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 용, 사람 등에 비유되는 형국외에 글자형국도 있다. 잘 알려진 것이 야(也)자 형국이다. 이 야자형에는 혈(穴=묏자리) 뒤에 호(乎)자형의 형국이 있어야 하고 묘 앞에는 천(天)자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런 조건을 구비한 땅이 있다면 대길지로 친다. 이것은 천자문의 첫글자가 천(天)자로 시작되고 야(也)자는 제일 끝자일 뿐 아니라 모든 문장의 마지막에 쓰여지기 때문에 시종일관 문장가를 배출한다는 해석이다.
옛 경기도 개성군 중면 덕수리 광대동 일명 황매동이라고 부르는 곳에 있는 덕수 이씨(德水李氏) 묏자리는 야(也)자 형국으로 유명하다. 중국의 명지사가 잡았다고 하고 이씨의 후손이 찿았다고도 하는 이 자리는 묘를 쓴지 6대 후에 큰 인물이 나온다고 했다. 이 산의 형세는 지명만 보아도 요란하다.
주산(主山)은 중국의 성인 공자를 배출했다는 이산(尼山)과 닮았다고 해서 여니산(如尼山)이라고도 한다. 동쪽 좌청룡에는 군자암(君子岩)이, 서쪽 우백호에는 대장암(大將岩)이 있으며, 북쪽 현무에는 성인암(聖人岩)이, 남쪽 주작에는 성현암(聖賢岩)이 각각 자리하고 있다. 즉 성인군자문제무장(聖人君子文帝武將)의 정기를 한데 모아 놓은 형국인 것이다. 그래서 여기에다 관을 쓰면 중국의 공자나 제갈공명 ,이태백에 견줄 만한 인물이 나온다고 했다. 예언대로 6대째가 되면서 동방의 군자로 공자와 비유되는 이율곡(李栗谷)을 낳았으며 동방의 제갈량(諸葛亮)으로 치는 이순신(李舜臣) 장군, 그리고 동방의 이태백으로 보는 이택당(李澤堂) 등이 계속 배출되었다는 것이다.
율곡의 묘는 황해도 해주 석단에, 이순신 장군 묘는 성역으로 지정된 충남 아산군 음봉면에, 이택당의 묘는 경기도 양평에 있다.
그런데 사람들에 따라서는 야자형국이 모든 문장의 끝에 등장하기 때문에 끝의 의미가 있다고 해서 싫어하기도 했다. 경기 함안의 공자를 모신 문묘(文廟)가 그 좋은 예이다. 이 문묘는 처음 봉산의 꼬리에 해당하는 야자형국의 가운데 획 끝부분에 자리했는데 유생들은 문묘에 유종, 즉 끝이 있을 수 없다고 주장, 내(乃)자형 가운데로 옮겨 놓게 되었다. 내자는 잉태(孕)의 뜻이 있다.
[김호년 선생의 우리강산 풍수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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