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해체 부채질하는 ‘가족 간 재산분쟁’ 법률 분석
가족해체 부채질하는 ‘가족 간 재산분쟁’ 법률 분석
  • 이재만 변호사
  • 승인 2016.05.12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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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TV ‘사랑과 전쟁’ 부부클리닉위원장 이재만 변호사 통해 집중분석

▲ ⓒ뉴스타운

재벌가 등 일부 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가족 간 재산분쟁이 중산층이나 서민 가정에서도 적지 않게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또 다른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중산층이나 서민 가정에서의 가족 간 재산 분쟁은 재벌가 후손들의 대형 분쟁사건에 가려져 살인, 방화 등 큰 사건이 벌어질 때나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중산층이나 서민 가정에서의 가족 간 재산 분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많다. 법원 집계 자료 따르면 친부모와 자식, 친형제들끼리 벌이는 재산 관련 분쟁은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일반 소송이 아니라 소송절차에 의하지 않고 법원이 간이 절차로 처리하는 ‘비송’사건으로 분류되는 상속재산 분할 사건 접수 건수는 2010년 435건에서 2011년 527건, 2012년 594건, 2013년 606건, 2014년 771건으로 계속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가정법원 상속재산 분할 사건 접수 통계 역시 2011년 153건에서 2012년 181건, 2013년 194건, 2014년 260건, 작년 307건으로 최근 5년간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수치는 재산의 많고 적음을 떠나 분쟁 자체를 소송으로 해결하는 경향이 늘고 있음을 보여주는 우리의 현주소다.

결국 이러한 문제는 부모가 평생 모아 온 재산을 조금 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한 분쟁이라는 것 때문에 수십 년 피를 나눈 형제간이 철천지 원수가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족해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현 세태를 부채질 하는 가족 간 재산 분쟁은 이제 남의 일이 아니다.

본지는 KBS ‘사랑과 전쟁’ 프로그램의 부부클리닉위원장을 맡아 가정문제, 가족문제 등과 관련 명쾌한 해석과 법률상식을 전파해온 법무법인 ‘청파’ 이재만 대표변호사와의 Q&A를 통해 법률적 문제를 심도 있게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Q. 먼저 법률 전문가로서 가족 간 재산 분쟁이 매년 증가하는 근본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다양한 원인이 있을 것이지만 가족 간 분쟁의 경우 상속재산 분할에 관한 심판 청구 사건이 계속 증가하는 것을 볼 때 법적으로 규정된 개인의 권리를 찾고자 하는 국민들의 법률적 지식이 높아진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여기에 장기화 되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도 이런 분쟁을 강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재벌이건 서민이건 재산을 놓고 자식들이 다투는 형태는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재산 앞에서는 양보가 없는 세상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Q. 그렇다면 현행법에서 부모 사후 재산은 어떻게 분배하고 있습니까.

A. 현행법이 정한 상속지분은 배우자와 자녀의 분할 비율이 1.5 대 1입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배우자)와 자식이 3명일 경우 배우자 1.5, 자식A 1, 자식B 1, 자식C 1로 나눠집니다. 즉 1.5대 1대 1대 1로 나눠지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배우자의 경우는 자식이 많을수록 지분은 작아지게 되어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상속의 순위는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A. 민법에서는 상속 순위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먼저 사망한 사람의 직계비속(자녀, 손자녀 등)이 1순위며, 직계존속(부모, 조부모 등)이 2순위, 형제자매는 3순위, 4촌 이내 방계혈족(삼촌, 고모 등)은 4순위입니다. 그리고 배우자는 직계비속이나 직계존속이 상속인이 될 때 그들이 받는 재산에 0.5를 가산해 받는 공동상속인이 됩니다.

Q. 변호사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남편을 여윈 배우자의 경우는 좀 억울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A. 물론 이 부분만 놓고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다 보니 친어머니와 자식들 간에도 집 한 채를 놓고 분쟁을 벌이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기여분 청구를 통해 유산의 지분을 더 많이 차지하려는 경향이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Q. 기여분 청구는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A. 기여분 청구는 부모 또는 남편 등의 유산을 법정 상속 지분에 따라 나누기 전에, 이 재산 형성에 자신이 기여한 부분을 우선 인정해달라는 요구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는 상속재산분할 심판 청구와 함께 내거나, 분쟁 상대방이 맞소송 격으로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법원 통계자료를 보면 기여분 청구 역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2010년 전국 법원에 접수된 사건이 98건에 불과했던 기여분 결정 청구는 2014년 170건으로 늘어났습니다. 지난해 접수는 225건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하니 상속 재산을 조금이라도 더 차지하기위한 가족 간의 다툼이 각박해진 세태를 보여주는 것 같아 사실 법조인으로서도 마음이 씁쓸합니다.

Q. 혹시 망자의 생전에 사업을 보좌하거나 병원에 모시고 다니는 등 효도를 많이 했다는 이유로 기여분 청구를 할 수 있습니까.

A. 물론 누구나 재산의 기여분을 인정해달라고 청구할 수는 있습니다. 실제 이런 청구는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건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개개인의 판단보다는 법률전문가들의 조력을 받아 기여분 심판 청구를 할 경우 기여분을 인정받을 수 있는지 없는지를 먼저 파악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Q. 상속재산 분할에 관한 심판 청구 사례를 보면 가끔 망자의 유언장이 논란이 되기도 합니다. 유언장이 반드시 갖춰야 구성요건은 무엇입니까.

