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련의 연속된 살인사건을 정의하는 것은 학문적으로나 수사실무 면에서도 중요한 작업이다.
즉 그 사건들이 연속살인(spree murder)이냐 아니면 연쇄살인(serial murder)이냐를 구분하는 것은 criminal profiling을 특정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요소로서 범죄자 수의 기본이 된다.
무엇보다도 연속살인과 연쇄살인을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점은 "심리적 냉각기"의 유무이다.
심리적 냉각기란 절정과 흥분의 감정으로부터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자신의 범행을 연구하고 분석하고 한 단계 발전된 수법을 준비하다 심리적 불안과 우울감이 엄습하며 살인의 환상이 다시 생성되는 단계를 지칭하는 말이다.
여기서 유영철의 살인행각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가의 핵심적인 요소는 바로 "심리적 냉각기"가 존재하였느냐의 문제이다.
유영철의 부녀자를 살인한 시점은 04년 3월부터 검거될 때까지인 04년 7월까지 약 5개월이고 이 기간동안 11명의 여성을 살해하였다. 이는 월 평균 2.4명을 살해하여 2주에 한건씩의 살인행각을 벌린 셈이다.
살인의 기간만 놓고 보면 심리적 냉각기가 존재할 틈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심리적 냉각기는 시간적 간격이라는 물리적이고 유형적인 현상의 문제라기보다는 무형적이고 심리적인 현상을 설명하는 것이므로 물리적인 시간의 간격에는 개인차가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특히 유영철은 한 건의 살인의식 이후에 심한 외로움과 고독감을 느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너무 외로워서 시체라도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라든가 " 나만의 의식을 치르면서 한이 서린 나의 외로움과 상실감을 회복하려 했다" 또 "살인을 하면 할수록 외롭고 비참해진다"라는 등의 진술내용을 볼 때 유영철은 살해이후에 심한 외로움과 우울감을 느끼고 있었다는 점에서 심리적 냉각기 이후에 나타나는 일반적인 심리적 현상을 보이고 있다.
또 유영철은 사체를 효과적으로 절단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도 발견되었다.
"인터넷으로 인체도감을 찾아봐도 없어서 병원에 가서 내 몸을 X-ray로 찍어서 CD로 만들어 컴퓨터에 저장하여 공부를 했다"고 하였다.
이러한 행동은 범행의 수법을 한 단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진술이다.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볼 때 유영철의 살인행각에서 연속살인과 연쇄살인을 구분하는 "심리적 냉각기"가 존재하였다고 볼 수 있다.
또 유영철은 다수의 피해자를 여러 장소에서 연속적으로 살해하였으므로 연쇄살인의 다른 조건도 부합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유영철의 일련의 살인행동은 연쇄살인의 전형으로 보아도 무방하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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