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대통령선거 이후 존폐 여부를 놓고 내부 논쟁을 치러왔던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현행 체제로 계속 유지하기로 결정, 향후 진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사모는 지난 16∼18일 48시간동안 진행한 전자투표결과 투표참가회원중 37.5%가 '해체하자'에 표를 던졌지만, 노사모 내부규정상 의사결정을 위한 요건인 과반수인 62.5%가 '존속해야 한다'에 찬성, 조직을 존속키로 결정했다. 노사모가 향후 어떤 방식으로 모임을 유지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활동방향과 모임의 명칭 변경 여부는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한 내부토론과 전자투표(22∼24일)를 통해 결정할 방침이다.
대선 이후 노사모 회원들 내부에서는 명칭을 '노감모(노무현 대통령을 감시하는 모임)', '정의사회를 위한 국민연대', '노지모(노무현을 지키는 모임)', '나사모(나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 다양한 제안이 줄을 이었다. 노사모 이름까지 바꾸자는 쪽으로 결론을 날 경우 새로운 명칭도 공모절차를 거쳐 확정할 방침이다.
노사모가 일각에서 제기되는 '권력집단화' '사조직화' '새 정권의 홍위병' 등의 우려에도 불구, 모임을 존속키로 한데는 시민의 자발적 정치참여공간을 마련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노사모의 과제가 아직 남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노사모 회원 신규용(32)씨는 "노사모가 민주산악회 등처럼 권력화될 것이라는 추측만으로 해체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참여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한 노사모는 더욱 치열한 논쟁을 거쳐 좋은 사회를 위한 밑바탕을 이루도록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황명필(31)씨는 "아름다운 퇴장을 위한 적기라 생각해 해체를 주장했지만 논쟁을 통해 서로 이해하는 과정을 거쳤다"며 "토론참여를 통해 노사모의 목표인 지역감정해소, 정치개혁 등을 위해 애쓰겠다"고 밝혔다.
노사모는 향후 자발적, 지역적인 현행 조직형태를 큰 틀에서 유지하되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개인의 팬클럽이라는 정체성을 넘어서 정치개혁와 지역감정 타파 등을 위한 토론과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노당선자도 18일 KBS TV 토론 프로그램에서 "노사모가 시야를 넓히면 할 일이 많다. 정치는 부득이 스타를 만들어야 하는 만큼 제 2, 3, 4의 노무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노사모가 참여민주주의 운동을 계속하면서 새로운 정치지도자를 발굴하는 역할을 할 것을 주문했다.
노사모 대표 차상호(41)씨는 19일 "노사모는 처음부터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를 위해 결성된 조직이 아니라 정치인 노무현에 대한 사랑이라는 공통분모아래 지역갈등 해소, 정치개혁과 언론개혁을 목표로 하는 조직"이라며 "연청, 민주산악회 등 기존 사조직들과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는 정치실험을 통해 제2, 3의 노사모를 위한 역사적 지평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차씨는 "노당선자의 대통령직 인수와 관련해서도 지지해야 할 부분에는 힘을 싣게 되겠지만, 비판해야 할 부분에 관해서는 가차없는 비판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 2003/01/19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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