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난소낭종의 수술 기준은 종양 크기를 6cm 선으로 잡고 있다. 크기가 1~4cm 정도일 경우엔 경과를 관찰해보자는 진단을 내린다. 자연히 치료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녀의 난소낭종은 8cm로 수술 아닌 다름 방법으로 치료하기에는 부담스러운 크기였다. 자궁 직경이 평균 8cm라고 보면 그녀의 경우는 자궁만한 크기의 혹이 직경 3cm의 난소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다고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다닐 때 갑자기 생리통이 너무 심해져서 병원응급실에 실려 간 적이 있었어요. 그때 제 왼쪽 난소에 10cm 크기의 물혹이 있는데 수술해야 한다고 해서 물혹과 난소를 수술했고, 그 이후론 생리통이 없어졌어요. 그렇게 끝났으려니 했는데 얼마 전 다시 생리통이 심해 병원에 갔는데, 이번엔 오른쪽에 물혹이 생겼대요. 이제 저는 어쩌면 좋아요? 오른쪽 난소마저 잘라내면 난소 기능이 완전히 없어지는 건데 그러면 임신도 할 수 없게 되잖아요? 아직 결혼도 안했는데….”

겨울비가 간간이 뿌리던 12월 어느 날, 난소낭종으로 마음고생을 해오던 환자가 찾아왔다. 26살의 한창 아름다운 나이의 여성 Y씨. 오랫동안 병에 시달려온 탓인지 첫인상이 몹시 지치고 우울해 보였으며,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피부 또한 푸석푸석해보였다.

수년 전 응급수술로 왼쪽 난소를 절제하고, 이제 26살로 결혼에의 꿈을 가꾸어가던 중 또 오른쪽 난소에 무려 8cm에 이르는 난소낭종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은 절망적인 상황 앞에서 그녀는 답답함과 걱정으로 흐느끼느라 말도 제대로 잇지 못했다. 나에게 왔을 당시에는 산부인과에서 차마 수술은 권하지 못하고 주사기로 낭종 속의 물만 뺀 상태였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그녀의 난소낭종이 기형종이 아니라 단순 낭종이라는 점이었다.

외동딸을 극진히 사랑하는 아버지와 함께 왔었기 때문에 더욱 기억에 남아있는 그녀.

“이렇게 낭종이 커질 때까지 모르고 계셨다니, 정말 안타깝네요.”
“선생님, 우리 아이, 수술 않고 어떻게 좀 고칠 수 없을까요?”

그녀의 아버지는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했지만, 눈시울이 붉어지자 조용히 진료실을 나갔다.

이전에 수술 받을 정도로 난소에 문제가 심각했다면 최소 6개월에 한번씩은 정기적으로 산부인과의 검진을 받아야 한다. 이 주의사항을 철저히 하지 못한 점이 그녀의 잘못이라면 잘못이라고 할 수 있었다. 난소의 이상 반응을 초기에 발견했더라면 한방치료로 쉽게 치료할 수 있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컸다.

병력을 들어보니, 그녀의 난소와 자궁 기능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증거가 속속 드러났다. 오래 전부터 하복통과 변비, 생리통이 심했고 생리전이면 푸석푸석하게 잘 붓는 편이었으며 항상 피로감을 느낀다고 했다.

특히 대학 졸업하고 취직을 한 이후로 직장 스트레스 때문인지 가슴이 답답하고 벌렁거리는 증상이 수시로 나타났고 고질적이던 생리불순과 생리통이 더욱 심해졌으며 생리 혈이 덩어리져서 나오는 현상도 자주 있었고, 손발과 하복부가 찬데다 손바닥에는 땀이 많이 난다고 했다.

산부인과에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난소낭종의 수술 기준을 6cm로 잡고 있다. 크기가 1~4cm 정도일 경우 그냥 두고 경과를 관찰해보자는 진단을 내린다. 자연 치료가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녀의 난소낭종의 크기는 8cm로 수술외의 방법으로 치료하기에는 부담스러운 크기였다. 자궁의 직경이 평균 8cm라고 보면 그녀의 경우는 자궁만한 크기의 혹이 직경 3cm의 난소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다고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날 수술 받은 적이 있다는 10cm짜리 낭종 역시 상당한 크기였다. 이렇게 낭종이 커지면 그 무게 때문에 아래로 처지게 되고, 경우에 따라선 ‘경염전’이라 하여 비틀려 꼬이면서 급격한 복통을 유발한다.

다른 난소낭종 환자들의 경우도 급격한 복통으로 응급실로 실려 갔다가 난소낭종으로 진단받고, 응급 수술을 받은 사례가 왕왕 있었다.

‘아직 미혼인 저는 2년 전에 오른쪽 난소에 혹이 있어 수술을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2년이 흘러, 지난 겨울 건강진단 결과 왼쪽 난소에 또 혹이 있다는 진단을 받게 되었지 뭐예요. 너무 기막힌 일이었어요.

