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제주동부경찰서에서 있었던 행사가 ‘철저히 폐쇄적인 그들만의 리그’로 진행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이에 제주지역 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지역 치안보고와 주민 의견을 듣는 '열린 보고회'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소통하기 위한 취지의 행사로 진행됐다.
즉, 경찰과 주민들과의 소통을 나누면서 의견을 교환하겠다는 긍정적 취지.
그러나 실질적 행사는 소통이 아닌 전형적인 불통행사로, 생색내기에 급급한 ‘그들만의 리그’로 추진되었다는 것.
한 취재기자가 당일 행사장 출입구의 안내 경찰관에게 참석 가능 여부를 물었더니 해당 경찰관은 “사전에 초청된 인원만 참석할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는 것.
이날 주민들과 소통을 하겠다는 취지 행사가 사전에 참석여부를 경찰 자체적으로 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특히 이날 행사는 주민들과 소통을 하겠다는 뜻 깊은 취지의 행사임에 불구하고, 웬일인지 지역언론에 철저히 함구했다는 사실 자체도 의아심을 자아내고 있다.
결국, 이번 행사는 결국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 채 전형적 보여주기식 행사라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
그런데 더 아이러니 한 것은 해당 보고회와 관련된 보도자료를 오후 3시에 제주경찰이 각 언론사에 배포했다는 것.
이날 각 언론에 보낸 보도자료에서는 ‘주민이 주인공으로 참여하는 열린 보고회를 두고 참여 주민들이 신선하다, 경찰이 참 많이 변했구나, 주민과의 소통노력을 더 기울여주길 바란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주민들을 배제하고 경찰과 연계된 단체만 참석하게 한 후 마치 주민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식으로 단어와 문장을 자화자찬식의 미사여구(美辭麗句)를 나열한 것.
해당 취재 기자가 현장을 재차 확인해 본 결과 사전에 초청받은 주민들 대부분 경찰서와 협력 관계에 있는 단체 위주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이를 취재한 기자는 “협력단체에 속한 20여명을 포함해 주민자치위원, 자율방범대, 청소년단체, 장애인단체 등 사전에 초청된 45명이 참석했다”고 말했다.
즉, 사실상 협력기관 초청 비공개 간담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라는 것.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 개방적 행사가 알고보니 철저하게 폐쇄적인 ‘그들만의 행사’였다는 것.
세계적 흐름이 민주적인 행정시스템과 상하좌우 격이없는 소통을 중시하는 추세로 흘러가는 분위기인 가운데 제주경찰의 이러한 작태는 참으로 안타깝고 아쉽기만 하다.
한편, 민중의 지팡이로 불리면서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제주경찰의 모습을 언제쯤 볼 수 있을지 참으로 궁금하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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