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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당-모스크-박물관으로 변천

흑해와 에게해를 실처럼 연결하며 흐르는 보스포러스의 한가운데 서있는 사나이라면 누구나 아시아를 오른팔에 유럽을 왼팔에 안고 원대한 세상을 꿈꾸게 된다.
- 이슬람, 동서 문명의 교차지 터키 에서 -

터키는 아직도 한반도의 3.5배되는 너른 영토를 가지고 있다. 약 백 년 전만해도 당시 오스만 투르크는 동구와 중동 대부분을 거느리며 흑해와 에게해를 내해처럼 품고 있었던 대제국이었다. 현재는 면적의 3%만 유럽대륙에, 나머지 대부분 97%는 아시아대륙에 근거를 대고 있다.

이슬람을 99% 따르는 인구는 약 칠천만 명 정도인데, 그중 터키족이 90%에 이르고 터키어가 공용어이다. 이렇게만 보면 터키의 사회구성은 매우 단순한 편이다. 그러나 지나온 발자취를 더듬어보면 역사는 활화산처럼 뜨거웠다. 터키민족의 비범한 성취는 땀과 피를 흘릴 만큼 흘린 대가였던 것이다.

아나톨리아 반도는 유럽에서 아시아로 통하는 길목이다. 그리스인들은 이곳을 소아시아라고 불렀다. 따라서 오랫동안 여러 유목민과 정복자들이 빈번하게 출몰하던 지역이었다. 땅은 척박하였으나 기원전 수천 년 전부터 이미 청동기를 사용했던 인적이 남아있다. 여기에서 남쪽으로 펼쳐진 비옥한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수메르 농경문명을 일으키었다.

일찍이 소아시아는 히타이트, 메디아, 아시리아, 바빌로니아, 페르시아가 차례로 장악했고, 이어 서력 전후로 약 천년간은 유럽 쪽에서 그리스와 로마가 통치력을 아시아로 확장하였다. 7세기 중엽부터는 새롭게 발흥한 이슬람 왕조가 10세기까지 이곳을 지배했었다. 그러나 이때까지도 아나톨리아 땅은 터키를 들어보지 못했다.

투르크(돌궐)족은 유목민 훈(흉노)족의 일파로서 원래 알타이 문화권에 속했다. 6세기 중반부터 돌궐은 한때 중앙아시아를 통일하며 지배했으나, 8세기 중엽에 멸망한 후 여러 곳에 분산되어 역사에서 일단 잠적한다. 중국 농경정착민들은 그들을 낮추어 “날뛰는 오랑캐(突厥)”라 불렀다.

이후 돌궐족 일부는 중앙아시아의 기층민족으로 남는 한편, 다른 일부는 페르시아를 거쳐 아랍으로 건너갔다. 그들의 사회적 신분은 주로 노예 또는 용병으로 흡수되었으나, 고유한 언어만큼은 은인자중하며 끝까지 지켜내었다. 그들은 정치체제는 페르시아를 따르고, 신앙은 이슬람을 받아드렸다.

오스만 투르크(1299-1922)는 아나톨리아 고원에서 기틀을 잡은 후 14세기 중엽부터 최정예 예니체리 부대를 앞세워 유럽으로 진출하였다. 특별히 1453년은 뜻 깊은 해였다. 메흐메드 2세가 콘스탄티노플을 정복함으로써 로마제국은 마침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로써 역사를 선도하는 주역이 교체되었음 만방에 알렸고, 오스만제국의 팽창은 그 절정에 도달하였다.

정복자 메흐메드 2세가 콘스탄티노플에 입성하면서 말에서 처음 내린 곳은 바로 소피아 성당이었다. 소피아는 초대교회의 기독교 정통(orthodox)을 나타내는 곳이다. 4세기경 기독교가 공인되면서 교회는 로마, 콘스탄티노플, 안티오키아(소아시아), 예루살렘, 알렉산드리아(이집트)의 5대관구로 재편되었다. 소피아는 그때 수장회의를 관장했던 대주교가 자리 잡은 곳이다.

당시 메흐메드 2세는 제국의 술탄(왕의 지배권)과 이슬람의 칼리프(신의 대리권)를 겸하고 있었다. 그의 발밑에 깔린 소피아 성전의 모자이크는 이슬람의 수장에게 굴복한 기독교를 상징적으로 그려내고 있었다. 서정적인 그는 그때의 자기모습을 즐겼을 것이다. 메흐메드 2세가 소피아에서 무엇보다 먼저 알라 신에게 기도했던 것은 그로서는 당연했다.

소피아 성당은 내부 개조를 거친 후 이슬람을 위한 모스크로 사용되었다가 지금은 박물관으로 개조되었다. 현대 터키는 주권은 배타적으로, 종교는 공존적으로, 그리고 문화는 상승적으로 국가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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