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쓰기 인터넷신문은 획기적인 효율성 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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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쓰기 인터넷신문은 획기적인 효율성 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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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문화관습의 무작정 수용으로 고유문화의 장점 잃어버리고 있는 우리들

우리는 근대화 과정에서 많은 서양의 문화와 관습을 받아들였다. 그것은 근세사회에서 우리보다 앞선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면 우리도 서양제국처럼 부강하게 되리라는 기대에서였다. 서양의 문화와 관습은 확실히 우리 고유의 것들보다 편리한 것들이 있었다. 그러나 반드시 우리보다 나은 것이라고는 불수 없는 것들도 있었고 또한 나은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우리의 토양에 제대로 맞지 않아 소용없는 것이 많았다. 우리가 완전히 우리민족임을 버리고 그들에 동화된다면 모르되 상당수 우리의 기본의식을 그대로 놔둔 채로 서양의 것을 이식시키는 것은 그다지 우리에게 이점을 가져다주지 못했던 것이었다.

여기서 무분별한 서양문화 수용의 그 많은 사례를 일일이 열거하기는 불가능하지만 필자는 이미 수 차례 제기한바 있었던 우리의 어문양식의 문제, 즉 우리가 부적절한 동기에서 우리의 글쓰기 양식을 버리고 인위적으로 서양식 가로쓰기로 바꾼 이후 생기는 불합리에 대하여 몇 가지 밝혀두려고 한다.

左右序列의 혼동

사람은 앞을 볼 때 중앙 다음에는 오른쪽을 우선해서 보는 성향이 있다. 그래서 모여있는 자리에서도 最上席의 오른쪽이 그 다음 사람의 자리이고 왼쪽은 그보다 더 아랫사람의 자리인 것이다. 反面에, 함께 모여서 사진을 찍을 때는 사진을 보는 사람을 기준으로 하게 되므로 그 반대가 된다. 그러므로 우리가 읽는 글의 배열에 있어서도, 오른쪽부터 읽기 시작하는 동양과 아랍권의 관습이 더 자연스러운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反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는 서양의 방식은 비록 시작은 덜 자연스럽다 하더라도 '어서 오른쪽으로 돌아가려는' 심리를 불러일으키게 되어, 더 빨리 시선이 움직이고 빨리 글을 읽게 유도한다. 그러므로 서양의 관습은 動的이고 목표에 도달하려는 진취적 성향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시간, 장소를 나타낼 때도 (작고 덜 중요한) 時刻, 번지수 등을 앞에 놓고 (크고 더 중요한) 年度, 국가명을 뒤에 놓으며 人名을 나타낼 때도 大분류인 家族名(姓)을 뒤에 놓는 것 등도 점차 확대적인 것으로 나아가려는 그들의 성향에 무관하지 않다고 하겠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한국의 문화는 이와 같은 서양식의 글 배치를 제대로 된 이해 없이 무작정 받아들이고 있어 곳곳에 무리와 모순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서양식 가로쓰기에서 한 줄을 읽는다면 읽으면서 오른쪽으로 옮겨간 視線은 그곳에 더 오래 머물게 된다. 그러므로 계속해서 읽는 글이 아닌 바에야 왼쪽에 위치하는 것이 우선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는 것이다. 가령 두 사람의 인물사진을 신문 등에 배치할 때 현재의 가로쓰기 편집에서는 윗 서열의 사람을 왼쪽에 배치하곤 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은 오른쪽의 인물사진을 더 '눈여겨' 보게 된다. 이런 것은 본래 사람사이의 서열을 덜 중요시하는 서양인들에게는 문제될 것이 없겠으나 우리의 경우 이상한 모순이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그다지 큰 문제는 아니라고 하자.

인터넷에서의 화면배치를 보면 우리의 '좌우혼동'이 더욱 극명해진다. 사실 옆으로 긴 모니터에서는 우리고유의 세로쓰기 글배치를 한다면 화면을 더욱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영문문서편집용으로 위아래가 긴 모니터가 있었고 지금은 새로이 책읽기 전용 컴퓨터라 할 수 있는 전자책(하드웨어)이 등장하고 있는데 역시 위아래가 긴 형태를 갖추고 있다. 우리의 고유전통을 지키고 있었다면 인터넷과 전자책 시대에 우리는 좌우의 폭이 넓은 모니터 화면에 의해 더욱 풍부하고 효율적인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었는데도 우리는 스스로 그 행운을 버린 것이다. 우리의 인터넷 화면은 오른쪽의 화면을 비우는 경우가 매우 많아 좌우혼동의 우리문화의 허술함이 드러난다. 비워두는 모니터의 화면은 곧 자원의 낭비이다. 또 시선이 더 많이 가는 오른쪽의 화면을 비워둔다는 것은 모르는 사이에 불필요한 피로감을 더하게 한다.

