 배수로 인하여 발생하는 소음은 평가에서 제외합니다.

Q.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으로 강제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A. 경범죄처벌법에 '인근소란죄'가 있습니다. 이 법에 따라 악기, 라디오, 텔레비전 등의 소리를 지나치게 크게 내거나 큰소리로 떠들거나 노래를 불러 이웃을 시끄럽게 한 사람은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해지게 되는데 층간소음으로 인해 전과자를 양산하는 것은 우리 모두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건축으로 볼 때는 건축법을 강화하는 방법 등을 통해 아파트를 새로 지을 때 층간소음이 아예 안 나도록 짓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 방법일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이미 지어진 아파트의 경우에는 이런 방법으로 해결할 수 없고, 현행법 또한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규제하는 규정이 없어 공동주택 층간소음으로 인한 분쟁이 발생하여도 이를 공공기관에서 중재할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층간소음의 기준이 마련되긴 하였지만 층간소음을 측정할 수 있는 기기를 자비로 구입해서,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층간소음을 항시 대비하고 있다가 적시에 소음 정도를 측정한다는 사실 또한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정부가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으니 좋은 해결책이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Q. 층간소음 문제로 인해 살인을 하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법으로 강제할 수 없다면 어떤 해결방법이 있겠습니까.

A. 사실 층간소음은 이웃간 서로 배려하여 갈등을 예방하고 다툼이 생길 경우 당사자들끼리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최근 층간소음 갈등이 꾸준히 증가하자 아파트 단지 내에 ‘층간소음 관리위원회’를 두는 경우도 있는데 이와 같은 주민들끼리의 잦은 회합은 서로가 이해하고 배려하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대화를 통한 원만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만약 원만한 해결이 어렵다면 중재기관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 또한 바람직한 방법입니다. 대표적인 중재기관으로는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가 있습니다. 이곳에 민원을 접수(1661-2642)하면 최대 3차례 상담사가 파견되어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보통 위층에서 실내화를 착용하고 매트 등 소음저감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합의가 이루어지고 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만약 중재기관에서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A.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를 통한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해당 민원은 광역지자체 산하 환경분쟁조정위원회로 넘어가게 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실제 피해에 대한 금전적 보상까지 이루어지게 되기 때문에 대개 이웃사이센터에서 제시하는 중재안에 따라 합의가 이루어지는 편입니다.

Q. 혹시 외국에서는 층간소음과 관련 처벌하는 예나 법이 있습니까.

A. 미국 등 다른 나라 같은 경우도 형사처벌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호주 등이 대표적인 나라인데요. 미국 같은 경우에는 아파트 관리인이 신고를 받으면 경고를 주고 그래도 해결이 안 되면 경찰에 신고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면 소음유발자는 바로 입건될 수 있고 벌금형 받을 수 있습니다. 호주의 경우는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신고를 받아서 경고 공문을 보낸 뒤에 그래도 시정이 되지 않으면 경찰을 부르거나 법적 조치를 취합니다. 그렇게 되면 경찰이 와서 물리적 제지를 하고 현장에서 200~400 호주 달러, 즉 우리나라 돈으로 50~6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Q. 혹시 엘리베이터에 층간소음 관련 게시물을 붙인 경우를 보게 되는데 게시물을 붙인 이웃을 고소할 수 있습니까.

A. 내용이 어떠한지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게시물이 상대방을 특정한 후 구체적인 소음 유발 행위를 적을 경우에는 명예훼손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게시물에 특정한 상대를 향해 욕설이나 비하하는 내용을 담았다면 모욕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보통 쉽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문제이니 조심해야 합니다.

Q. 층간소음과 관련 법정공방도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는데 재판부의 판결 중 우리가 교훈적으로 삼을 사례가 있다면 한 가지만 알려주십시오.

A. 층간소음을 두고 법정공방을 벌인 사건 중에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부장판사 김재호)가 지난 2013년에 내놓은 일종의 층간소음 항의 기준을 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재판부는 층간소음 갈등을 겪던 위층 주민이 아래층 주민을 상대로 낸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이며 아래층 주민의 항의 방법으로 전화와 문자메시지, 천장 두드리기는 허용하고 집에 찾아오기, 초인종 누르기, 현관문 두드리기는 불허했습니다. 과하면 폭행이나 살인을 불러 올 수 있는 문제이다 보니 나름대로 기준을 정해준 것이라 생각됩니다.

Q. 실제로 우리집이 층간소음 피해를 입는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걸까요.

A. 먼저 층간소음이 발생할 때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직접적 항의와 보복 소음은 피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는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상담 사례를 분석해 관리사무소나 상담사를 통한 항의 전달, 수면 공간에 가습기를 비롯한 음압발생 장치 설치 등을 바람직한 해결방안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만약 본인이 층간소음으로 항의를 받았다면 실내화 착용, 소음방지 매트 설치, 문 여닫는 소음 방지용 고무패드 부착 등 구체적인 소음저감 대책을 세우고 밤늦게까지 아이들을 뛰어다니게 한다거나 청소기를 돌리는 행위 등 소음 유발행위를 가급적 삼가야 할 것입니다. 결국 나도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인식,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하고 서로 배려할 때 궁극적인 문제해결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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