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LG 보이콧, 한국판 'G-14'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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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LG 보이콧, 한국판 'G-14'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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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메이저 클럽 단체 'G-14', 선수 보호령 내려

안양LG가 새해부터 축구계를 시끄럽게 했다. 올림픽대표팀은 2003년 첫 훈련에 3차 소집 대상자 27명중 최태욱, 최원권, 김동진, 박용호 등 안양LG 소속의 7명이 합류하지 않아 차질을 빚었다. 안양LG의 대범한 보이콧 사건은 결국 축구협회를 움직였다.

축구협회가 한발 물러서 '선수 소집기간'을 한 층 완화하자 안양LG 역시 7명 모두를 훈련에 참가 시킨다고 1월9일 밝혔다. 이러한 특정 구단의 주전 선수 수급을 놓고 싸우는 것은 비단 한국에서만 있는 일이 아니다.

유럽의 명문 클럽 모임인 G-14는 국제축구연맹(FIFA), 유럽연합(UEFA)과 대등한 위치에서 선수 수급, 돈 문제 등을 놓고 매번 힘겨루기를 한다. 아스날의 명장 아르센 벵거는 새해 시작한지 1주일도 안되서 FIFA에 일침을 놨다.

그는 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명문팀은 FIFA에서 주최하는 올 해 프랑스에서 열릴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엄청난 불만을 갖고 있다. 물론 대표팀의 부름을 받게 되는 선수들 역시 소속팀에 남기를 원하고 있다"면서 "G-14가 새로운 대회를 창설 할 수도 있다"며 FIFA에 경고장을 던졌다.

새해 초부터 같은 문제를 놓고 안팎에서 큰 소용돌이가 일고 있다. 유럽의 '아웃사이더' G-14의 탄생 배경과 각국 대표팀, FIFA와의 갈등 등을 조명하고, 안양LG의 이번 보이콧 선언이 시사하는 점을 살펴본다.

"아버지 G-14가 뭐에요?"

G-14는 레알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이상 스페인), 유벤투스, AC밀란, 인터밀란(이상 이탈리아), 맨체스터Utd, 리버풀(이상 잉글랜드), 바이에른뮌헨, 보루시아DM(이상 독일), 파리생제르, 망마르세이유(이상 프랑스), 아약스, PSV아인트호벤(이상 네덜란드), 포르투(포르투갈) 등 14개 클럽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91년 정치적, 경제적 권력이 대단하기로 유명한 이탈리아 실비오 벨를루스코니 총리에 의해 미디어 파트너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AC밀란 소유자이기도 한 벨를루스코니는 더 높은 수익 창출을 위해 유러피언 챔피언스컵을 UEFA 챔피언스리그로 전환하며 1차적 목표달성을 이뤘다. 그는 본래 AC밀란을 챔피언스리그에 와일드 카드 개념으로 매번 출전시키려 했으나 형평성 문제로 실패했다.

이후 98년 G-14라는 이름으로 재탄생 하며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G-14는 UEFA에 챔피언스리그 경기수 확대를 주장, TV중계권 수입을 높이려고 애를 썼다. G-14는 UEFA에 새로운 대회를 창설하거나 다른 대회에 참여하겠다고 협박했다. 결국 UEFA는 16강을 리그제로 운영, 그들을 달래는데 최선을 다했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손으로 목돈을 만지고 있는 G-14가 유럽축구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음은 틀림없는 사실. G-14는 14개 구단 외에 다른 구단을 회원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폐쇄적 단체임에도 유럽의 여러 구단들에게 절대적 지지를 얻고 있다. G-14가 유럽 여러 클럽들을 대신해 주요선수의 잦은 대표팀 차출에 대해 FIFA에 불만을 표시해주고 개정을 요구하는 등 대변 기구로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안양LG 보이콧 사건의 교훈

안양LG가 선수들을 대표팀에 합류시키지 않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했다. 팀의 주전급 7명이 전지훈련에 못간다면 손발을 맞추기가 힘들다는게 주요인. 안양LG는 매년 우승후보로 손꼽히며 성적은 중상위권에 있는 팀으로 매년 우승을 목표로 겨울 전지훈련을 떠나는 팀이다. 팀사정이 이러한데 주전급 7명을 대표팀에 보내달라는 요구는 찬물을 끼얹는거나 다름없다.

안양LG측은 프로 10개 구단은 지난 2002한일월드컵을 위해 대표팀에 아낌없는 지원을 했다며 월드컵 4강의 뒷받침이 됐다고 전한다. 각 구단들은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해서 이제는 축구협회가 프로축구 활성화를 위해 도와야 할 시기라며 규정 교체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축구협회는 8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대대적으로 소집규정을 단축시키며 사건을 일단락 지었다. 개정안은 △아시안컵본선 개막전 (30일->20일) △월드컵 및 올림픽 예선(30일->15일) △아시안컵예선(30일->10일) △국내개최친선대회(20일->5일) △국외개최친선대회(20일->7일) △국내개최단일경기(7일->3일) △국외개최단일경기(7일->5일) 등과 같다. 축구협회측은 월드컵 이후 현실적 개정안을 만들어 와 빠른 대처가 가능했다고 한다.

앞으로 선수 차출시 구단의 입장도 생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로가 맞붙어 싸우기만 한다면 더 나쁜 결과를 초래 할 수 있다. 합의가 잘 이뤄져야 하며 상식 이하로 한 국단에서 많은 선수를 차출해 가는 것은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만약 삼성과 3개 구단을 소유하고 있는 현대가 동시에 일어선다면 G-14와 같은 단체가 나오자 말란 법이 없다. 또한 G-14와 같이 불순한 의도로 대기업들이 일어선다면 한국축구는 뿌리채 흔들릴 수 있는 최악의 사태도 생각해 봐야 한다. 특히 수원삼성, 울산현대, 전북현대, 부산아이콘스 등은 구단의 투자나 전력면에서 국내축구의 중심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일부 주전급 선수 부족은 경기의 질을 떨어뜨린다. 물론 이번 사건은 오프시즌중 발생해 영향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해외 사례를 생각해 볼 때 한국축구도 앞으로 몇십년 후를 생각해봐야 한다는 큰 교훈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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