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붉은 카펫으로 깔아놓은 계단을 두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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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붉은 카펫으로 깔아놓은 계단을 두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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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이 있은 후로 그 여인의 전화는 직장을 옮겨야 할 정도로 젊은 시절부터 청춘을 불태우는 방법을 배웠다. 여인을 뿌리칠 줄도 알았고 여인을 불러들일 재주도 가지고 있었지만 연지만은 뿌리칠 수 없을 정도로 깊이 빠져 있었다.

빠진 것이라기보다 올가미에 걸려 꼼짝달싹도 못했다. 주말에 묶인 늑대였다. 그것은 연지의 미모며, 멋진 섹스였다. 지금까지 수많은 여성들이 훈이 곁에 스쳐갔지만 방이 떠나가라고 괴성을 질러대는 여성은 연지밖에 없었다.

연지는 이런 자기의 괴성으로 인해서 집에서는 아이들 때문에 남편과 정을 통할 수 없다고 털어 놓았다. 이 괴성에 훈이는 완전히 포로가 되어 주말이면 여인이 가자는 대로 끌려갔다.

남편과 20년 동안 섹스 횟수보다 훈이와 몇 년 안에 모두 했을 정도였다고, 연지는 흠뻑 젖은 머리를 흔들며 만족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남편과의 이중생활은 꿈도 못 꾸었다.

연지는 훈이의 손을 잡고 마치 소녀나 된 듯 ‘어느 소녀의 사랑 이야기’ 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대를 만날 때면 이렇게 포근한데…….”

나이 40에 걸맞지 않은 콧노래를 부르며 미소를 지을 때면 훈이는 마음이 흡족했다. 행복의 강은 언제나 찾아와도 포근하기만 했다. 여사장인 카페주인은 평일에는 저녁에 출근하지만 토요일이나 일요일은 아침 일찍 나와서 개밥도 챙기고 화단에 물을 주기도 했다.

그녀는 창가에 나란히 앉아 있는 훈이와 눈이 마주 칠 때면 눈인사를 나누었다. 연애시절 저렇게 남편과 앉아 보고는 지금까지 그런 일은 없었다. 일찍 남편과 이혼하고 딸 하나만 데리고 이곳 양수리로 온 이후 나름대로 열심히 카페 하나만을 챙겼다.

처음에는 혼자 살기로는 너무 적막하기는 했으나 드문드문 집들이 들어서고 땅값이 치솟아 이제는 10억을 준다고 해도 팔지 않았다. 양수리 갑부가 되어버린 여사장에게도 과부라는 냄새가 풍겼든지 이곳저곳에서 수캐들이 꼬리를 흔들었지만 좀처럼 마음을 내놓지 않았다.

가끔 다정한 연인들이 찾아와 웃고 즐기는 것을 보면 마음이 술렁일 때도 있었다. 그러나 남정네들이 재산을 노릴까봐 멀찌감치 거리를 두고 앉아 있었다.

연지는 훈이가 여사장과 눈인사 하는 것마저 질투가 났는지 일어나자고 핸드백을 챙겼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몹시 불편했던 모양이다. 또 오겠다는 말만 떨어뜨리고 두 사람은 밖으로 나왔다.

이제 갈 곳이라고는 자기 집처럼 드나드는 모텔이었다. 연지는 배가 부르면 섹스를 할 수 없다고 모텔로 가자고 졸랐다. 훈이와 자주 가는 모텔은 사람들이 눈이 잘 띄지 않는 숲 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북한강이 내려다보이고 갈대숲이 있어 별장과도 같았다. 연지가 이곳을 가자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우선 방이 넓고 북한강을 볼 수 있는 베란다가 있어 가운을 입고 나가면 수상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을 볼 수가 있어 좋았다. 뿐만 아니라 모텔 주인이 연지에게 인형처럼 예쁘다고 하는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연인으로 생각지 않고 부부로 생각하고 있어 좋았다.

연지는 모텔에 들어가면서 주인에게 인사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리고 핸드백에서 초콜릿을 꺼내 손에 쥐어 주었다.

주인은 약속이나 해두었던지 일본에서 가지고 왔다는 섹스 테이프를 연지에게 건네주었다. 엘리베이터가 있었으나 붉은 카펫을 깔아놓은 계단으로 두 사람은 손을 잡고 마치 웨딩마치라도 하듯 올라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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