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국회’ ‘빈사국회’ ‘불임 국회’ ‘금치산 국회’등 안 좋은 수식어만 훈장처럼 덕지덕지 붙은 19대 국회가 오늘 자정을 기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개원 초기부터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기 시작했던 19대 국회는 대한민국 정치사상 ‘역대 최악’이라는 오명의 타이틀을 달고 이제 그 수명을 다해간다.
19대 국회가 남긴 대기록은 한 둘 아니다. 극한의 여야 대치가 이어지면서 2014년 세월호 특별법 정쟁으로 151일간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했다.
올 초에는 테러방지법 제정안을 놓고 192시간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도 이어진 기록까지 남겼다.
특히 여야의 정쟁으로 미뤄진 만여 건의 법안도 옥석을 가리지 않고 19대 국회가 생명을 다함으로써 폐기되고 말았다.
대선 정국 속에서 빚어진 민간인 불법 사찰 논란으로 임기 시작 뒤 한 달이 넘어서야 첫 본회의를 열었던 19대 국회는 첫 발부터 정쟁으로 시작해 4년 내내 똑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민간인 불법 사찰 논란에 이은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과 제2차 남북정상회담 북방한계선 대화록 유출 논란 등은 정치권이 허구한 날 충돌만 일삼는 원초가 됐다.
더욱이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싼 여야 대치로 무려 151일 동안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하고서도 여전히 남 탓 공방뿐이다. 한발 더 나아가 세월호 특별법 때문에 20대 국회까지 또 충돌을 일으킬 조짐이다.
19대 국회 가장 큰 문제점은 국회선진화법의 악용이었다. 이전 국회의 모습이 ‘날치기’와 ‘몸싸움’이었다면 19대 국회는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 엉뚱한 일이 벌어졌다. 결국 이 문제로 인해 여야 간 대화와 타협이 실종됐으며 ‘어거지법’ 위에 떼법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켰다.
이외에도 지역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법’, 청년 의무고용 비율을 늘리는 ‘청년고용촉진법’, 누리과정 예산법안 등 민생 법안도 쓰레기통으로 들어가야 할 판이다.
정치평론가 장지원 교수는 “‘역대 최악’이라는 19대 국회는 4년 임기 대부분을 정쟁으로 허비하면서 ‘갑질’과 막말을 쏟아내고 특권폐기 약속은 헌신짝처럼 내팽개친 국회로 기록될 것”이라며 “국회의 본분이라 할 법안 심의조차 뒷전으로 내 팽개친 잘못은 역사에 두고두고 손가락질을 받게 될 것”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19대 국회의 법안 처리율은 43.4%로 17대 51.2%, 18대 44.4%보다도 저조했으며, 1만개 이상의 법안이 자동 폐기되는 기록을 남겼다. 폐기법안 중에는 경제활성화나 고용 창출을 위한 법안도 있다. 특히 일자리와 직결되는 서비스산업발전법은 국회 제출 이후 46개월간 상임위 심의만 달랑 한 번 하고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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