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과 지율스님의 生과 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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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과 지율스님의 生과 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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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위험'과 '국익'사이 선택의 문제

^^^▲ 故 김선일 씨(左)와 지율스님(右)
ⓒ 뉴스타운^^^
지난 한주간 영화 <그때 그사람들> 부분삭제 판정 논란과 함께 가장 커다란 이슈였던 지율스님의 단식 문제가 100일째 되던 2월 3일 가까스로 해결됐다.

이번 지율스님 사건은 국가 주도의 정책도 이제 국민과의 충분한 사전협의와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교훈과 함께, 중요한 국책 사업이 한 개인의 의지 앞에서 순식간에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기도 했다.

개인의 생명과 정권의 생명이 긴밀히 맞닿아

김선일과 지율스님, 언뜻보기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이 두 사람 사이에는 하나의 커다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한 개인의 생명이 국가 전체, 아니 정확히 말하면 위정자들의 정치적 생명과 긴밀하게 맞닿아 있었다는 점이다.

2004년 6월 22일, 이라크 팔루자에서 김선일씨는 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해 참수라는 참혹한 방법으로 살해됐다.

살해되기 전 무장단체는 비디오테입을 통해 우리 정부와의 거래를 요구했다. 김선일이라는 한 명의 한국인의 목숨과 한국의 이라크 파병철회를 놓고서 말이다.

김선일의 생명, '국익'에 의해 희생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지지자들은 파병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 만일에 김선일이 무장단체의 손에 의해 살해된다면, 노 정권과 열린우리당은 국민들의 참혹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노 정권은 '정치적 위험'과 '국익'이라는 절체절명의 선택의 순간에 후자를 택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김선일의 시체가 발견됐다.

당초 예상대로였다면 노 정권의 명운은 이제 끝났을 순간이었다. 그러나 여론의 향방은 달랐다. '전투병을 파병하자'는 등의 뜻밖의 여론이 형성됐고 정권의 정치적 생명엔 그다지 타격을 입히지 않았다.

다만 <오마이뉴스> 등 친노적 매체들이 파병문제를 놓고 시작된 노무현 정권에 대한 공격의 수위를 다소 높이는 실마리를 제공했을 뿐이었다.

지율스님의 생명, '정치적 위험'이 살려

그리고 2005년 2월 3일, 3개월여 동안의 단식에도 꿈쩍도 하지 않을 정도로 천성산 터널공사 집행에 대한 국가의 강력한 의지는 한 순간에 꺾였다.

단식 3개월을 치달아가는 1월 중순 이후, 지율스님의 건강문제가 언론지면을 채웠다. 이대로 가다간 정말로 죽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율스님의 죽음은 김선일 때와 마찬가지로 국민여론에 있어 집권층의 커다란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김선일 사건당시 '정치적 위험'과 '국익' 가운데 후자를 택했던 노 정권은 이번엔 전자를 택했다. 그리고 여야는 물론 보수언론들로부터도 환영을 받았다.

사실 지율스님 사건은 김선일 사건 때와는 사뭇 달랐다. 김선일 사건은 정치적 위험성과 국익이 서로 뒤섞여 쉽사리 결정하기 힘든 딜레마의 상황이었지만, 지율스님 사건은 정권차원에서 봤을 때는 어쩌면 해답이 너무도 분명했기 때문이다.

단식농성을 받아들인다면 국책사업의 차질이 불가피하고 수천억의 국가예산이 날아가버리는 문제가 발생하지만, 어느 누구도 단식농성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때 생길 여론의 반향을 책임질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찌됐던 정권의 명운까지도 좌지우지할 수 있었던 두 명의 생명과 관련한 선택의 문제에서, 현 정권은 두 번 모두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결정을 내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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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포지션 2005-02-15 11:25:01
지율스님의 가 에 위치하고 있답니다.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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