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진입을 방해해온 한국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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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진입을 방해해온 한국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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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존엄성을 외면한 '일꾼 양성소'

우리 교육을 생각하면 “주입, 암기”란 단어가 맨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얼마 전 “한국이 교육 모범국가”라는 ‘IMF 세계감시보고서’의 발표가 인용 보도됐다. 교육과는 전혀 관계없는 IMF의 발표였지만 귀가 솔깃해진 보도였다. 만일 사실이라면 유학 갈 사람들은 떠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석고대죄를 해도 부족한 한국의 교육 정책

IMF에서의 “교육 모범국가”는 후진국 중 한국의 교육이 빈곤탈피에 효과적이었다는 의미다. IMF의 분석처럼 한국은 의식주 해결을 위해 교육을 실시했다. 하지만 빈곤을 벗고서도 호의호식, 입신양명, 부귀영화의 끝없는 욕심에 교육(지식과 학벌)을 이용했다.

한국 교육은 학문연구, 인류사회 공헌, 노약자에 대한 책임의식, 공통복지 실현, 인류 미래를 안내해주는 탐구와 도전과 개척과 모험 정신, 인재(석학) 발굴과 양성에는 소홀하다.

한국 교육은 뛰어난 인재들이 평범한 친구들을 상대로 암기 경쟁하도록 유도했다. 단순한 암기를 통해서 눈앞에 보인 지위나 부를 쉽고 빨리 거머쥐는 근시안적인 인간이나 소인배들로 전락시켰다.

이처럼 남들이 어렵게 이뤄놓은 지식을 얄팍한 암기를 통해 비교 경쟁해서 자기 목적(생계와 출세)에 이용하는 비뚤어진 국민을 수없이 배출해낸 것이 우린 교육이다. 그래서 석고대죄를 해도 부족한 것이 한국의 교육이었고, 교육 정책이었으며, 교육에 휘둘린 채 국민성이 저하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 한국 사회였다.

전문성과 경쟁력을 망쳐버린 집단(전체) 교육

우리 교육이 얼마나 답답한지 군대와 비교해보자. 만일 국방부에서 전군에 똑같은 내용으로 교육이나 훈련을 시킨다면 어떻게 될까? 이는 전군의 정예화나 현대화가 아닌 전군의 무력화가 초래된다.

왜냐하면 모든 군인에게 침투 훈련, 취사장 조리법, 통신장비 기술, 탱크 작동법과 조준 발사, 자동차 운전과 정비, 폭탄의 뇌관 제거, 의무병 교육, 정보 작전 교육 등을 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50만 전군이 15개 이상의 병과를 동시에 훈련과 교육을 받는 것이다.

그리고 교육이 끝나면 자기 분야로 흩어져서 겨우 1-2개만 활용하고 나머지는 잊어버리는 꼴이다. 이에 대한 재정의 낭비, 기회의 낭비, 집중력의 낭비로 인한 국방력의 손실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당연히 수박 겉핥기로 배워서 시험 치르는 장병(학생)들의 성적이야 배운 만큼 높게 나올 것이다.

이렇듯이 우리 국민은 능력, 적성, 장래 희망, 실제 용도에 관계없이 오직 개인적으로 막연히 공부했다. 때문에 개인들이 높은 실력을 지닌 한국은 지능에 의존하는 잡다한 암기 실력은 전 세계에서 월등하다. 올림피아드 대회에서 조기 교육을 받은 한국 초등학생들의 성적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양적 교육과 개인 성적을 위해 엄청난 국가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국가적, 효율적, 합리적인 면에서 효과가 형편없이 미미하다.

이처럼 한국은 개인들이 얻은 얄팍한 지식(무기)과 높은 점수에도 불구하고 자질이나 전문성을 살리지 못함에 따라 교육은 질적으로 엉망이다. 다시 말해서 호미와 삽으로 논밭을 일궈서 가난에서 벗어나자, 역시 호미와 삽으로 마을 뒷산을 개간시키고, 세계무대로 내보내서 불도저와 상대하도록 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엄청난 예산 낭비, 국제경쟁력을 위한 최우수 인재 집중지원 실패와 인재 방치, 수재들의 국외 유출, 개인 평가와 비교에 의지한 교육의 사회적·장기적 효과 외면, 무책임(억지로 가르쳐서 최종 책임은 외면)한 교육, 부작용을 모면하기 위해 일관성 없이 수시로 바뀌는 회피성 교육 정책이 되고 말았다.

오히려 비민주적인 교육으로 일관해버려

한국인들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감수성이 예민하고 적응력이 뛰어난 12년을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선생과 종이(책)와 칠판과 백묵을 쳐다보고 지냈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분야(직업)별 전문성에 관계없이, 각자 타고난 재능에 관계없이, 개인의 수학 능력과 장래 희망에 관계없이 일방적이고 획일적이고 형식적인 교육을 반 강제로 받았다. 그래서 피로와 피곤에 지친 학생들은 대학에서 학문 연구보다는 놀기에 바쁘다.

인간의 두뇌는 지식을 저장해두는 보관창고(컴퓨터)가 아니다. 지시된 작업을 수행하는 기계(로봇)도 아니다. 인간은 수많은 지식을 활용하고 조합하고 유기적으로 연결해서 응용하고 개척하고 탐구하고 도전하는 등 수없이 많은 것을 바꾸고 발전시킬 수 있는 존엄한 잠재력을 지녔다.

뿐만 아니라 자신 스스로를 반성하고, 세상을 두루 살펴보고, 다양하고 특이한 경험을 해보고, 자기 한계를 인식하고, 한계나 능력 이상에 도전해보고, 행복한 인생을 영위하고, 아름다운 사회를 지향하고, 자기 가치 실현을 위해 자발적으로 선택하고 집념을 발휘해서 원하는 미래를 만들 수도 있다. 자신 스스로 사회와 후손의 미래와 인생을 설계하고 변경하고 만들면서 수없이 점검하는 기회도 필요하다.

청소년기는 세상, 인간, 사회, 인생, 자신에 대해 깊고 다양하게 사색, 상상, 고민, 연구해야 할 때다. 그런데 우리 교육은 인간을 아침부터 밤까지 학교에 가둔 채 생각 기회를 빼앗는다. 때문에 학생들은 자율적, 자발적, 능동적 자세는 물론이고 자기 존엄성을 인식할 겨를조차 없다. 그리고 그대로 국민의식 수준으로 고착되어버렸다. 한마디로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한 채 이미 만들어서 제공된 외길만을 걷도록 공식처럼 설계되어버렸다.

한국 학교는 존엄성을 외면하는 '일꾼 양성소'

인간은 생각함으로 해서 존엄하다. 그런데 한국의 교육은 학생들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 자체를 원천봉쇄하고 있어서 존엄한 국민성이 싹을 트기 어렵다. 앞으로 교육은 학생들에게 다양하게 생각할 기회를 줘야 한다. 세상을 두루 살필 재료를 제공해야 하며,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고 스스로 영위하도록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어른들에 의해서, 교과서에 의해서 무작정 길들여지고 주입된 꽉 막힌 머리통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선택하고 책임지는 존엄한 인간이 되도록 튼튼히 밑받침을 해줘야 한다.

각자의 존엄성이 뒷전으로 내밀린 교육은 단순히 길들여지는 일꾼 양성소일 수밖에 없다. 결국 인간이 주도하는 시대와 사회와 문화가 아니라 인간이 시대나 사회나 문화에 끌려 다니며 원망하는 등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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