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빈 교수의 ‘빛의 환타지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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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빈 교수의 ‘빛의 환타지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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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암흑시대

신비한 우주의 탄생과 지구, 인류의 비밀을 방대한 양의 사진과 함께 세세한 설명을 담아 과학의 문외한까지도 관심을 가지게 했던 ‘빛의 환타지아’저자 임성빈 명지대 교수.

본지는 임 교수의 글을 통해 빅뱅(우주의 시작)에서 오늘까지 우주, 지구, 인류는 어떤 변화를 했고 앞으로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지 등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고자 한다.

임 교수가 밝히는 인류의 진화과정, 또 인류의 삶의 터전인 지구의 역사, 나아가 인류와 지구가 소속된 우주의 생성과정에 대한 사실적이고 과학적인 설명은 과거-현재-미래를 연결하는 값진 여행이 될 것이다. <편집자주>

우주의 암흑시대(暗黑時代)

대폭발이 있은 지 10만분의 1초 후 온도는 더 떨어지고 이때 비로소 글루온들이 각각 다른 색을 가진 업 쿼크 두 개와 다운쿼크 한 개씩을 결합하여 전하가 +e인 양성자들을 만들었으며 마찬가지로 각각 다른 색을 가진 업 쿼크 한 개와 다운쿼크 두개씩을 결합하여 전기적으로 중성인 중성자들을 만들었다.

▲  ⓒ뉴스타운

이 중 양성자는 가장 가벼운 원소인 수소(水素)의 원자핵(原子核)이 되며 나머지 모든 원소(元素)들의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의 결합으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이들을 핵자(核子)라고 하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양성자와 중성자들은 처음에는 숫자가 같았으며 전자와 양전자, 중성미자와 반중성미자 그리고 약력 작용입자인 W+입자, W-입자, Z0입자들과 작용하여 양성자와 중성자간에 상호변환을 거듭하였다.

그러다가 온도가 점점 내려가면서 상대적으로 무게가 약간 더 가벼운 양성자로의 변환이 더 많이 일어나 중성자의 숫자가 양성자에 비해 점점 더 적어지게 되었다. 한편 글루온들은 또 업 쿼크와 그의 보색을 가진 반 업 쿼크, 다운쿼크와 그의 보색을 가진 반 다운쿼크를 결합하여 전기적으로 중성인 π중간자(-中間子, 또는 파이메존/파이온), 업 쿼크와 그의 보색을 가진 반 다운쿼크를 결합하여 π+중간자, 그리고 다운쿼크와 그의 보색을 가진 반 업 쿼크를 결합하여 π-중간자들도 만들었는데 이들은 양성자들과 중성자들을 원자핵으로 결합해주는 또 다른 강력 매개입자들이다.

▲ 글루온들이 쿼크들과 그들의 보색을 가진 반 쿼크들을 결합하여 π중간자를 만듦 ⓒ뉴스타운

대폭발이 있은 지 약 100초 뒤 온도는 10분의 1인 10억°K로 떨어졌으며 이 시기에는 중성자의 수가 양성자의 1/7 정도가 되었다. π중간자들은 먼저 양성자 한 개와 중성자 한 개를 결합시켜 중수소핵(重水素核)을 만들었는데 온도가 높을 때에는 이들은 불안정하여 곧바로 붕괴되었으나 온도가 어느 정도 내려가자 이들이 안정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들은 다시 양성자와 결합하여 헬륨-3이 되거나 중성자와 결합하여 3중수소(三重水素)가 되었으며 헬륨-3이 중성자와 결합하거나 중수소가 양성자와 결합하거나 또는 두개의 헬륨-3이 결합하고 2개의 양성자를 방출하거나 두 개의 3중수소핵이 결합하고 2개의 중성자를 방출하거나 하여 양성자와 중성자가 각각 2개씩이고 매우 안정적인 헬륨(helium/He) 핵이 만들어졌다.

