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의 모양새를 물체와 연관 지어 관찰하는 형국론에서 제일 많이 비유되는 것은 역시 사람이다. 그 중에서도 여자가 많이 등장하고 있음은 흥미 있는 일이다. 마음과 몸이 옥같이 깨끗한 여자를 지칭하는 옥녀(玉女)가 그 대표적인 예다.
옥녀단장형, 옥녀세(洗)족형, 옥녀산발형, 옥녀탄금(彈琴)형, 옥녀개화형, 옥녀발족형, 옥녀직금형 등 옥녀 또는 선녀로 대변되는 여자들이 비단을 짜고 있거나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이같은 형국은 이들의 이미지가 의미하는 것처럼 경화사(慶華事)를 지칭한다. 이것은 풍수사상의 근본이 땅에 숙명이 있어서 이렇게 길하고 이로운 땅에 집을 짓는다거나 묘를 쓰면 그에 상응하는 경화사를 얻을 수 있다는 신념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형국의 이론과 실례를 응용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옥녀(玉女)가 등장하는 경우 명당의 핵심은 역시 여성의 음부가 된다. 이런 형국인 경우 거의가 길지로 지적되는 곳에는 샘이 솟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샘의 물빛이 청결하냐 또는 탁하냐가 문제가 되며 물의 냄새도 중요한 관건이 된다. 물론 청결하고 냄새가 싱그러우면 더할 나위없는 길지다.
또 옥녀단장형의 경우 여자가 화장대를 앞에 놓고 화장하고 있는 모습을 연상케 하는 형태를 지칭하는데 여기서도 여자가 다리를 벌렸느냐 오므렸냐를 보며 길지는 역시 음부에 해당하는 자리를 친다. 이런 혈장을 여근형(女根形)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전남 영암군 학산면 독천리, 독천시장은 이런 여근형과 관계가 있는 시장이다. 이 시장과 마주보는 곳에 하나의 무덤이 있는데 이것은 바로 영암면 망호리에 사는 경주 이씨의 산소로 명당으로 알려진 곳이다. 이씨들은 이곳에 무덤을 쓴 뒤 번창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집안에서는 꼭 분망한 탕아, 탕녀가 한 명씩 나왔다는 것이다.
알고 보니 이 산소는 여근형이어서 그 뿌리인 ‘음부’로부터 마르지 않는 샘물이 흘러 자손이 번창하기는 했으나 그 음기가 승(勝)해서 탕아, 탕녀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 중화책으로 양기인 남자들이 우글거리는 시장을 묘 앞에 서게 해서 제압한 결과 그 뒤로는 음탕한 자손이 나오지 않았다고 전해온다.
[김호년 선생의 우리강산 풍수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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