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감독 선동렬, 성공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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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감독 선동렬, 성공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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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시절의 화려함 이어 나갈까?

 
   
  ▲ 선동렬 감독 취임식 장면  
 

스포츠에서 감독이란 존재가 팀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특히 야구에서의 감독이란 존재는 다른 스포츠보다 훨씬 더 큰 영향력을 갖고 있고, 절대적인 권력을 가지고 있다. 선수들의 일반적인 훈련과 팀 구상은 물론이고, 경기 속에서 투수들의 구질과 타자들의 움직임을 모두 컨트롤하며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바로 야구 감독의 자리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는 새내기 초보 감독 하나가 '사령탑' 자리에 오르며 시즌 전부터 수많은 화제를 몰고 다녔다. 삼성 라이온즈의 12번째 사령탑에 선임된 선동열(42) 감독이다.

'무등산 폭격기', '국보급 투수' 등의 닉네임이 알려 주듯 그는 한국 프로야구사 최고의 투수로 명성을 날렸다. 또 96년 일본 프로야구로 건너가서는 주니치 드래곤즈를 우승으로 이끌며 '나고야의 태양' 으로 불린 최고의 선수였다.

세 차례의 0점대 방어율을 작성하고, 3차례의 시즌 MVP, 그리고 지난 89년부터 91년까지 3시즌 연속 투수부분 4관왕을 달성한 당대 최고 투수 선동열. 선수로서 모든 것을 다 이뤘던 선동열 감독은 감독으로서도 현역 시절 못지않은 '최고'가 될 수 있을까?

지난해 11월 스승인 김응룡(현 삼성 라이온즈 사장) 전 삼성 감독으로부터 사자군단의 사령탑 자리를 물려받은 선동열 감독은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과 최고의 선수들로 팀을 구성해 이번 시즌에 일찌감치 우승 후보로 꼽히며 타 구단들의 '공공의 적'으로 명명된 바 있다.

구단은 99억원을 쏟아부으며 현대의 우승 주역인 심정수와 박진만을 영입해줬고, 팀 내 FA이었던 김한수, 임창용, 신동주 등을 모조리 잡아주며 최강의 전력을 만들어줬다.
여기에 선동열 감독의 둘도 없는 지기인 한대화(전 동국대 감독)를 수석 코치로 부임시켜 선 감독의 지휘력을 돕는 등 모든 지원을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최고의 선수들을 구성했고, 최고의 코칭 스탭와 남 부럽지 않을 프론트, 구단의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까지 우승을 위한 모든 준비를 끝낸 토대에 선동열 감독은 이제 어떤 색의 그림을 그리며 삼성을 이끌어 갈 것인가. 

 
   
  ▲ 선동렬 감독  
 

선발투수 5회전에 내려온 적 없어

우선 지난 14일까지 9경기를 치르며 나타난 선동열식 야구의 키워드는 '믿음의 미학'이다. 한 예로 지금까지 9차례의 경기를 하는 동안 팀의 선발진이 5회 이전에 마운드에서 내려온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에이스인 배영수가 두 차례 완투 경기를 선보였고, 선발을 구성하고 있는 해크먼과 바르가스, 임창용 등도 자신의 몫을 책임지는 경기를 펼쳤다.

특히 지난 5일 열렸던 LG와의 경기에서는 선발로 나선 해크먼이 5회에 급격한 난조를 보이며 4실점해 분명히 무너졌음에도 불구하고 선 감독은 마운드에조차 올라가지 않았고, 시즌 첫 패를 당했던 7일 경기에서도 투수진들에 대한 믿음과 신뢰의 야구를 펼쳤다.

이렇게 확실한 믿음의 야구를 펼치는 것은 선동열 감독의 투수 교체론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선 감독은 '투수는 항상 좋았을 때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한다. 그래야 다음에도 그 분위기를 이어 좋은 리듬을 유지 할 수 있다'는 확고한 지론을 갖고 있다.

우선 그의 이러한 투수 운용론은 6개월을 달려야 하는 장기 레이스에서 팀의 투수력이 중심을 지키는데 유리하게 작용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선발 투수들은 정해진 등판일 때문에 중간 계투나 마무리에 비해 몸 상태를 유지시키기가 편하다.
그런 선발 투수들이 한 경기에서 책임져야 할 최소 이닝을 지켜주게 되면 허리와 마무리 등의 계투조가 무리한 등판을 피할 수 있어 전체적으로 투수진이 안정을 찾을 수 있다.

물론 삼성의 선발진이 8개 구단 중 최강에 속하기 때문에 이러한 야구를 펼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감독이 가지고 있는 투수 운용론에 '믿음'이란 기초가 다져져 있지 않으면 쉽지 않은 얘기다.