▲ 양성자들이 결합하여 헬륨 핵이 만들어짐 ⓒ뉴스타운

헬륨은 수소 다음, 즉 두 번째로 가벼운 원소인데 이와 같은 핵융합(核融合)과정을 거쳐 모든 중성자가 헬륨의 핵에 갇히게 됨으로서 우주물질 전체 질량의 약 4분의 1이 헬륨 핵이 되었고 나머지 4분의 3은 수소 핵(양성자)으로 남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수소의 10만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중수소핵도 남게 되었으며 그 외에 가장 가벼운 금속이며 세 번째로 가벼운 원소인 리튬(lithium/Li)의 핵도 소량 만들어졌다. 이와 같이 빅뱅 이후 최초의 3분간에 우주를 이루는 모든 기본물질들이 다 만들어진 것이다.

대폭발이 일어난 지 38만년 뒤 온도가 3,000°K까지 떨어지자 수소 핵, 헬륨 핵, 리튬 핵이 전자들을 흡수하여 완전한 수소, 헬륨 및 리튬 원자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당시까지 광자(빛)를 묶어두고 있던 자유전자의 수가 줄어들자 이제 광자는 더 이상 전자의 방해를 받지 않고 우주공간을 달릴 수 있게 되었는데 이때 우주를 달리기 시작한 빛이 오늘날 우주배경복사(宇宙背景輻射)로 나타나게 되었다.

▲ 우주배경복사 ⓒ뉴스타운

그 후 우주는 중력의 영향으로 팽창속도가 감속적으로 줄어들면서도 팽창을 계속하여 온도는 점점 더 떨어지고 어두워져 최초의 별이 등장할 때까지 우주의 암흑시대를 이루게 되었다.

▲ ⓒ뉴스타운

별들의 탄생

대폭발이 일어난 지 지구시간으로 약 1억 년에서 길게는 2억 5천만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때까지도 질량의 약 4분의 3이 수소이고 4분의 1이 헬륨이며 기타 소량의 중수소와 리튬으로 이루어진 가스 형태의 우주물질은 암흑물질과 섞인 채로 팽창하는 우주와 함께 퍼져나갔다. 그러나 이들은 전 우주공간으로 골고루 퍼져나간 것이 아니었다.

우주공간에는 그 안이 거의 텅 비어있고 지름이 수천만 광년(光年)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의 거품과 같은 빈 공간들이 벌집 형태를 이루게 되었다. 그리고 우주물질들은 이들 거품의 경계면에 해당하는 곳으로 몰려 마치 가는 실로 된 그물과 같은 형태를 이루었으며 그 결절점(結節點)에 해당하는 곳에 원시가스구름들이 형성되었다. 이들 원시가스구름들의 크기는 지름이 수백 광년에서 수천 광년에 달하고 질량은 태양의 십만 배에서 백만 배에 달하였을 것이다.

이와 같이 거대한 가스구름은 가스가 균일하게 분포된 것이 아니어서 어떤 부분은 다른 부분보다 밀도가 더 높아 더 큰 중력으로 물질들을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며 중력수축을 일으켜 밀도는 점점 더 높아지고 밀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중력도 더 강해져서 주변의 물질들을 더 잘 끌어당기게 되었다.

▲ 초기우주의 모습 돈 딕슨 그림 ⓒ뉴스타운
▲ M16에 있는 거대분자구름 ⓒ뉴스타운

이렇게 중력수축(重力收縮)이 진행되면서 가스가 가열되어 온도가 1,000°K를 넘어서자 수소원자들이 짝을 지어 수소분자(水素分子)를 형성하였으며 수소원자들이 충돌할 때 적외선(赤外線)이 방출됨으로서 가스의 가장 밀도가 높은 부분이 냉각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 지역의 온도가 200~300°K로 떨어지자 이 지역의 압력이 감소함으로서 가스가 중력에 의해 덩어리를 이루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냉각된 수소 등 정상물질은 원시우주의 중심부에 아마도 원반 형태로 모여 작은 원시은하를 만들어 나가게 되고 아무런 에너지도 잃지 않은 암흑물질은 제자리에 남은 체 정상물질과 분리되어 은하를 둘러싼 암흑후광(暗黑後光)이 되었을 것이다.

