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는 핸드백 속에서 화장품이 담긴 조그마한 백을 꺼내어 거울 앞에 서서 온몸에 크림을 바르고 입술에까지 립스틱을 발랐다.

“립스틱은 왜 발라?”
훈이는 키스를 하면 입술에 묻을까를 걱정했다.

“당신에게 예뻐 보이려고요.”
연지는 활짝 열린 문을 닫고 커튼으로 가렸다. 낮인데도 방안이 어둡자 조명등을 켰다. 밤이 따로 있지 않았다. 연지가 훈이의 옆에 누운 것은 불과 몇 분도 되지 않았는데 훈이에게는 너무나 길고 긴 시간으로 느껴졌든지 연지를 덥석 끌어안았다.

어디서부터 연지를 녹여줄까 생각지도 않고 입술부터 훔치기 시작했다. 연지는 기다리기라도 했든지 훈이의 혀를 빨아드렸다. 그리고는 아랫입술과 윗입술을 차례대로 자근자근 씹었다. 연지는 눈을 감고 긴 신음소리를 토해냈다.

“사랑해요.”
연지의 젖꼭지가 단단해지기 시작했다. 젖꼭지가 단단하게 팽창된 상태는 왼쪽과 오른쪽의 크기가 달랐다. 감응이 비교적 강한 쪽의 젖꼭지가 비교적 단단했다.

연지가 가장 짜릿한 쾌감을 느끼는 부분이 귀다. 훈이가 귀를 핥기 시작하자 코 등에 땀방울이 보송보송 맺혔다. 코끝에서 더운 땀이 배어나올 때는 코끝이 매끈하게 윤이 난다. 이때 소켓을 꽂아 달라는 신호였다.

연지는 목을 한쪽으로 뒤틀고 아랫배에 강한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훈이는 연지를 잔뜩 약을 올리고 있었다. 가슴에서부터 아래로 천천히 핥아 내려가자 연지의 숨결은 더욱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아직 준비가 안됐어요?”
연지는 다리를 비틀고 목을 좌우로 흔들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짐승과도 같은 비명을 질렀다.

“집에서도 이렇게 비명을 지르나?”
훈이는 연지의 신음소리에 흥분이 저절로 달아올랐다.

“그렇게 못하죠? 아이들이 들을까봐 이불을 뒤집어쓰고 하기도 하고 손바닥으로 입을 틀어막잖아요. 그럴 바에는 하지 말자고 해서 제가 피하는 편입니다. 한 달에 한 번 . 그렇지 않을 때도 있고요. 당신을 알고부터는 기억조차도 없어요. 우리 그런 얘기 하지 말아요.”

연지는 화제를 돌리려고 했다. 꽁무니에는 손에 묻을 정도로 땀을 흘리고 있었다. 한의학에서 땀을 논할 때는 배부를 때 땀이 나면 위(胃)의 땀이고, 놀라서 땀이 나면 심장의 땀이며, 밤중에 나는 땀은 식은땀이다. 성행위 때 흘리는 땀은 당연히 사랑의 땀이다. 이 땀도 다른 땀과 마찬가지로 머리에서 땀이 나게 된다.

즉 머리 위와 뒤통수에 땀이 많이 나는데 이는 뇌도 가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겨드랑이에서 나는 땀으로, 즉 오장 육부가 감응되어 흘리는 땀이다. 연지의 꽁무니와 엉덩이에 땀이 흥건히 나오는 땀은 육체적 욕정이 가득 찼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다. 훈이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연지의 호흡과 맞추기 시작했다. 천장에 매달린 조명등도 따라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