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은 눈으로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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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은 눈으로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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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보는 세상 6>오세영 “이별의 말”

설령 그것이
마지막의 말이 된다 하더라도
기다려 달라는 말은 헤어지자는 말보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별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하는 것이다
'안녕'
손을 내미는 그의 눈에 어리는 꽃잎
한 때 격정으로 휘몰아치던 나의 사랑은
이제 꽃잎으로 지고 있다
이별은 봄에도 오는 것
우리의 슬픈 가을은 아직도 멀다
기다려 달라고 말해 다오
설령 그것이
마지막 말이 된다 하더라도

 

 
   
  ^^^▲ 달래너는 누구를 기다리기에 그리도 긴 목을 빼고 있느냐
ⓒ 우리꽃 자생화^^^
 
 

눈물 나도록 그 누군가를 사랑해 보셨나요? 그리고 그 한 사람을 위해 진정 목숨을 버려도 좋을 만한 그런 처절한 사랑을 해 보셨나요? 보고 있어도 보고 싶고, 생각만 해도 그리움에 절로 목이 마르고, 따스한 손을 꼬옥 잡고 있어도 진종일 허공에 뜬 것처럼 불안한 그런 지독한 사랑을 해 보셨나요.

바람이 잠시 스쳐도 행여 그 사람인가 저절로 고개가 홱 돌아가는 그런 사랑을 해보셨나요. 지나가는 사람의 옷깃만 바라보아도 그 사람인가 뒤쫓아가는 그런 사랑, 눈을 감아도 눈에 보이고, 눈을 뜨도 눈에 보이는 그런 사랑, 그리하여 진종일 그의 목소리가 들리고, 진종일 저절로 귀가 기울여지는 그런 미치광이 같은 사랑을 해보셨나요.

사랑... 그런데 그렇게 사랑했던 그 사람이 이제 내 곁을 떠나려 합니다. "손을 내미는 그의 눈에 어리는 꽃잎" 그 꽃잎들이 그의 눈동자 속에서 바람에 흩날리면서 "안녕" 이란 인사를 합니다. 말없이 그냥 눈으로 그렇게 안녕이란 말, 그 서러운 말을... 내 생전에 단 한번도 듣고 싶지 않았던 그 슬픈 말을 합니다.

그렇습니다. "이별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눈으로 하는 것" 입니다. 또한 이별은 정해진 시간과 정해진 계절에만 찾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향기롭고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는 찬란한 봄날에도 바람에 꽃잎이 흩날리듯이 그렇게 이별은 찾아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봄에는 정말 그 사람을 떠나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는 눈물로 하소연합니다. "우리의 슬픈 가을은 아직도 멀" 었다고. 그리고 제발 헤어지자는 그런 말을 하지 말라고. 설령 영원히 내 곁을 떠난다 할지라도 헤어지자라는 그런 아프고도 슬픈 말보다 "기다려 달라고", "기다려 달라고" 하는 그런 말을 듣고 싶습니다. 그것이 사랑하는 그와의 마지막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이 시에서 나는 그토록 사랑하는 사람과 마악 헤어지려는 그 순간에 서 있습니다. 나는 사랑하는 그를 절대 떠나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내 뜻대로 되지가 않습니다. 그토록 사랑하는 그가 나를 떠나려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헤어지자는 말은 죽어도 듣기가 싫습니다. 그렇게 나를 버리고 떠나더라도 차라리 기다려 달라는 그런 말 한마디를 듣고 싶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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