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헌을 통해 보는 우리 외교의 현주소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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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헌을 통해 보는 우리 외교의 현주소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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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헌 작고 100년, 우리 외교력의 현재를 돌아봐야 할 때

^^^▲ 황준헌(黃遵憲, 1848-1905)^^^
100년 전인 1905년 3월 28일, 봉건적 전통에 젖어 있던 중국을 개혁하고자 노력했던 선각자이자 중국고전시 최후의 위대한 시인이었던 황준헌(黃遵憲, 1848-1905)이 작고했다.

서양 제국열강의 중국진출이 본격화되던 시기 가장 변화의 중심이 됐던 광둥(廣東)성 자잉(嘉應)에서 태어난 황준헌은 1876년 향시에 급제한 이후 이듬해부터 외교관으로서 4년간 일본에서, 1882년부터 3년간 미국에서, 1889년에는 다시 영국, 싱가포르 등지에서 20 여년간 세계각지를 돌아다니며 중국의 문명을 서방에 홍보하고 재미화교의 권익보호를 위해 힘쓰는 등 많은 업적을 남겼다.

특히 황준헌이 조선의 수신사 김홍집(金弘集, 1842-1896)에게 1880년에 건네준 <사의조선책략(私擬朝鮮策略)>은 당시 뿐만 아니라 오늘날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를 이해하는데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기도 하다.

1894년 귀국한 후 강유위(康有爲), 양계초(梁啓超) 등과 함께 입헌군주제의 유신변법운동을 주창하지만 1898년 이홍장(李鴻章)과 서태후(西太候)의 무술정변으로 그 뜻이 좌절된 후 고향으로 낙향해 후진교육에만 전념하다 57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황준헌이 죽은지 100년이 지났지만 동북아정세는 그가 <조선책략>에서 언급한 상황과 크게 달라지지 않고 여전히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이 한반도를 중심으로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조선책략>에서 황준헌은 러시아의 침략을 막기 위해서 조선이 일본과 연대하고 특히 미국과는 조약을 체결해 우방으로 삼으면서 많은 도움을 구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황준헌은 지나치게 러시아를 경계하기에 급급해 청나라와 일본에 대한 정세파악은 정확하지 못했으니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연승해 결국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는 동안 청나라는 조선에 아무런 힘도 돼주지 못했다는 역사적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물론 125년 전에 쓴 황준헌의 <조선책략>은 주변 열강들 사이에 힘의 균형을 만들고 부국강병을 통한 자강을 도모하라는 전략으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자력 없이 남의 힘을 이용하는 책략만으로는 주변 열강의 희생물로 전락 할 수 밖에 없음을 우리에게 시사해주고 있기도 하다.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6자회담, 고구려사 왜곡에서 보여지는 중국의 중화패권주의 움직임, 독도문제와 역사교과서 왜곡을 통해 보는 일본의 보수우경화, 한미공조의 변화되는 틀 속에서 우리나라의 외교전략은 어떤 지향점을 갖고 어떻게 힘의 균형을 만들며 자강의 길을 모색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우리의 외교력의 현 주소가 아직은 빛을 숨기고 어둠을 길러야 한다는 도광양회(韜光養晦)의 지점에 있는 것인지, 아니면 제 목소리를 분명히 내며 우리의 국익을 적극적으로 도모해야 하는 유소작위(有所作爲)의 지점에 와 있는지도 심사숙고해 봐야 할 대목이다.

상황은 황준헌이 <조선책략>이 씌여질 당시보다 남북으로 분단돼 있어 더욱 악화됐고 냉전 이데올로기와 군사, 경제적 이해관계가 뒤얽혀 복잡하기의 정도는 더욱 심화돼 있다. 황준헌이 당시 우리에게 건넨 전략이 러시아의 남하를 막기 위해 친중국(親中國), 결일본(結日本), 연미국(聯美國)이었다면 지금 우리가 방(防)해야 것은 무엇이고 또, 우리가 친(親)하고 결(結)하고 연(聯)해야 하는 세력은 어떻게 변화돼 있는가 하는 물음을 던져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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