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스티치아'의 저울 내동댕이친 비겁의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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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티치아'의 저울 내동댕이친 비겁의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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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변으로 정의의 저울 중심 깬 정치 판결에 분노한다

불법 정치관여, 대선개입 혐의를 받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서울중앙지법이 ‘정치행위는 유죄, 선거개입은 무죄’라는 판결을 내린 것은, 정의의 여신 유스티치아(Justitia)의 안대를 벗기고 양손에 든 칼과 정의의 저울을 내팽개치는 참으로 희한한 판결이 아닐 수 없다.

국가 안보 수호와 국익 증진을 위해 매진해야 할 정보기관이 독재에 앞장서고 국민을 탄압하던 태생적 추잡함과 권력욕의 달콤함을 끊지 못하고,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특정 후보를 두둔하고 상대편 수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의 댓글을 여기저기 퍼뜨린 것도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인데다가, 소위 엘리트라고 하는 국정원 요원들이 조직적으로 PC방 폐인들처럼 몰래 특정 후보를 음해하는 글들을 쓰고 앉아 있던 것도 대한민국 정치는 물론이거니와 정보기관 수준에 먹칠을 하는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특정인을 거론하지는 않았다며 "누가봐도" 한쪽 편 상처 줘 선거에 영향을 끼치려 온갖 잡스러운 글들을 올리고 퍼나르던 행위를 두고 선거운동은 아니라서 무죄라는 법원의 판결은, 이거야말로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귀에 걸면 귀걸이인 해괴하고 정치적인 궤변적 판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다.

언제부터 국정원이 선거운동을 하는 집단이었나. 특정인을 지지하지 않았으니 무죄라면 국정원이 몰래 숨어 특정인을 대놓고 선거운동을 할수도 있다는 매우 심각한 반어적 해석이 가능하다. 이는 절대적으로 정치에 관여해서는 안되는 국정원이 자의적 필요에 따라 선거에 개입할 수 있는 면죄부를 주는 판결로서 역사의 물줄기를 거꾸로 돌리는 심각한 법리적 언어 도단이다.

국정원의 망동은 선거에 개입하여 특정 결과에 영향을 주려던 것이 너무도 명백하다. 죄는 분명해 보이는데 무죄라고 하면 너무 말도 안될 것 같고 유죄라고 하자니 꺼림직하니 적절한 선에서 궤변의 저울을 정의의 판결이라고 포장해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 땅에 내동댕이쳐 진 유스티치아의 칼을 국민이 다시 들어 사법부에 겨눌 수 있음을 이번 판결은 여실히 보여준다.

도대체 그들이 섬기는 정의의 여신은 어디로 간 것일까. 그들이 섬기는 칼은 누구를 향하는 것이며 그들이 저울질하는 정의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저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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