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그린 연극이 5년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는 15일 광복 57주년을 맞아 극단 '한강'과 함께 오는 31일까지 대학로 소극장 「오늘한강마녀」에서 연극 '반쪽 날개로 날아온 새'를 공연한다고 밝혔다.
지난 95년 광복 50주년을 맞아 처음 무대에 올려졌던 '반쪽 날개로 날아온 새'는 광복을 맞았지만 고통스런 옛 기억과 현실사이에서 괴로워하는 위안부 여성 3명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이 작품은 2년간 모두 1만2천여명의 관객들에게 우리의 '누이이자 어머니'인 종군위안부들의 고통을 일깨워 줬다.
공동 월드컵 개최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일본 정부의 냉담한 반응속에 위안부 할머니들의 절규만이 공허하게 메아리치는 모순된 현실이 공존하고 있는 2002년에 다시 무대에 올려진 것.
정대협은 월드컵을 계기로 일어난 감상적 사고에만 휩쓸려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애써 잊으려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를 바탕으로 이번 연극을 통해 '우리는 왜 잊으려고만 하는가'라는 물음을 국민에게 던진다는 계획이다.
이번 공연은 특히 생존해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 138명이 특별후원자로 등장해 이채를 띠고 있다.
'특별후원'의 의미는 경제적.물적 지원이 아니라, 5년만에 다시 무대에 올려지는 이번 공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는 차원에서 극단측의 요청에 따라 정대협 이 그동안의 활동을 통해 만나 온 할머니들의 이름을 올린 것.
그러나 생존자 중 48명을 제외한 90명은 아직까지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 관계로 이름이 등장하지 않아 위안부들의 아픔을 짐작케 한다.
여기에다 공연 포스터는 지난 95년 초연때와 마찬가지로 화가의 재능을 보여준 바 있는 김순덕 할머니의 그림이 그대로 사용돼 더욱 의미를 더한다.
오지연 간사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목소리가 한.일 월드컵과 양국간 교류협력이라는 큰 파도속에 묻혀가고 있다'며 '5년만의 공연을 통해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진정한 해방의 의미와 남아있는 자의 소명이 무엇인지를 묻고 싶다'고 말했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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