더 크기 전에 복강경으로 수술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중에 우연히 인터넷신문을 보다가 이은미 박사님을 접하게 되어 처음에는 무작성 찾아가 진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2개월이 지나 오늘 병원을 찾아갔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저보고 왜왔냐고 묻더군요. 왜 그런가 했더니 혹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거였어요. 저도 믿어지지가 않아 몇 번을 물어보았습니다.
"어, 진짜 없어요? 오른쪽도 없고 왼쪽도 없고요?"
이러면서 말이에요. 한쪽에 생기면 다른 한쪽도 생긴다고해서 노파심에 괜찮았던 오른쪽까지 물어봤답니다. ㅋㅋㅋ

항상 자상하게 상담해주시고 용기를 주신 원장님께 너무 감사드립니다.
그리구 치료실 간호사 선생님들도요. 항상 밝게 맞아주셔서 가는 제 마음도 편안했답니다. 아직 남아있는 약도 마저 열심히 먹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

감사 메일을 보내온 K씨의 경우는 내원했을 당시 낭종의 크기가 6cm로 복강경 수술을 권유받은 상태였지만 2개월간의 치료로 완치 진단을 받은 정말 모범적인 케이스였다.

절박한 심정으로 일주일에 세 번씩, 빠지지 않고 멀리 지방에서 치료받으러 오던 그녀의 정성을 생각하면 완치진단이야말로 그녀에게 주어진 최고의 선물, ‘우등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많은 사례가 있었지만 내원 당시 10cm내외의 난소 기형종을 진단받고 왔던 H씨의 경우가 아쉬운 케이스로 기억에 뚜렷이 남아있다. 그녀는 48세의 미혼여성으로 자궁을 한번도 써 본 적이 없는 그야말로 ‘깨끗한’ 여성이었다. 거기다 생리통이나 생리불순, 소화 장애 등 아무런 자각증상도 전혀 없이 편안한 삶을 살아오다 친구 따라 갔다가 우연히 받게 된 산부인과 검진에서 무려 10.2cm의 거대한 난소낭종을 발견했다고 한다.

혼비백산했지만, 아무런 자각증상이 없었기 때문에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서 너무나 힘들어했던 그녀.

당연히 수술 권유를 받았음에도 아직 미혼인지라 배에 칼을 대는 것이 무엇보다 두려워서 한방치료를 먼저 받아보기를 원했다. 극심한 피로감과 현기증으로 결국은 수술을 받았지만, 1년만 일찍 산부인과 검진을 받았더라도 자궁을 들어낼 정도로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이런 여러 가지 사례에서 볼 때, 가임기의 여성들은 미혼이든 기혼이든 누구나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으로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챙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갑자기 생리통이 심해졌다든지, 생리가 그치지 않는다든지... 이런 증상이 생긴 연후에는 이미 수술외의 방법으로 치료하기에는 늦은 경우가 많다. 조기 진단이야말로 조기 치료와 예방의 첩경이라는 것,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Y씨의 가장 큰 문제는 이미 수술 받은 왼쪽 난소에 이어 오른쪽 난소낭종을 제거하게 되면, 난자를 만드는 난소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된다는 점이었다.

그녀를 담당했던 산부인과에서도 미혼인 그녀의 입장을 생각해서 차마 수술을 권하지 못하고, 주사기로 낭종 속의 물을 빼는 응급처치만 한 상태였다. 그녀가 나를 찾아온 시기는 산부인과에서 낭종의 물을 두 번 빼낸 후였다.

진찰이 끝난 후 나는 그녀에게 12주 난소낭종 치료 프로그램을 처방했다. 그녀의 아버지가 더욱 적극적으로 권유했다. 수술만 아니라면 모든 가능한 방법을 다 써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나또한 그녀 아버지의 간절한 마음 못지않게 정성껏 그녀를 치료하기로 다짐하였다.

스스로 생리기능을 운영하기 어려울 정도로 지쳐있는 그녀의 자궁과 난소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자궁과 부속기의 어혈을 풀어주어 기혈순환을 활발하게 만들며 전신적인 생리기능의 활성화와 노폐물 배출로 난소가 스스로 배란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 ‘시스템 회복’ 치료가 얼마나 빨리 낭종을 줄여줄 수 있을 지는 장담할 수 없었지만 그녀의 젊음과 절박한 심정이 오히려 치료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치료를 시작한 지 6주가 지난 2월 초, 생리가 있었고, 일단 생리통이 많이 줄었다는 희망적인 조짐이 보였다. 치료 받는 동안 그녀의 생리에도 많은 변화가 보였다. 다음 달에는 양은 많지 않지만 과거와 달리 덩어리 등이 보이지 않고, 색이 좋아졌으며, 생리통은 아예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다음 달엔 거의 정상적인 생리를 보였다.

