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많이 들어본 얘기다.
미국의 에이비시(ABC)방송이 27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이다.
호주 애들레이드(Adelaide) 대학 연구원들은 남편과의 성 관계 3~6개월 후 임신(수정)하는 여성의 경우 자간전증(子癎前症)이나 태아 성장장애 등의 임신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훨씬 낮은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는 메커니즘을 발견했다.
자간전증(子癎前症, pre-eclampsia)은 임신중독증의 한 시기로, 혈압 상승, 단백뇨 등이 따른다.
연구팀의 발견은 이번 주 호주 애들레이드 건강의료연구의회(www.ahmrcongress.org.au)에 게재됐다.
애들레이드 대학 ‘성과 생식에 대한 건강 연구센터’(Research Centre for Reproductive Health)의 부원장 사라 로버트슨(Sarah Robertson) 교수에 따르면, 임신(수정)에는 (생물학적으로) 단순히 정자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남성이 기여하는 바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험용 쥐를 사용한 연구에서, 수컷의 정액에 자주 노출(?)된 암컷의 경우 체내에서 '조절 T 세포'(regulatory T cell)라 불리는 면역 세포 레벨이 증가하는 것을 밝혀냈다. 조절 T 세포는 어미의 면역시스템이 태아를 받아들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이미 밝혀져 있다.
그런데 인간의 경우도 같은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연구 초기지만, 결혼 생활 3개월 이내에 임신한 여성의 경우 어째서 자간전증(子癎前症)의 위험이 현저하게 증가하는지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른다.
로버트슨에 따르면, 단기간의 결혼 생활 이내에 임신하는 경우 자간전증의 위험도가 높으며, 뿐만 아니라 피임의 목적으로 콘돔을 쓰다가 임신을 위해 사용을 중지한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장기 이식과 유사
면역학적 견지에서 볼 때 태아는 이식된 기관과 비슷하다고 로버트슨은 말한다. 태아란 여성의 체내에서 9개월 동안 살아가는 외부 조직이며, 따라서 '이식 면역관용'(transplantation tolerance)이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그녀는 말한다.
그러나 장래 아빠가 될 남성의 정액에 정기적으로 노출되면 두 가지 방법으로 면역 관용이 작동하도록 기여한다.
하나는 여성의 면역시스템이 '조직화합 복합체'(histocompatibility complex)라 불리는 아빠의 독특한 '면역학적 서명'(immunological signature)을 인식하도록 준비시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보다 내성이 있는 면역 환경을 조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로버트슨에 따르면 정장(精漿)에 있는 어떤 신호가 면역시스템을 보다 내성을 갖도록 지시한다고 한다. 체내에 병균이 침입했을 때처럼 전투태세를 갖추도록 활성화되는 식의 면역성이 아니라, 대신 조용히 태아를 양육할 수 있도록 유지해주는 쪽으로 면역시스템이 반응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정장(精漿, seminal plasma)은 사출된 정액의 정자를 제외한 액상부분으로 대부분은 각종 부생식선(副生殖腺, accessory genital gland)의 분비물을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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