A. 몇 해 전 81세로 생을 마감한 자산가 한분이 예금 자산과 서울 노른자 땅의 고가 아파트를 포함한 부동산 등 150억원이 넘는 재산을 남겼습니다. 이분은 세상을 뜨기 5년 전 6남매의 친모인 부인과 소송을 벌여 이혼을 했고, 3년 전에는 자필로 유언장을 썼습니다. 유언장에는 아파트를 둘째 딸에게 물려주고 금융자산 50억원은 장학재단에 기부한 뒤 나머지를 둘째 딸과 넷째 딸, 다섯째 딸에게 똑같이 나눠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분이 사망하자 자식들이 아버지가 남긴 유언장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습니다. 이 사건은 3심까지 소송이 진행되었는데요, 대법원은 유언장에 필수 기재사항인 본인 주소가 누락된 점을 지적해 유언이 무효라고 판결했습니다. 결국 유언이 무효로 되어 유언자의 유지대로 50억원이 장학재단에 기부되지 못하였습니다.

비슷한 사례로는 평생 독신으로 산 할머니가 전재산인 예금 120여억원과 부동산등을 연세대학교에 기부한다는 유언장을 남기자 유언자의 형제들이 유언장이 무효라고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법원은 유언장에 도장이 날인되지 않아서 무효라고 판결하였습니다. 그 당시 유언자가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받아서 유언장을 작성하였다면 수많은 대학생들이 할머니를 존경하면서 장학혜택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유언장에 날인이 되지 않아 예금과 부동산등은 연세대학교에 기부되지 못하고 할머니의 형제들이 상속받았습니다.

이는 유언장이라고 해서 무조건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유언장은 법정된 요건과 방식을 따라야만 그 효력이 인정됩니다. 예컨대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은 민법 제1066조 1항의 규정에 따라 유언자가 전문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모두 자서하고 날인하여야만 효력이 있고, 하나라도 빠뜨리는 경우에는 유언장의 효력이 부정됩니다.

이와 같이 유언장은 민법상 법정요건을 모두 기록하여야만 효력이 있고, 그 법정요건은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 녹음에 의한 유언,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 비밀증서에 의한 유언,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의 경우에 따라 조금씩 다르므로, 유언을 쓰기 전에 미리 이를 자세히 알아보시고 유언장을 작성하여야 할 것입니다.

Q. TV 등을 보면 망자가 살았을 때 녹음을 통해 유언을 하는 장면을 많이 보게 됩니다. 녹음 유언장의 경우는 어떻게 되며, 이 또한 법적 요건을 갖춰야 할 필수 사항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A. 녹음에 의한 유언은 민법 제1067조에 의하여 인정됩니다. 녹음에 의한 유언의 경우에는 유언자가 유언의 취지, 그 성명과 연월일을 구술하고 이에 참여한 증인이 유언의 정확함과 그 성명을 구술하여야 합니다. 여기서 오디오, 비디오, 디지털 등 녹음의 방식에는 제한이 없고, 만약 피성년후견인의 의사능력이 회복되어 녹음에 의한 유언을 할 때에는 의사는 심신회복의 상태를 녹음기에 구술하는 방법으로 확인하여야 한다는 것이 통설입니다.

Q. 그렇다면 이와 같이 유효한 유언장의 효력은 어느 정도인가요, 쉽게 말해 유언장을 통해 상속자를 지정하면, 유언장에 씌여 있지 않은 다른 사람은 상속을 받을 수 없게 되는 것인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그와 같은 경우를 구제하기 위하여 존재하는 제도가 민법상 유류분 제도입니다. 유류분이란 피상속인의 상속인 중 일정한 근친자에게 법정상속분에 대한 일정비율의 상속재산을 확보하여 주는 제도를 말하는데요, 쉽게 말해 설령 유언장에서 상속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기재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유류분 제도를 통하여 법정상속분중 일부나마 상속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유류분은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배우자, 직계존속, 형제자매이구요, 태아도 살아서 출생하면 유류분권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유류분율은 직계비속, 배우자의 경우 법정상속분의 절반, 그리고 직계존속, 형제자매는 법정상속분의 1/3입니다. 그러므로 유언으로 상속을 받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범위 하에서는 유류분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생각보다 법적으로 복잡한 부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A. 그렇습니다. 개인의 재산 처분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상속인을 보호하기 위하여 민법상 다양한 제도들이 보장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가족 관계이다 보니, 실제 판례를 들여다보면 안타깝거나 억울한 경우들이 참 많고 결과적으로 의절 등의 개인적으로도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적절한 시기에 법률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태반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므로 유산 관련된 사항에 대하여는, 가족과 친척들의 우애를 위해서라도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유언장을 작성하는등의 방법으로 상속분 등에 대하여 논의하고, 적절한 방법을 통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길을 미리 찾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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