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추웠다. 예전에 비해 겨울 같지 않은 날씨 때문인지 “날씨가 뭐 이래” 하다 제대로 된 추위를 맞보았다. 새해 들어 이번 주가 가장 추웠다. 영하 14도 체감온도 영하 20도를 기록하다보니 한강이 얼음으로 뒤 덥혔었다. 1월 28일 오후를 맞아서야 강추위는 물러간 듯 체감온도는 쌀쌀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평년기온을 되찾은 듯싶다.
마음 한 구석에는 사공의 기운이 뻗치는지 얼음낚시 생각이 간절해지고 있다. 아무 생각 없이 훌쩍 떠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도시생활이 만만치 않다보니 그것도 생각뿐이다.
가지도 못 할 얼음낚시인 줄을 알면서도 멋 적게 얼음낚시 장비를 꺼내 놓고선 녹슬지 않도록 기름을 바르면서 만지작 그려 본다. 생각 같아선 당장 떠나고 싶지만 또 다시 내년 겨울을 생각하면서 거둬들인다.
낚싯대를 만지고 나니 기분이 새롭다. 불현 듯 뇌 한쪽 귀퉁이에 잠들어 있던 얼음구멍 뚫기, 대패질 하듯 하는 얼음 갈기의 짜릿함이 꿈틀거린다.
내가 가본 곳을 곱씹어 본다. 강원도 화천에 있는 파로호, 진천에 있는 초평저수지, 고삼 꽃뫼마을 앞, 백곡저수지 하류부, 안동댐 중류, 태안, 강화 수로, 합천댐 중하류쪽, 청도 강수초 옆 한 둘 아니다.
특히 故鄕 蔚珍(고향 울진)의 蓮湖亭(연호정)은 떡징게로 가는 길 앞 연잎이 많고 샘물이 솟는 곳을 찾아서 낚싯대를 드리우면 100%로 월척이 올라왔다. 크기로 치면 30 cm 이상 붕어, 마리수로 따지면 50 여수는 거뜬했다.
어릴 적 소꿉친구들과의 추억이 빛바랜 증명사진처럼 뿌옇게 그곳에 남아 갈증 나게 뇌리로 파고드는데 80이 가까운 지금에 와서도 어릴 때 그 추억만은 잊을 수 가없으니. 아마도 추억이란 것은 늙은이들에게는 보약이 아닌가 싶다.
꿈을 꾼 다는 것은 아직 희망이 있다는 얘기가 아닌가. 인간의 삶에 희망이 없다는 것은 의욕이 없다는 증거다. 연륜이 쌓이면 쌓이는 만큼 추억도 쌓인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선인들은 늙어갈 수 록 인간은 추억을 먹고 산다고 했다.
살아보니 취미에 따라 추억의 종류도 다양해진다. 여러 가지로 구분할 수 는 있으나 그 추억이라는 것이 뇌리에 각인되어져 있기 때문에 인간은 살아가면서 회상을 반복하면서 즐겁고 기쁘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머리는 추억에 춤을 추는데 눈은 여전히 정곡을 찌르지 못한다. 인간의 눈(眼)처럼 부정확한 것이 없다는 생각도 자주 해본다. 베토벤은 음악 교사로 부터 음악에 전혀 소질 없는 아이로 평가받았다.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의 담임선생은 그를 교사생활 12년에 이처럼 멍청한 아이는 처음 이라고 평했다. 월트 디즈니는 한때 신문기자로 재직했는데 편집국장은 그를 향해 자네는 아이디어도 글재주도 없으니 스스로 사표를 쓰라고 종용했다. 영국인들로 부터 가장 존경받는 인물인 윈스턴 처칠은 6학년을 두 번 다닌 학습 부진아였다. 세계적인 기업가 울워드는 점원노릇을 하던 20대 초반에 가게 주인으로부터 사업에 소질 없는 무능력자라는 핀잔을 들었다.
그러나 이 사람들은 최악의 환경을 극복하고 자신의 분야에서 혁혁한 업적을 남겼다.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열정과 끈기다. 주위의 혹평을 오히려 자극제 삼아 매진한 것이 성공의 비결 이었다. 열정을 가진 사람은 어떤 난관에도 굴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간은 알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을 통해 인간의 척도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 자체가 부정확한 인간의 판단이라는 것을 잘 알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 들수록 겸손해 지는 것이리라 하겠다. 지금이야 말로 나라의 미래를 위해 진짜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사람을 찾을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할 때라 생각한다.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