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 각 방위에 대한 상징적 의미를 십간(十干), 십이지(十二支), 오행, 계절, 시간, 색채, 미각, 수(數)상, 역(易)상 등으로 분류하면서 따져가는 것은 동양철학의 기본이다. 물론 오랜 생활의 경험에서 얻어진 통계학(?)일 수도 있다.

그런데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모든 사물을 기본사상에 대입하게 되고 좀더 세분화하기를 원했다. 특히 일본인들은 가상에 있어서도 축소지향적인 데가 있어 세분하기를 좋아하고 이를 발전시겼다. 일본인 가상연구가 다구치(田口二州, 純正運命學會會長)가 분류한 북쪽에 대한 상징적인 내용만 보아도 대략 다음과 같다.

북쪽으로 분류한 장소나 건물을 것을 보면 뒷문, 침실, 욕조, 목욕탕, 세면장, 수족관, 사우나탕, 주유소, 어장, 해수욕장, 습지, 병원, 쓸쓸한 장소, 본적지, 고향, 낚시터, 당구장 등이며 사물을 북쪽에 분류한 것은 띠, 끈, 주름잡힌 것, 신축성 있는 물건, 잉크, 펜, 바늘, 니스, 페인트 등 액체도료 일체, 석유, 인형 등을 달고 있으며 직업은 승려, 철학자, 서예가, 거지, 맹인, 스파이, 외교관, 조각가, 페인트공, 표구사 등을 북(北)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점과 기미가 많은 사람, 중년 남성, 도둑, 터키탕 종업원도 여기에 분류했다.

음식과 신체에 관한 것도 사상(四象)의학적 측면에서 영양소, 지방질, 우유, 어육, 소금, 음료수, 간장, 술 종류, 김치류, 양념류가 북에 해당되고 신장, 음부, 항문, 자궁, 방광, 고환, 난소, 요도, 정액, 콧구멍, 귓구멍, 턱, 기미, 검은 점, 안구, 땀, 눈물, 냉증 등도 북에 분류했다. 북이 오행상 물(水)이나 추운(寒) 것임을 감안하면 이해가 쉽게 될 것이다.

북쪽은 음극의 방위이며 시각은 한밤중을 나타내기 때문에 화려한 곳, 즉 양지는 아니다.

사업이라든가 장사는 눈에 띄지 않으나 차츰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아주 밑바탕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주위로부터 사기나 방해당하는 일 없이 양호한 경로를 거쳐 확실하게 발전한다. 겉으로 들어나는 일이 없으므로 높은 소득을 올려도 세무서나 권력기관의 조사나 미움을 받지 않는다. 우리나라 종로통에서 북향인 상가들과 남향인 상가들의 흥망성쇠를 생각해 보면 어렴풋이나마 짐작이 갈 것이다.

특히 장사하는 점포는 북향이 좋고 실제 집세도 비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쇼윈도만 해도 남향인 가게들은 햇볕에 물건을 가리기 위해 신문지를 치는 등 선전효과를 스스로 반감시키고 있다.

[김호년 선생의 우리강산 풍수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