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들의 위기, 이들은 어디로 가야하나
소극장들의 위기, 이들은 어디로 가야하나
  • 양승용 기자
  • 승인 2013.11.15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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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극장 및 극단들은 더 이상 갈 곳 없고 힘 잃어

▲ 이호규 남서울예술종합학교 교수
최근 대학로 학전그린소극장이 문을 닫았다. 연출가 김민기가 이끄는 극단 학전의 보금자리로, 17년 동안 5,000회가 넘는 공연을 열어 온 대학로의 명소였다. ‘지하철 1호선’을 비롯해 ‘의형제’까지 다양한 뮤지컬을 올리면서 소극장 뮤지컬의 산실이기도 했다.

소극장들의 위기는 여러 가지 문제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우선 CJ나 롯데 등 메이저 기업들의 수직결합계열 영화상영관이 한국영화산업의 부흥을 이끌고 상업영화의 다양성을 증진시키고 제품의 질을 개선함으로써 관객들이 연극보다 영화관에서 문화예술의 재미를 찾고 있다.

또한 수직결합 기업이 경쟁 문화콘텐츠의 접근을 배제함으로써 시장지배력을 강화해 오직 수익을 높이는 경영전략을 내세워 중소 극장 및 극단들은 더 이상 갈 곳이 없고 힘을 잃어가고 있는 추세다.

창작극의 활성화와 리얼리즘 연극의 탐구를 목표로 운영되고 있는 소극장들은 대기업의 자본논리와는 맞지 않는 양극화 현상의 피해자로 전락하며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

또 다른 소극장 위기 중 하나는 관객들이 여전히 연극은 낯설어한다는 것이다. 예술인들의 가장 큰 문제인 창조성과 다양성만 내세운다면, 결국 관객들은 연극을 보러갔는데 작품이 어렵고, 표현방법도 익숙지 못해 작품에 공감하지 못하고 실망할 것이다. 창작자들 역시 자신의 만족과 눈높이도 중요하지만 현재 관객들이 관심 갖고 있는 이슈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 소극장들이 직면해 있는 현실적 위기 중 하나는 문화지구 지정에 따른 상업자본의 위력이다. 문화지구 지정에 따른 지가 상승으로 인한 임대료 상승, 상업주의에 편승한 외설물의 범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공연장들의 호객행위 등은 예술인들에게는 넘어야 할 산이다.

현재 시장논리에 내던져진 소극장들은 생존을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 관객과 같이 무대에서 호흡하고, 다양한 실험과 무대 미학을 추구하는 공간인 소극장 설립취지는 조금씩 사라져 가는 것이다.

한국의 소극장 문화는 전 세계인이 즐기는 프랑스 남부의 아비뇽 연극축제같이 그 나라 공연예술의 기초 인프라이며, 공연예술산업의 건강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이다. 연기를 지망하는 친구들, 현실세계를 꼬집는 극작가, 적은 공간에서 소통할 수 있는 무대를 꾸미는 무대연출가들에게는 실험적 공간이며, 순수공연예술의 메카이다.

얼마 전 대학로에서 뮤지컬 ‘위대한 슈퍼스타’를 제작했던 강철웅씨가 자살기도한 사건이 있었다. 위대한 슈퍼스타를 공연 중인 비너스홀의 건물주가 보증금 2억원 반환요구를 지속함에 따라 공연은 막을 내리게 되는 지경까지 갔다. 건물주는 법원을 통해 사무실과 분장실의 집기를 압수하고 공연장 문도 걸어 잠가 공연자체를 불가능하게 했다고 한다.

강철웅 대표는 30년간 대학로 공연의 터줏대감으로 최근 오디션 열풍을 이어받아 청소년과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창작극을 실행한 인물이다. 이러한 사람이 상업자본의 문제로 더 이상 공연을 진행하지 못한다는 것은 연극계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뮤지컬 ‘위대한 슈퍼스타’는 다시 재기를 노리며 각기 사연을 가지고 있는 진솔한 친구들이 모여 진실함과 진정성으로 개인의 장기를 발굴하고 창조하려 한다. 평범한 젊은이들이 미처 이루지 못한 꿈과 희망에 관한 이야기는 현재진행형이며, 창의적 패턴과 감동을 불어넣어 관객의 이목을 한 군데로 집중시키고 있다.

지금의 소극장들은 현재의 문화 수직계열화 현상을 빗겨갈 수는 없다. 수직계열화 자체를 축소시키자는 것은 한국의 공연문화예술산업의 특성상 비현실적인 만큼, 이러한 경쟁적 제한적 환경에 대해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소극장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고유한 특성을 살려 다양한 감동적인 공연을 관객에게 제공하고, 나아가 진정한 기초예술의 실험적 공간으로서의 위치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극작가들 역시 관객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 분위기를 체감하고 다양한 콘텐츠로 승부를 걸어야 할 때이다.

[글/사진 : 이호규 남서울예술종합학교 교수]

-문화예술학과 박사과정
-한국전문기자협회 전문위원
-미스코리아 경북 심사위원
-한국연기예술학회 정회원
-로그인엔터테인먼트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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