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모양을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어떤 이미지로 구체화하려는 형국론의 허점을 얘기할 때 흔히들 구룡쟁주형(九龍爭珠形)을 예로 많이 내세운다.
아홉 마리의 용이 여의주를 서로 가지려고 다투는 천하의 명당이라는 뜻인데 산세의 형태가 아홉 마리의 용인지 또는 비슷한 모양 뱀(蛇), 즉 구사쟁주형(九蛇爭珠形)인지 어떻게 구별하느냐는 것이다.
사실 자연이란 있는 그대로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은 주지의 사실이다. 밤하늘 달의 경우도 자연현상일 뿐인데 사람들은 슬프게도 보고 즐겁게도 얘기한다. 슬픈 사람은 처량하게, 즐거운 연인들은 마치 자기들을 위해 떠 있는 것으로 착각한다. 그래서 풍수지리의 형국론에서도 어떤 의미로든 자연형태를 보는데 순수하게 객관적인 것은 없고 개인 또는 집단의 사상 의지나 주관에 따라 명명되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지적이다.
풍수지리설에도 무관, 즉 장군에 대한 이미지는 복잡했던 것 같다. 장군에 대한 명당으로 장군대좌형, 장군단좌(端坐)형,장군출진형, 장군이 위세당당하게 깃대를 꽂고 진열했다는 장군전기(展旗)형, 장군이 말을 갈아탄다는 장군전마(轉馬)형, 칼을 차고 북을 치는 등 장군의 위세에 합당한 많은 형태들을 열거하고 있다.
그런데 실질적인 산의 형세를 보면 장군은 거의가 큰 것을 상징한다. 따라서 마을이 장군대좌형이면 도둑이 없다고 해석하기도 하는데 큰 산을 마주보고 있는 산세가 장군대좌형이고 보면 골짜기가 깊고 들(平野)이 좁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살기도 힘들 정도로 가난하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가난하면 도둑이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또 장군이 칼을 차고 있다는 장군패검(佩劍)형에는 좌우에 칼 모양의 바위가 있게 마련이다. 흔히 칼바위라고 부르는 것들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런 자리는 이기오행(理氣五行)의 법수를 따져 정혈에 묘를 쓰면 후손에 장군이 나오고 발복하지만, 잘못 쓰면 역시 그 형상의 기운(氣運)대로 강도나 칼잡이두목, 흉악범 같은 후손이 나와 결국 폐가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명당의 형국에는 그 형국의 이치에 맞아야 발복하지 그렇지 않으면 그 반대가 되거나 해를 입는다는 교훈은 여러 가지의 역사적 의미를 내포한 장군의 이미지인지도 모른다.
[김호년 선생의 우리강산 풍수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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