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에 짚어 본 ‘노인학대’ 법률적 분석
어버이날에 짚어 본 ‘노인학대’ 법률적 분석
  • 이재만 변호사
  • 승인 2016.05.05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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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TV ‘사랑과 전쟁’ 부부클리닉위원장 이재만 변호사 통해 집중분석

▲ ⓒ뉴스타운

5월 5일 어린이날, 5월8일 어버이날, 이런 아름다운 날들이 모여 있는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부모의 이혼과 별거, 가족 구성원의 가출, 자녀양육 포기, 가족의 자살, 불화 등이 슬픈 그림자가 드리워진지 오래다. 더욱이 이러한 사회문제는 아동과 노인학대, 패륜범죄, 청소년 문제, 가정폭력, 고독사 증가 등의 사회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우리사회에서 삼강오륜을 정면으로 파괴하는 ‘노인학대’문제가 갈수록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이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노인학대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4월 4일부터 5월 3일까지 한 달 가량 ‘노인학대 집중 신고·단속 기간’을 운영한 결과는 충격적이다.

신고·제보를 받은 85건 중 학대 순으로 보면 △신체적 학대 63건 △정서적 학대 16건 △경제적 학대 2건 △방임 및 유기가 4건이었다. 수사한 38건 중 신체적 학대 35건, 정서적 학대가 3건이었다. 신고·제보 및 수사 전체(85건) 중 신체적 학대가 약 74%나 차지했다. 노인 학대의 가장 큰 문제로는 ‘신체적 폭행’ 이며 정서적 학대는 전체의 약 19%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 결과 노인학대 신고·제보를 받은 사례 85건 중 가해자가 피해자의 자녀나 배우자인 경우가 81.1%나 차지했다.

또한 학대의 대부분은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가해자가 자녀인 경우는 57.6% △배우자 23.5% △타인 15.2% △손자 3.7% 순으로 나타났다.

본지는 8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KBS ‘사랑과 전쟁’ 프로그램의 부부클리닉위원장을 맡아 가정문제, 가족문제 등과 관련 명쾌한 해석과 법률상식을 전파해온 법무법인 ‘청파’ 이재만 대표변호사와의 Q&A를 통해 법률적 문제를 심도 있게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Q. 본지는 노인학대 등과 관련 지난 3월3일자 보도에서 변호사님의 명쾌한 법률적 해석을 다룬바 있습니다. 많은 독자들이 호응을 했습니다. 그러나 어버이날을 앞두고 계속해서 슬픈 소식들이 전해지다 보니 다시 한 번 이 문제를 다뤄달라는 독자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때 다하지 못했던 노인학대 문제를 다뤄볼까 합니다. 먼저 노인학대 문제가 끊이지 않는 이유를 말씀해주시겠습니까.

A. 일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세대갈등이 큰 요인입니다. 우리 사회가 안정기 또는 저성장 시기로 접어들면서, 자녀 세대들이 취업, 내집마련 등에 어려움을 느끼게 되고, 저출산으로 인하여 노년 세대의 연금 등 노후 자금을 부담해야 하기도 합니다. 동일한 이유로 세대 갈등이 심각한 일본과 같이, 우리 사회에도 이러한 세대 갈등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 한가지 이유는 우리 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이에 따른 가치관의 혼란 상태일 것입니다.

한편 법 제도의 미비라는 이유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고령화에 관한 마드리드 국제행동계획'의 권고에 따라 지난 2004년 노인복지법을 개정, 노인학대 예방·방지 조항을 처음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법조항들이 처벌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학대 행위자의 격리나 접근금지 조항은 두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법적 구속력이 느슨하다 보니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을 때는 학대가 반복되는 악순환을 낳기도 합니다.

Q. 노인학대와 관련 된 법은 어떤 것이 있으며 법률가로서 어떤 법들이 마련돼야 이러한 학대가 예방되거나 줄어들 수 있다고 보십니까.

A. 우선 노인복지법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노인학대에 대한 처벌규정을 살펴보면, 노인의 신체에 상해를 입혔을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됩니다. 또 노인을 상대로 폭행, 상해, 성폭행, 성희롱, 유기, 방임, 구걸을 하게한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됩니다. 이외에도 노인을 위해 증여 또는 급여된 금품을 갈취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됩니다.

그리고 지난 해 한 야당의원이 발의한 부모 재산을 상속받은 후 부양을 책임지지 않는 자녀들을 법으로 규제하는 ‘불효자 방지법’도 입법화 여부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 법안은 현행 민법 556조는 자식이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나 형법상 범죄행위를 저지를 때만 부모가 재산 증여를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는 것에 ‘학대와 그 밖의 부당한 대우’가 있는 경우를 포함시킨 것입니다. 그리고 자녀에게 한 번 증여한 재산을 돌려받을 수 없게 한 민법 558조를 개정해 증여한 재산을 반환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부모가 증여를 해제할 수 있는 기간도 자녀가 홀대한다는 사실을 안 지 6개월 이내에서 1년 이내로 늘렸습니다.