원시은하의 중심부에 모인 가스덩어리는 온도가 높기 때문에 중력에 의하여 별이 되려면 질량이 태양의 100배 내지 1,000배쯤 되어야 한다. 이들은 중력수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어느 순간 부피는 급속히 줄고 밀도는 급격하게 높아지는 중력붕괴(重力崩壞)를 일으키게 되는데 이때 중력압(重力壓)으로 인하여 많은 열이 발생하며 이 열이 중력압과 정수평형(靜水平衡)을 이룸으로서 매우 크고 밝은 최초의 별들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 별들은 지름이 태양의 4~14배, 밝기는 1백만~3천만 배, 표면온도는 약 17배인 100,000~110,000°K, 그리고 수명은 약 3백만 년 정도였을 것이다. 매우 뜨거운 이 별들은 자외선(紫外線)을 방출하여 주위에 있는 중성의 수소 및 헬륨가스들을 가열하고 이온화하게 되며 이 과정을 천문학자들은 우주부흥(宇宙復興)이라고 한다.

이렇게 하여 점점 더 많은 별들이 만들어지고 이온화된 가스거품들은 합쳐졌으며 은하 사이의 가스들도 이온화되어 또 다른 수없이 많은 별들이 만들어졌는데 이 별들이 어떤 일생을 겪게 되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그들의 질량에 달렸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별들이 모여 은하를 형성하게 된다.

▲ 최초로 별과 우주가 생성되는 모습(돈 딕슨 그림) ⓒ뉴스타운
▲ 오리온 성운에서 새별들이 탄생하는 모습 ⓒ뉴스타운

거대(巨大) 블랙홀(black hole)의 탄생

별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중력붕괴를 일으키는 범위가 넓어 그 질량이 태양의 수백만~수십억 배에 달하면 너무 큰 중력으로 인하여 중력붕괴는 순식간에 이루어지고 붕괴를 일으킨 질량과 같은 질량의, 빛조차도 빠져나갈 수 없는 거대 블랙홀이 탄생하게 된다.

블랙홀은 일반상대성이론으로 설명이 어려운 일종의 특이점(特異點)인데 일반적으로 은하들은 많은 원시은하들이 결합하여 이루어졌을 것이나 먼저 이들 거대 블랙홀들이 만들어지고 이들을 중심으로 은하들이 형성되기도 하였을 것이다.

준성(準星, 퀘이사/(준항성체)의 줄인 말)

거대 블랙홀은 중력이 매우 커서 주위에 있는 가스구름은 물론이고 별들까지도 엄청난 양을 빨아들이는데 이런 물질들은 블랙홀에 가까이 접근하면 할수록 가속도가 붙고 많은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X선 등의 전자파(電磁波)와 함께 굉장히 밝은 빛을 발산한다.

어떤 것은 밝기가 그 은하계 전체의 별빛을 합친 것보다 1천배 이상 밝은데 별은 아니지만 빛을 발하기 때문에 준성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발견된 준성은 약 2만개 정도인데 그 위치가 모두 지구로부터 100억 광년이 넘는 곳이어서 그 빛들은 우주 초기에 그들 은하에서 떠난 것임을 알 수 있다. 준성은 블랙홀이 주위의 물질들을 다 빨아들이고 나서 더 이상 빨아들일 것이 없을 때에는 사라지게 되지만 블랙홀이 다시 다른 물질들을 만나 흡입을 재개하게 되면 준성도 다시 등장하게 된다. 한편 준성이 만들어진 부근에서는 준성이 주위의 가스에 에너지를 공급함으로서 다른 곳보다 더 쉽게 별들이 만들어졌다.

▲ 인접한 은하를 빨아들이는 거대 블랙홀과 퀘이사 돈 딕스 그림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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