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석의 '한국의 美' 특강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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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의 '한국의 美' 특강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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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사람의 눈과 마음을 빌려 옛그림에 빠져보는 옛스런 그림감상법

^^^▲ 오주석의 한국의미 특강 표지사진"호랑이의 몸과 얼굴이 우리네 조선사람을 닮았다"는 오주석씨
ⓒ 뉴스타운 김신일^^^
글을 쓰신 오주석님은 호암미술관 및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원 일을 하신 경험이 있으십니다. 이분이 한국 미술의 아름다움을 우리에게 알려주시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강연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 바로 이책입니다.

먼저 얘기하지만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1'이라는 또다른 그분의 책이 있습니다. 함께 보시면 더욱 한국의 문화미를 느끼시는데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이책에서 그의 강좌는 세 마당으로 나뉩니다. 첫째는 옛 그림 감상의 두원칙, 둘째는 옛 그림에 담긴 선인들의 마음이요, 그리고 셋째는 옛 그림으로 살펴본 조선의 역사와 문화입니다.

저자는 그림을 대할땐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라고 충고하십니다. 저도 같은 생각이었기에 너무나 공감하며 읽게 되더군요. 저는 미처 몰랐는데 역시 달랐습니다. 그 눈과 마음이 내 것이 아닌 옛 사람의 눈과 마음을 가리켰다는 사실을요. 옛 그림을 감상하는데 무엇이 더 필요할까요? 옛사람의 눈과 마음으로 저자가 설명하는 그림을 따라가 봅니다.

옛 그림에 담긴 선인들의 마음은 또 무엇인가요? 저자는 자연의 음양오행에 기초한 우주관, 인생관을 얘기하십니다. 관심을 갖고 구체적으로 보는 것은 처음이라 첫인상은 낳설고 어렵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의 마음을 아셨는지 저자의 설명은 한결 쉬워보입니다.

경복궁같은 궁궐에 가보면 소소한 전각 이름까지도 전부 음양오행 사상에 따라 이름을 지었다는 것이지요. 오늘날 우리가 꼭 가지고 다니는 필수품, 휴대폰 자판에도 음양오행이 들어가 있다는 대목에선 참 '음양오행'이란 요녀석이 어려운 용어만은 아닌가 보다 위안을 받았습니다.

저자는 김홍도의 송하맹호도를 보여주셨죠. 처음보는 나는 묵직한 호랑이 덩치만 들어오는데, 당신은 참 가지가지 보시는군요. 곳곳의 흩어져있는 여백의 크고 작음을 얘기하시더니, 결국 그것을 그림 중앙에 있는 호랑이 허리에서 느껴지는 장대한 위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 놓으시네요. 허리는 길고 다리는 짧았던 조선사람들의 모습을 호랑이가 담아내고 있다는 얘기까지 하시는군요. 놀라운 사실입니다.

성리학적 민본주의에 따르면 호랑이는 큰사람, 즉 대인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렇듯 호랑이 그림을 정성스럽게 그린 조상들의 뜻을 이해 할만도 합니다. 호랑이 꼬리 뒤편으로 소나무가 보입니다. 긁힌 자국이 그곳에 보입니다. 물론 호랑이의 짓입니다. 왜일까요? 그렇습니다. 영역표시 인셈이죠. 그런데 호랑이는 영물인지라 아무 소나무에나 표시를 하는 것은 아니라 하지요. 궁금하시다면 책으로 찾아오세요. 이런식으로라도 조선의 문화미로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옛 그림으로 살펴본 조선의 역사와 문화는 어떨까요? 일제강점기 기간을 통해 멋스러운 우리의 많은 문화재가 일본으로 건너 가버렸다는 사실에 통탄하는 저자의 모습에 위로의 마음과 공감의 표시를 하고싶군요. 정말 슬픈 우리의 역사이지요.

강세황이란 분의 자화상을 보며 다시 눈과 마음으로, 아니 옛사람의 눈과 마음으로 다가섰지요. 보기에 작고 좀 못생긴분 같아 보이는 데요. 그렇습니다. 잘 보셨습니다. 그래서 당시 이분을 얕잡아 보는 일이 많았다고 그분 자신도 말하십니다. 자화상은 솔직하게 그분의 사팔눈을 감추지 않았고 쭈글쭈글한 얼굴 피부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조선 그림에 담긴 그 솔직함속에 왜곡하지 않는 겸손함과 정의감을 맛보게 되는군요. 고맙습니다.

바로 그것이 외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요즘 시대와 달리 정신의 문화를 강조하는 조선의 문화미를 느끼는 대목입니다.

경복궁을 비롯한 궁궐 정전을 가보셨나요? 정전 뜰 마당을 한번 자세히 보실래요? 바닥에 박석이 깔려있습니다. 지금의 우리네 보도블록을 생각해 보세요. 조금만 비가 와도 물이 잘 빠지지 않아서 애먹이는 경우가 많은데 박석은 대충대충 눈 대중으로 돌을 툭툭 다듬어 박아놓은 것인데도 그 자연미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숙연하게 합니다. 서울 종로3가에 있는 종묘 정전에 있는 박석을 언제 시간 있으시면 감상 해보세요. 정말 박석에서 이런 자연스러움과 숙연함을 동시에 느낄수 있다는 것이 이상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되실겁니다.

저자는 이제까지 많은 얘기를 하셨네요. 참으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 당부의 말속에 당신의 문화에 대한 강한 애착과 사랑이 느껴집니다. 병인양요때 강화도를 침략했던 프랑스 장교는 나중에 이렇게 회상했다고 하는군요. "이 약하고 초라한 나라 조선, 그러나 형편없이 무너져가는 시골 초가집속에도 반드시 몇권의 책은 있었다는 사실이 나의 자존심을 몹시 상하게 한다." 그러한 책들이 모여 모여서 조선 문화에 '정신의 미'를 꽃피웠다고 말하고 싶으신거죠.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저자는 말하십니다. "여러분, 어느분야에 계시든지 간에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셔서, 큰 꿈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우리 문화에 대한 나름의 이해를 하려고 노력하지만 항상 부족함을 느끼는 요즘의 시기에 '오주석의 한국의 美특강'을 만난건 나에게 커다란 행운이요, 충격이었습니다. 또한 나의 이글을 읽는 한국의 문화를 사랑하시는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마음의 동요를 일으켜 준다면 더 없는 행복일 것이며, 솔직히 그것이 나의 목적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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