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폐쇄국인 북한 평양방송이 지난 1일 라디오방송 인터넷 웹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인터넷 매체를 통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북한도 결국에는 인터넷을 개방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인 ‘자유아시아방송(rfa)'이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라디오방송인 평양방송이 지난 1일 인터넷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웹사이트(http://www.gnu.rep.kp)의 이름은 “민족대단결”로 ‘보도, 민족의 자랑, 행복의 보금자리, 우리민족끼리, 시사론단’ 등으로 주제를 나눠 북한 체제를 홍보하고 한국과 미국을 비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방송은 ‘새로 개설된 민족대단결 웹사이트는 인터넷을 통해 북한의 라디오방송을 들을 수 있다는 것 말고는 조선중앙통신과 로동신문, 그리고 우리민족끼리 등 대외 인터넷 웹사이트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북한이 인터넷 웹페이지를 이용한 홍보에 이토록 열심인 이유는 ‘북한 등 공산권 국가의 인터넷 주요 홍보대상은 국가나 체제에 대한 판단력이 약한 10대 또는 20대의 젊은 세대이며, 이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매체가 인터넷’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어 ‘인터넷은 공간과 시간의 제약이 없을 뿐만 아니라 다른 매체에 비해 이용자의 참여도가 높고 상호작용이 가능해 홍보대상의 차별화 및 세분화를 통해 자생적으로 북한체제를 옹호하는 사람들을 포섭하고 관리할 수 있다고 분석된다’는 것.

그러나 북한이 이렇게 대외적으로는 홍보에 적극적이긴 하지만 북한주민의 인터넷 접근은 엄격하게 제한되고 있고, 현실적으로 북한에서의 컴퓨터 보급도 저조한 상황이다.

북한은 지난 2000년 10월 노동당 55주년 기념일을 전후해 전국적으로 광케이블을 이용한 북한 자체 내부망인 ‘광명망’을 설치, 과학기술 자료 및 파일 송수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광명망 사용을 위한 가입비는 북한 돈으로 5천원이고, 종량제 요금 형식으로 부과되는 망 사용료는 3분당 5원에서 6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비비시 방송은 지난해 말 ‘광명망’이 북한 정부기관의 통제로 운영되며 사전에 걸러진 정보만 열람할 수 있고, 광명망을 뛰어넘는 실제 인터넷은 김정은 제1위원장과 연관된 극소수 최고 지도층 가문에서만 쓸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에 따르면 북한의 나선 시내에서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가입비가 미화 400달러, 한 달 사용료는 500달러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월 북한을 방문했던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북한의 정보통신 기술이 매우 제한적이며 인터넷 개방 여부에 따라 북한의 경제사정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하며, “북한이 인터넷 보급을 시작하든지 아니면 계속 뒤떨어진 상태로 남아있을지를 선택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