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칸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영국의 사회파 거장 켄 로치 감독의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에 돌아갔다. 한편, 4년만에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박찬욱의 영화 <아가씨>는 무관에 그쳤다.

22일(현지시간) 오후 제 69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개최된 시상식에서 10년전 59회 칸 영화제에서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고, 4년 전 65회 칸 영화제에서 영화 <엔젤스 셰어:천사를 위한 위스키>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면서 최근, 은퇴를 번복해 신작을 발표한 거장 켄 로치에게 영예를 안겼다.

그는 '블루 칼라의 시인'이란 애칭답게 이번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에서 건축 공사장에서 평생을 바친 목수 다니엘 블레이크가 건강 이상으로 생업을 잇지 못하자 실업 보험을 신청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소재로 영국의 관료주의와 복지제도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켄 로치 감독은 이번 영화를 포함해 칸의 레드 카펫을 13번 초청됐고 황금종려상도 올해로 두번째 수상하였고, 영국 출신 감독이면서 주류사회에서 소외된 이들, 특히 자본가 계급에 의해 착취당하는 노동자들이나 잉글랜드 제국의 식민지였던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등을 따스한 시선으로 조명해 온 영국의 사회파 거장이다.

지금까지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2회 수상한 감독으로는 벨기에 출신 다르덴 형제, 미국 출신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러시아 출신 에밀 쿠스투리차, 일본 출신 이마무라 쇼헤이, 오스트리아 출신 미하엘 하네케, 스웨덴 출신 알프 셰베리, 덴마크 출신 빌레 아우구스트와 영국의 켄 로치까지 총 8명이다.

2등상인 심사위원대상은 올해 27세로 칸의 기린아인 캐나다의 천재 감독 자비에 돌란의 영화 <단지, 세상의 끝>이 차지했다. 현지 언론과 평단에서는 혹평을 얻었지만 사회성 짙은 소재를 통해 예술영화의 성취를 높게 사는 칸의 총애를 받고 있음이 재확인됐다.

감독상은 영화 <바칼로레아(Graduation)>을 연출한 루마니아의 거장 크리스티안 문주와 프랑스 영화 <퍼스널 쇼퍼>를 연출한 올리비에 아사야스가 공동 수상했다.

심사위원상은 자비에 돌란과 함께 현제 평단으로부터 혹평을 얻었던 영국 출신 여성 감독인 안드레아 아놀드의 영화 <아메리칸 허니>가, 각본상은 이란 출신의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영화 <세일즈맨>이 수상했다.

남우주연상은 <세일즈맨>의 샤하브 호세이니가 수상하며 이 영화는 유일하게 2관왕에 올랐고, 여우주연상은 필리핀 영화 <마 로사>의 자클린 호세가 각각 차지함으로서 아시아권의 배우들이 올해 남녀주연상을 꿰차 주목 받았다.

4년 만 경쟁 부문에 초청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는 수상이 불발됐으나, 이란 영화 <세일즈맨>과 필리핀 영화 <마 로사>의 연기 부분 수상은 향후 칸 영화제에서 한국 배우를 비롯한 아시아권 배우들의 수상 전망도 기대케 했다.

반면에 현지 언론과 평단으로부터 호평과 극찬이 이어졌던 독일 출신 여성 감독 마렌 아데의 영화 <토니 어드만>은 무관에 그쳤으나 영화제 폐막식 전날에 발표된 국제비평가협회상(Fiprsci)을 수상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와 달리, <매드맥스:분노의 도로>를 연출한 조지 밀러 감독이 심사위원장을 맡은 올해 칸 영화제의 수상 결과는 현지 언론과 평단의 예상을 무력화시키며 이변을 연출했다.

◇ 69회 칸 국제영화제 수상자(작)

▲황금종려상 - 켄 로치(나, 다니엘 블레이크)
▲심사위원 대상 - 자비에 돌란(단지, 세상의 끝)
▲감독상= 올리비에 아싸야스(퍼스널 쇼퍼), 크리스티안 문쥬(바칼로레아)
▲남우주연상 - 샤하브 호세이니(세일즈맨)
▲여우주연상 - 재클린 호세(마 로사)
▲심사위원상 - 안드레아 아놀드(아메리칸 허니)
▲각본상 - 아쉬가르 파라디(세일즈맨)
▲명예황금종려상 - 장 피에르 레오
▲황금카메라상 - 우다 벤야미나(디빈)
▲국제비평가협회상 - 마렌 아데(토니 어드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