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여성인권영화제 ‘고백의 방향’이 20일 막을 내렸다.
지난 9월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열린 올해 고백의 방향에서는 19편의 해외작과 출품공모전에서 당선된 10편의 국내작, 총 29편의 영화를 선보였다.
특히 해외작 19편 중 17편은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영화였다.
<여전히 아무도 모른다>, <일상과 투쟁의 나날들>, <그대 마음과 만나 피움> 고정 섹션 외에도 피움 줌 인과 줌 아웃 섹션에서는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고백의 이면>을 주제로 고백, 즉 말하기가 왜 필요한 것인지, 그것이 누구를 향해 있는 것인지, 그리고 고백 이후는 어떻게 되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들이 상영되었다.
더불어 영화를 더 깊게 살펴볼 수 있는, 영화제의 특별한 토크쇼, 피움톡톡과 감독과의 대화도 진행되었다.
개막작 <헌팅 그라운드>는 미국 대학 내 성폭력의 현실을 고발하는 다큐멘터리로 성폭력 피해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성폭력이란 사건이 사회 구조적인 문제임을 힘 있게 드러낸 영화였다.
생존자들의 단단한 고백의 목소리들이 연대하여 사회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모습은 올해 여성인권영화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고백의 방향’과 맞닿아 있었다.
지난 17일, 영화가 끝나고 진행된 피움톡톡에서는 출연자뿐 아니라 관객들 모두 성폭력 피해생존자들의 연대와 학생, 학부모, 교직원들의 지지가 성폭력 문제 해결에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상영작 중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은 <주님은 페미니스트>였다. 영화를 관람한 관객은 “왜 여자 목사는 없어? 하고 물었던 초등학생에게 모두 그냥이라고 답해주었고, 나도 그냥 잊고 지냈는데…. 지구 한편에서는 누군가가 계속해서 의문을 갖고, 거기서 멈추지 않고 주장하고 세상을 바꾸고 있었다”고 말했다.
여성인권영화제의 극장 앞은 다채로운 이벤트로 붐볐다. 영화 상영 외에도 ‘고백의 방’, ‘당신에게 어울리는 영화는?’, ‘오늘의 고백의 방향’, ‘정치의 방향’, ‘고개의 방향’, ‘고백의 순간’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진행되었다.
아무에게도 전하지 못했던 마음속의 이야기를 남기는 ‘고백의 방’에서는 고백하지 못했던 폭력의 순간, 혹은 고백 이후에 상처받았던 순간, 미안한 마음 등 다양한 고백들이 쏟아지며 큰 호응을 얻었다.
자신에게 해당하는 대답을 따라가다 보면 어울리는 영화를 추천받을 수 있었던 ‘당신에게 어울리는 영화는?’ 또한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받았다.
이 외에도 관객 인기투표인 ‘오늘의 고백의 방향’, 피움족과의 미니게임 ‘고개의 방향’, 포토월인 ‘고백의 순간’, 내년으로 다가온 총선에 우리가 진정 원하는 정치를 탐구해 보는 ‘정치의 방향’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관객심사단에게 가장 큰 점수를 받은 작품에게 돌아가는 관객상은 곽은미 감독의 <열정의 끝>에게로 돌아갔다. 심사위원 최고 점수를 받은 작품에게 수상하는 피움상은 <스와니-1989 아세아스와니 원정투쟁의 기록>이였다.
심사위원들은 “여성노동자들의 용기 있는 투쟁과, 경계를 넘나든 연대를 담아낸 <스와니-1989 아세아스와니 원정투쟁의 기록>은 관객들에게 깊이 있는 감동을 주었다. 여성인권영화제는 당시의 투쟁의 기록이 다음 세대로 이어져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며, 오늘의 우리가 있기까지 뜨겁게 투쟁하신 여성노동자들과 이를 담아낸 감독에게 지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주제가 있는 영화제, 소통하는 영화제, 즐기는 영화제, 함께 만들어가는 영화제, 그리고 행동하는 영화제라는 다섯 가지 모토를 가진 여성인권영화제가 이제 막을 내렸다.
‘고백의 방향’이라는 이번 영화제의 주제처럼 스물아홉 편의 영화에 담아 보낸 여성인권영화제의 고백이 더 깊이, 더 멀리, 그리하여 모든 곳으로 퍼져나가기를 기대했다.
여성인권영화제의 고백은 내년에도 더 깊은 울림으로 갖을 예정이다.
여성인권영화제, 피움은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여성폭력의 현실과 심각성을 알리고 피해자의 생존과 치유를 지지하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한국여성의전화 주최로 2006년에 시작된 영화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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