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설을 얘기하다 보면 흔히들 그것을 믿느냐고 묻는다. 믿느냐 안 믿느냐의 문제는 신앙을 갖는 것과 안 갖는 것과 같은 이치라 할 수 있다. 믿는 사람에게는 있는 것이요,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믿을 것이 없는 것이다.
묘를 잘 쓰면 부귀영화를 누리고 잘못 쓰면 질병을 얻거나 망한다는 얘기를 믿느냐고 묻는 것은 그 물음 속에 과학적이냐 아니냐 하는 뜻이 담겨있어서 선뜻 대답을 못하는 것이다. 풍수의 길흉화복에 관해서는 아직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 없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것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해석, 증명할 수만 있다면 과학이 되는 것이다.
옛날에 미신이 현재에 와서 과학이 된 예는 얼마든지 있다. 그래서 미신이랑 그 시대에 이해받지 못한 것일 뿐 과학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의 풍수지리는 지금까지는 경험의 반복이다. 이 경험들이 바로 같은 조건이었을 때 똑같은 결론에 이른다면 통계적인 과학이 될 수도 있다.
우선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경기도 평택군 현덕면 안중리에 사는 수원 백씨(水原白氏)가는 특유한 유전으로 후손들이 고민하고 있었다. 태어나는 아이들마다 머리 위에 흰머리가 점처럼 박혀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17년전 이 지역에 대단위 농업개발공사가 있을 때 야산을 계단식으로 개답(開畓)하게 됐다. 이때 백씨의 선산도 개간지역 내에 있어서 할 수 없이 이장하기에 이르렀다.
파묘를 하고 보니 시신의 머리 뒤쪽부위가 닿는 부분에 흰 차돌이 박혀 있는 것을 발견 했다. 옛날 묏자리를 잡아 광중을 팔 때 머리쪽 부위에 하얀 차돌이 있었는데 그 돌의 뿌리가 깊이 박혀있어서 다 파내지 못하고 그냥 다듬어서 안장했던 것이다.
후손들은 시신의 머리에 하얀 차돌이 박혀 있는 것을 보는 순간 자기들의 머리 뒤통수에 박힌 흰점의 원인이 바로 그것이었음을 직감했다.
물론 묘를 옮긴 뒤부터는 후손 중에 흰점박이 아이가 태어나지 않았다.
그동안 흰점박이는 ‘유전’이라는 과학의 이름으로 풀이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어느 것을 과학이라고 말해야 좋을지 모르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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