마무리 치료 기간인 6주 뒤, 전반적으로 몸 상태가 좋아지자 나는 그녀에게 예전에 진단 받았던 산부인과에서 다시 검진을 받게 했다.

그런데 그녀를 온통 절망에 빠뜨렸던 바로 그 낭종이 거의 없어지고, 낭종이 있던 자리에는 흐릿하게 어혈이 고여 있는 흔적만이 남아있다는 놀라운 진단을 받게 되었고, 그녀는 울먹이면서 바로 이 기쁜 소식을 알려왔다. 그 동안 그녀의 마음고생과 노력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간호사들도 자기 일처럼 함께 기뻐했다.

이는 물론 내가 그녀를 위하여 처방한 난소낭종 치료 프로그램대로 열심히 치료를 받은 결과이기도 했지만, 우선 반드시 치료하고야 말겠다는 환자 본인의 의지의 결과라고 생각하여 나는 그녀와 그 아버지께 깊이 감사했다. 그 뒤로도 그녀는 남아있는 어혈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하여 마지막까지 충실히 치료를 받았다.

그녀를 마지막으로 진료한 건 그녀를 처음 만난 지 6개월째 되는 5월이었다. 이제 그녀의 자궁은 누구보다도 건강한 아이를 임신할 수 있는 상태로 호전되어있었다. 그녀의 바람대로 이제 엄마가 될 수 있는 완벽한 준비가 된 것이다. 그런 그녀에게 결혼을 하려면 이렇게 몸이 좋을 때 빨리 하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진심으로 그녀가 어머니가 된 모습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

난소낭종의 치료에 있어서 치료기간으로만 보자면 수술하는 게 빨리 완쾌되는 듯하지만, 수술로 인해 자궁과 난소는 상하고 지치게 된다. 아주 건강한 사람이라면 난소 속에 물혹이 생길 리도 없지만, 물혹이 생겼다고 하여 수술부터 하게 되면 난소와 자궁의 기능이 현저히 떨어진다.

‘안녕하세요... 예전에 치료받았던 A입니다.
원장님과 여성한의원의 간호사 선생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그리고 난소낭종으로 마음고생을 하고계실 분들을 위해 이 글을 씁니다.

저는 20대중후반으로 난소낭종 치료를 위해 지난 4월 중순경부터 2달여간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물론 은하수와 조경단도 겸했구요.....
2주가 경과된 후부터 몸이 불필요하게 붓던 것도 줄기 시작했고...변비도 없어졌고...늘 몸이 피로하던 것도 많이 좋아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두 달여간을 치료를 받다가 시간이 계속 나질 않아 한두 주 한의원을 가지 못하고, 일단 병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검사결과...낭종의 흔적도 찾아볼 수가 없다더군요...
의사선생님 왈..."난소낭종 있었던 거 맞아요?"
얼마나 감사했는지...
한의원을 찾아가서 원장님을 뵙고 인사를 드려야 했지만...계속 시간이 나지 않아 이렇게 글로 먼저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정성껏 치료해 주셔서 감사드리구요...
언제 시간나면 찾아뵙고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원장님과 간호사선생님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직장생활과 야간대학 진학 등으로 수년째 과로에 과로를 거듭하다가 급기야 생리통이 심해져서 찾게 된 산부인과에서 난소낭종 진단을 받고 내원했던 S씨의 감사 메일이다.

지금까지 우리 한의원에서 난소낭종을 치료받은 환자들은 치료가 끝난 뒤, 대부분 산부인과 진찰을 통해 A씨의 경우처럼 ‘난소낭종이 있었던 게 사실이냐?’는 반문까지 받았다고 한다. 근본적인 원인 치료가 이뤄지다 보니 수술요법이 아니라도 이렇게 말끔하게 사라져 버릴 수 있는 것이다.

썩은 가지만 잘라낸다고 해서, 나무가 건강하게 자라는 것은 아니다. 나무가 무럭무럭 자랄 수 있는 뿌리가 가장 중요하고, 일단 썩은 가지가 생겼을 때는 ‘왜 이런 일이 생겼나’ 하는 원인 규명이 선행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난소에 생긴 물혹도 이것을 잘라낸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물혹이 생기게 된 원인 치료, 즉 난소와 자궁이 건강해지고 기혈순환이 잘 되어야 비로소 완치라는 진단을 내릴 수 있고 또 재발하지 않는 것이다. 원인이 없는 결과는 있을 수 없는 법이다.

평소 생리통과 생리불순 등 생리 기능을 잘 살펴서 문제가 생기면 조기에 해결하도록 하자.

‘기통즉불통, 기불통즉통(氣通則不痛, 氣不通則痛)’ 즉 기가 소통이 잘 되면 아픈 곳이 없고, 기가 소통이 되지 않으면 아픈 곳이 생기게 마련이다. 내 몸의 기의 흐름, 그것을 감지하는 것이야말로 바로 건강해지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