인터넷 언론의 세로쓰기화는 획기적인 합리성 증강

현재의 모든 인터넷 언론은 세로축을 틀로 한 편집형식을 따르고 있다. 여기서 사진을 게재할 때 가로폭이 제한이 있어 가로폭이 넓은 사진은 크기에 제한을 받으나 세로폭이 긴 사진은 크게 확대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세로폭이 긴 사진은 인물 등 그다지 확대할 필요가 없는 사진이나 가로폭이 긴 사진은 풍경 등 확대할 필요가 있는 사진이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만약에 인터넷의 세로쓰기 편집이 가능해진다면 가로축을 기본으로 한 편집을 따라 우리는 가로폭이 긴 사진을 크게 확대해 볼수 있는 합리적인 신문편집을 할수 있다.

왼손잡이 독서문화

이미 우리의 독서문화 전반에는 인위적이고 몰이해적인 서양관습의 도입이 초래한 폐해가 지금은 당연한 듯이 漫然되어 있다. 지금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가로쓰기의 인쇄방식은 오른손잡이가 대부분인 우리 국민에게 책에 대한 불필요한 부담감과 거리감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앞에 책 한권이 놓여있는데 이것이 洋裝本이 아닌 보통 종이 표지의 책이라고 하자. (양장본이라하면 책의 표지를 두껍고 단단하게 만든 책이다. 그러한 책을 洋裝이라 하는 것은 한국과 동양에서는 단단한 표지의 책이 없었다는 것이다. ) 이 책을 한 사람의 앞에 놓고 펼쳐보라고 하면 책이 세로본일 경우 독자는 오른손을 내밀어 엄지로 첫 장을 펼친다. 이 때 다른 손가락들은 손의 움직임에 따라 책이 밀려나지 않도록 받쳐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 출판의 주류인 가로본을 앞에 놓고 펼치라 하면 독자는 왼손으로 펼치거나, 왼손으로 받친 상태에서 오른손으로 펼치게 된다.

여기서 세로본의 책양식은 오른손을 주로 쓰는, 사람의 습성에 자연스럽게 맞추어진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글자의 속성상 가로쓰기가 불가피한 서양의 경우 양장본이 왜 발달했는가가 밝혀진다. 양장본의 표지는 오른손의 손가락끝만으로도 쉽게 들려진다. 상대적으로 왼손잡이의 비율이 많은 그들 서양인들에게도 오른손만으로도 쉽게 펼칠 수 있는 책이 편리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그들의 책은 조금 큰 경우는 대개가 양장본(하드바운드)이다. 그리고 보통 종이표지의 책(페이퍼바운드)은 아예 손아귀에 들어와 한 손으로도 펼칠수 있도록 작거나 책을 접어 오른손으로 후두둑 펼칠수 있도록 얇은 것이 대부분이다.

별것도 아닌 책들이

예전에 어느 신문에는 '별것도 아닌 인생'이라는 소설이 연재되고 있었다. 이 제목은 우리에게 가당찮은 엄숙주의를 조롱하는 듯하다. 그런데 인생도 별 것 아니지만 그런, 사람이 만든 책은 더욱 별것도 아니다. 그런데 그런 우리의 책이 지금 우리에게 지나친 엄숙주의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예전에 컴퓨터의 마우스를 쓸 때 등에 의식적으로 왼손의 사용을 연습해본 바가 있다. 그래서 웬만한 일에는 왼손의 사용을 그다지 거북히 느끼지 않는다. 요전에 시내의 서점에서 책을 구경하면서 필자는 진열된 책들의 내용이 무엇인가 궁금하면 책이 진열되어 있는 상태 그대로 왼손을 내밀어 책표지를 펼쳐보곤 했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니 진열된 책을 그대로 펼쳐보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모두가 그냥 표지만을 보고 지나가든가 두 손으로 책을 들어보는 것이었다.
만약에 우리 주위에 어떤 '별것도 아닌' 사람이 자기에게서 무슨 물건을 받으려면 반드시 두 손으로 받으라고 강요한다고 하자. 그러면 우리는 설사 당장에는 불쾌한 기색을 보이지 않더라도 아무래도 그 사람을 대하기 거북하게 되어 이윽고 그 사람과는 차차 멀어질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금 우리 한국의 모든 책들은 읽어보려면 '반드시' 두손으로 펼쳐보라고 강요하고 있다. 현재 우리의 책들은 거의가 국민중의 소수인 왼손잡이를 위한 책들이다. 우리의 책들은 왼손의 사용을 필연적으로 요구하고 있는데 오른손잡이가 대부분인 우리 한국민이 왼손잡이로 바뀌어지지 않는한 우리는 책을 펼칠 때 반드시 두 손으로 보아야만 한다. 같은 책이라도 의학 책 같은 것처럼 안보면 큰일날 책이라면 그런 경건한 자세를 강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인 심심풀이 소설 나부랑이 주제에 그런 요구를 하니 참으로 가소로운 것이다.
물론 양손을 고루 사용하는 것이 신체건강에 좋다는 의견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그렇다면 철봉 등 운동을 통해서 양손을 고루 발달시킬 것이지 왼손의 훈련을 왜 독서에게 부담시키는가.
전통과 첨단은 결코 不和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우리 고유의 문화 중에 이 첨단 정보통신사회에서 서양문화보다 나은 잇점을 가진 것이 무엇 무엇이 있는가 살펴보고 保全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계속해서 그들 문화에 대한 어설픈 흉내내기에 그친다면 우리는 근대화시대에서 서양보다 뒤쳐진 걸음을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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