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우리 같이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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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우리 같이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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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각하세요?”
“5년이면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인생을 70이라고 생각한다면 20년은 학교를 다니고 결혼하기 전에 10년은 그냥 보내고 40년이라면 5년은 인생의 8분지 1을 같이 산거잖아요. 포기하지 말아요. 나도 5년간 남자와 사귀다가 남편과 이혼하고 같이 사는데 너무 행복해요. 진짜 사랑을 느끼고 있어요.”
“그래요. 나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그렇게 해서 힘이 없던 어깨에 힘이 솟구쳤다. 훈이는 한참 잘 나갈 때 아무도 몰래 사둔 땅을 팔기로 생각했다. 땅은 임야로 십여 년 전에 친구들과 함께 싼값으로 사둔 게 있었다. 몇 달 전에 팔라고 연락오기는 했으나 안 판다고 거절한 적이 있었다. 앞으로 이산 옆으로 4차선 도로가 나면 몇 배는 남을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다. 큰돈은 아니지만 2억 정도는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 돈이라면 조그마한 아파트를 전세 얻을 수 있을 것만 같고 연지이가 좋아하는 전축도 들여놓고 밤이면 음악을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훈이는 지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남편이 집에 있는지 꺼져 있었다. 언제나 집에 있을 때는 전화를 꺼 두었다. 이런 탓으로 5년이란 세월을 두고 남편에게 들키지 않았다. 물론 훈이가 토요일과 일요일에 절대 전화하지 않는 덕분이기도 했다.

일요일은 훈이에게 너무나 길고 긴 시간이었다. 어서 만나 땅을 팔아 같이 살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견딜 수 없었다. 우선 땅을 팔아달라는 전화를 관리인에게 했다. 임자를 만나면 2억 정도는 손쉽게 팔 수 있다고 했다. 아무튼 많이 받고 팔아 달라는 주문을 하고 나니 지나와 한 지붕 아래 살 수 있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 전화해 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놓고 다시 카페로 올라갔다.

“마담, 당신이 시킨 대로 그 여자와 같이 살려고 해. 결혼을 하면 연락하지.”

아메리카 커피는 그 어느 때보다 맛이 있었다. 연지이가 목욕탕을 간다면서 연락이 왔다.

“만나서 할 얘기가 있어. 꼭 만나야 해. 어디로 갈까?”
“무슨 일이 있어요?”

연지는 몹시 놀랐다.

“만나고 싶어서.”
“목욕 가는 중인데 이쪽으로 오시겠어요.”

훈이는 부리나케 택시를 타고 연지의 동네로 달려갔다. 연지는 무슨 일이냐며 놀랬다. 연지를 만나자마자 숨도 돌리지 않고 말했다.

“우리 결혼하자.”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훈이의 말에 연지는 놀랬다.

“돈 있어?”
“응, 있어.”
“아파트 살 돈?”
“응, 큰집은 아니더라도.”

지나에게는 얼마나 기다리던 대답이었는지도 모른다. 연지는 깡충깡충 뛰고 싶었다.

“내 이름으로 사 줄 거지?”
“그건 왜?”
“아이, 나중에 나 밉다고 쫒아내면 나는 어디로 가?”
“내가 살자고 달려드는데 쫒아낼까?”
“그래도 모르지.”
“알았어. 그렇게 해 줄게”

훈이는 구두 약속을 했다. 연지는 훈이가 얼마나 돈을 가지고 있는지 몹시 궁금했는지 집요하게 물어댔다. 지금까지 만날 때마다 돈 없다고 죽는 소리를 하던 훈이였다.

“땅을 팔기로 했어.”
“얼마나 되는데?”
“2억은 받을 거야.”
“2억이면 아파트도 못 사잖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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