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바람이나 피워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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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람이나 피워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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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는 훈이를 알고부터 모든 행동이 불안했다. 그중에서도 집으로 걸려오는 전화벨 소리가 나면 어쩔 줄 모르고 달려갔다. 그래서 밥을 먹을 때도, TV를 볼 때도 전화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앉아 있었다. 어쩌다 부엌에 들어가 있을 때 전화가 걸려오면 부리나케 쫓아와서 받았다.

잠자리에 드는 것도 식구들이 모두 눈을 감아야만 불을 끄고 누웠다. 외출에서 돌아왔을 때는 메시지를 모두 지우거나 아니면 꺼버렸다. 핸드폰을 꺼버렸기 때문에 벨소리는 걱정 없어도 가끔 집으로 훈이의 전화가 걸려올 때가 있었다.

행여나 연지가 받을 때면 잘못 걸려왔다고 돌려댈 수 있으나 딸아이가 전화를 받아 꼬치꼬치 캐물으며 며칠 전에 걸려온 목소리라며 고개를 갸우뚱 할 때면 연지의 얼굴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남편도 몇 번 받았다며 딸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연지는 훈이에게 집으로 전화를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지만 며칠을 가지 못했다. 그래서 집으로 들어갈 때면 항상 훈이에게 전화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언제까지 남편을 속일 생각은 없었다. 어떤 빌미만 있으면 트집을 잡아서라도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가겠다는 그런 생각밖에 없었기에 남편과의 정은 멀리 떠나간 지 오래다.

남편과 마주 쳐다보기도 싫고 말도 같이 섞고 싶지 않았기에 더욱이 살을 맞댄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잠을 잘 때 남편의 손만 다가와도 소름이 끼쳐 모로 돌아누웠다.

그럴 때마다 남편은 바람이나 피워야겠다고 말했지만 연지는 제발 이혼할 구실이라도 만들어 달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렇게 싸운 뒤끝이면 남편은 그 이튿날 술이 곤드레만드레되어 늦은 시간에 문을 열고 들어와서는 투정을 부렸다.

"어저께 전화 온 사람 누구야? 애인이야?”
연지의 대답을 듣고 싶었지만 남편의 얼굴도 제대로 쳐다보지 않았다.
"그 사람 말이야. 나보다 잘 해줘?”

남편은 혼자 중얼거리다가 옷을 입은 채 큰대자로 누었다. 여느 때 같으면 이부자리라도 깔아주었지만 술 냄새가 푹푹 풍기는 남편의 곁에 누워 있고 싶은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베개를 들고 딸 방으로 들어가 이불을 푹 뒤집어쓰고 누웠다.

"아빠랑 또 싸웠어?”

딸아이의 목소리는 시큰둥했다. 마침 딸아이가 시험공부를 하고 있었기에 말고 공부하는지 지켜보러 왔다고 둘러댔다. 좀처럼 잠이 오질 않았다. 지금쯤 훈이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 생각밖에 없었다.

훈이는 나이 오십이 넘었어도 정력 하나만은 끝내주었다. 훈이가 한번 사정할 때 연지는 수도 없이 오르가슴을 했다. 어떤 때는 여덟 번이나 하고 그 이튿날은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아랫도리가 아플 때도 있었지만 훈이와 밤이 새도록 같이 있고 싶었다.

남편은 결혼 후 자기만 사정을 하고 파김치가 됐다. 모든 부부는 이렇게 하는구나 생각했지만 훈이의 사랑을 받고부터는 섹스는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드니 웃음이 저절로 삐져나왔다.

연지는 훈이와의 생각만 해도 아랫도리가 촉촉해지면서 팬티를 적시기 시작했다. 훈이 생각만 해도 흥분이 절로 됐다. 정은 하나라고 하더니 모든 정을 훈이에게 쏟아 부은 게 분명했다. 내일 낮에 어디로 밀월여행을 떠날까를 생각했다. 북한강을 바라보며 벌거숭이가 되어 창가를 내다보던 지난 주말이 연지에게는 너무나 행복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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