시즌 초반 선동열 감독의 이러한 투수 운용이 탄력을 받으면서 더욱 탄탄해진 중간 계투진이 힘을 발휘하고 있고, 선발 투수들도 감독의 의도대로 자신의 책임을 다하면서 팀 방어율 1위를 질주하며 공략하기 힘든 탄탄한 투수력을 가진 팀이란 이미지를 심는 데 성공 했다.

이렇게 투수력이 힘을 받으며 상위권을 유지하는데 큰 응원이 되고 있다면, 최강임을 자부하던 팀의 타선은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팀 타율도(14일 기준) 두산에게만 처졌을 뿐 3할을 웃도는 화력을 자랑하고는 있지만 뭔가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 선동렬 감독  
 

타선 운영 능력과 작전력은?

현재 삼성은 박진만의 부상으로 하위 타선의 조직력이 많이 약해진 상태다. 김재걸이 대신 유격수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타율 뿐 아니라 전체적인 야구 센스가 뒤지기 때문에 공격의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선수들의 능력에 뒤처지게 되면 작전과 용병술등으로 뒷받침을 해야 하는데, 그 역활을 전적으로 감독의 몫이다.

부상 선수나 팀 전력에 공백이 생길 경우, 감독이 어떻게 조직력을 새롭게 만들어내며, 그 부분을 해결하느냐가 중요하다. 이 경우 선동렬 감독은 수비가 좋은 김재걸을 계속 기용하면서 먼저 수비에 대한 불안을 최소화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뒤떨어지는 김재걸의 공격력과 작전 수행 능력은 팀의 공격 흐름을 끊는 결과를 수 차례 가져왔다.
그 순간 적극적인 선수 교체나, 감독의 용병술이 나왔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지시 없이 흐름을 이어간 부분은 아직 타자들, 특히 공격에서의 감독의 역활에 대해 미숙한 부분이 없지 않아 보인다.

특히, 배영수가 완투패를 당했던 현대와의 경기에서 7회 양준혁과 심정수가 안타와 사구로 출루 하면서 무사 1, 2루의 역전 찬스를 맞았을 때 김한수가 병살로 물러나고 김종훈은 삼진을 당하며 기회를 날려버린 경험은 적극적인 선수교체나 작전 등이 아쉬웠던 대목이다.

물론 팀의 5번을 맡고 있었던 김한수에게 보내기 번트 등의 작전보다는 강공이 어울렸지만, 경기가 팽팽한 투수전이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김한수의 타격 사이클이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작은 틈을 노리는 작전 야구가 팽팽한 경기에서의 승패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었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았던 장면이다.

하지만 지난 14일 기아와의 경기에서는 선동렬식 야구인 '믿음의 미학'을 다시 상기시키는 장면이 나왔었다.

이날 경기는 양팀의 에이스인 배영수와 리오스의 치열한 투수전 펼쳐지고 있었는데, 경기 후반 무사 1, 2루의 황금같은 찬스에서 최근 1할대의 빈타에 허덕이고 있었던 심정수의 타석이 돌아왔다.
1점이 소중한 상황에서 작전도 나올법 했고, 대타등의 교체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선 감독은 별다른 작전 없이 심정수에게 맡겼고, 심정수는 팀의 4연승을 이끄는 3점 홈런을 쏘아올렸었다.

선동렬 감독은 그 선택의 순간에서 슬럼프에 빠졌었던 심정수의 능력을 믿고 어렵게 잡은 찬스를 맡겼고, 그런 심정수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선동렬 감독의 선수에 대한 '신뢰의 야구'가 빛을 발했던 순간 이였다.

위와 같이 기나긴 페넌트레이스 중 선수들의 능력에 의해 승부가 판가름 나는 경기도 많지만, 감독의 작전력과 용병술에 의해 승부가 나는 경기도 적지 않다.
앞으로 수 없이 다가오는 이러한 상황 상황들을 얼마만큼 잘 대처하고 효과적인 선수 운용으로 좋은 경기를 만드느냐는 전적으로 감독의 몫이다.

작전의 야구가 필요한 시점이 있고, 선수들을 믿는 야구가 필요한 순간도 분명이 존재한다. 이러한 무수한 상황에 대해 얼마만큼 현명한 판단과 직관력을 보이느냐가 바로 팀의 성적과 좌우하는 감독의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는 것이다.  

 
   
  ▲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선동렬 감독  
 

아직 10 게임도 채 치르지 않았고, 그의 야구 색깔을 살펴보거나 그가 지휘했던 전지 훈련의 성과를 논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것은 선 감독이 시즌 초반 삼성을 이끌어 가고 있는 핵심은 '믿음'의 야구라는 것, 그리고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며 신세대 감독다운 열린 마음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선수로서 모든 것을 이뤘던 선동열 삼성 라이온즈 감독. 과연 그가 감독이란 자리에서도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며 삼성의 우승 목마름을 해소시켜 줄지, 올 시즌 프로야구를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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