이 밖에도 국회 입법조사처나 일부 국회의원들이 아동학대특례법처럼 가해자에게 재범예방 및 상담·치료 프로그램을 강제하고 이를 조건으로 기소를 유예하는 규정을 신설하는 방안 등을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런 유형은 노인학대범죄 처벌 특례법(가칭)을 만들어 국가 차원에서 노인학대 문제에 개입하고 사후 관리하겠다는 구상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Q. 노인학대 가해자가 자녀인 경우가 57.6%로 학대의 대부분은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소 충격적인데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 같은데요.

A. 실제로 노인학대 행위자의 60.8%가 자녀임에도 노인들은 자식을 범죄자로 만들기 싫어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런 경향이 노인학대 문제의 해결을 더 어렵게 합니다. 실무에서는 학대피해 정도가 심해 형사재판까지 가게 되더라도 부모의 눈물어린 선처 부탁에 집행유예 판결이 나오는 사례가 많습니다.

Q. 경찰 등이 노인에 대한 학대 수사에만 집중하면 이런 현상은 더 고착화 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A. 맞습니다. 잘 알다시피 현재 우리 사회는 급속한 핵가족화와 가족해체 현상 탓에 가족의 의미가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가족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이 급속히 붕괴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제 노인학대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사회와 국가가 해결해야 하는 큰 문제가 됐음을 인지하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현재 경찰은 노인학대 수사와 별도로 추가 지원·보호가 필요한 노인에 대해 유관기관과 협의를 거쳐 사후 보호지원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매우 바람직한 서비스입니다.

Q. 변호사님께서는 법률가로서 그동안 가정문제, 가족문제 등과 관련해서도 국민들에게 명쾌한 해석과 법률상식을 전파해 오셨습니다. 노인학대 예방을 위하여 생각하고 계신 정책적 대안이 있다면 몇 가지만 말씀해주십시오.

A. 우선 노인학대와 같이 기존에 우리가 거의 경험해 보지 못했던 문제에 대해서는 사회구성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숙제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세대갈등을 줄이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 방안일 텐데요, 이를 위하여 청년들은 대한민국을 일으켜 낸 노인들을 존중하고, 노인들은 자신의 잣대로 청년들을 함부로 판단하기보다 청년들을 존중하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에 더하여 출산율을 올리고 경제를 회복하기 위한 정책과 노력도 필요할 것입니다.

실질적인 정책을 몇 가지 제안해 보겠습니다. 먼저 ‘노인보호 전문기관의 추가설치’가 필요할 것입니다. 노인은 나날히 늘어나고 있는데, 노인보호 전문기관의 인력, 예산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또 노인이 자립능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하고, 부양에 대한 부담 해소를 위한 정부의 지원 역시 확대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노인학대라는 현상을 막기 위하여, 노인생활시설 내 학대예방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이밖에도 해당기관에서 사례분석과 현장조치 요령 등 구체적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의료기관, 노인복지시설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중요할 것입니다. 이렇게 근본적인 방안, 그리고 노인학대라는 현상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사회적 지원 체계를 보다 강화하고 여러 분야에서 노인학대에 대해 다각적 관심을 갖도록 홍보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Q. 변호사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정치권의 관심도 필요다다는 생각입니다. 20대 국회에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A. 노인학대 문제는 단순히 몇 명의 노인이 피해를 입는 문제가 아니라, 고령화, 윤리의식의 붕괴와 물신주의, 경제침체 등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모순들 모두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비단 경찰과 같은 기관 뿐 아니라 입법, 사법, 행정부 모두 관심을 가지고 해결하여야 할 문제입니다.

20대 국회의원 여러분께서는 우선 노인학대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법률적, 제도적 뒷받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입니다. 부모를 학대하거나 부양의무를 소홀히 할 경우 이미 물려준 재산을 돌려받을 수 있게 하는 ‘불효자방지법’(민법 일부개정 법률안) 제정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기소나 재판 단계에서 피해자인 노인이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가해자를 엄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 노인 학대에 대한 신고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노인학대 방지법’도 빠른 시간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보다 먼저 초고령 사회로 접어든 일본은 지난 2006년부터 고령자 학대 방지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만약 부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법이 관대하게 처벌하는 재판 경향이 지속되다 보면 오히려 노인학대를 부추기는 역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근본적으로는 경제성장과 세대간 갈등 해소가 중요한 과제입니다. 그런데 특히 세대갈등의 경우, 정치권에 의하여 오히려 촉발되거나 강화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국회의원 여러분께서는 대국적이고 애국적인 시각으로, 세대 갈등을 줄이고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부지런히 노력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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