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화, 후보 등록 후 극적 단일화 노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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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단일화, 후보 등록 후 극적 단일화 노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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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건너간 단일화, 극적효과 노린 단일화, 무엇이든 빨리 매듭지어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간의 대결이 점입가경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정치쇄신과 국민의 뜻을 주제로 해 아름다운 단일화로 정권교체를 한다는 전제아래 지난 11월 6일 전격적으로 단일화를 위한 회동으로 출발하더니 14일부터 3일째 룰 협상 중단이라는 파행을 맞으며 더욱 더 꼬여가는 국면을 보여주고 있다.

16일 오전 안 후보는 공평동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 후보에게 민주당 혁신의지 피력 후 재협상을 제안하자 문 후보 측은 재빨리 환영을 하며 곧바로 협상 재개 분위기로 도는 듯하더니, 문 후보가 안 후보에 대해 조목조목 반발을 하자 접점 찾기가 쉬어 보이지 않는 국면으로 흐르고 있다.

물론 양 후보 측이 고차원 방정식에 의한 차원 높은 협상 수단을 발휘하려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적지 않은 국민들이 이러한 모습을 아름다운 협상, 멋진 단일화라고 보는 이들이 그리 많지는 않을 듯싶다. 그야말로 ‘시계(視界)제로’상태다.

후보 등록일인 25일에 9일 앞둔 상황에서 야권 단일화 작업은 더욱 꼬여가고 있는데도 또 다른 그들만의 과거에 보지 못한 “깜짝 합작품”을 선보이며 국민들에게 ‘지상 최대의 기쁨(?)’을 드리겠다는 고차원 협상술을 펼쳐갈지는 모르겠다. 두고 볼일이다. 이러한 단일화 협상 중단과 재협상의 접점 찾기 어려움에 대해 일부에서는 이 정도는 약과라며 정말 멋진 결과를 기대하는 쪽도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협상 과정을 보면, 한 쪽은 어깨를 크게 뒤로 제치고, 다른 한 쪽은 앞으로 숙이는 모습을 보아왔다. 아무리 좋은 알맹이가 있는 주제라 할지라도 협상에 임하는 사람들의 자세 또한 보는 사람들의 시야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조직과 경륜이 없는 무소속 안 후보와 정통 야당의 역사성까지 가진 문 후보 측의 협상 자세는 임금과 신하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신하에게도 지식과 인권이 있듯 이를 아우르는 자세가 안 후보에게는 있어 보이지 않는다. 선생이 학생을 다루 듯 일방적 가르침에 응하지 않는 학생을 나무라기만 하는 모습조차 엿보인다.

물론 안 후보 측은 거의 모든 국민들이 지고지선(至高至善)한 정치쇄신을 원하고 있음을 알고 있을 것이고, 따라서 이를 통한 바른 정치의 틀을 구축해보겠다는 그 숭고(?)한 뜻은 모를리 없다. 그러나 상대가 설령 모른다고 가정할 때 왜 모르냐고 야단만 칠 것이 아니라 그 의미를 충분하게 설명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방적 훈계식이 되고 만다.

내용이야 어떻든 문 후보는 협상 중단 이후 4차례나 전화통화를 공개석상에서 언급하며 안 후보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문 후보가 무소속도 아니고 정통 야당의 공식 대선 후보이다. 그를 지지하는 국민들도 적지 않다. 그러한 문 후보의 입장과 문 후보 자체의 인격은 안 후보에게는 안중에도 없는 것인가? 머리 좋은 사람과 올바른 행동은 다르다. 안 후보의 머리는 자타가 인정할 정도로 좋은 사람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렇다고 머리 좋으면 협상도 반드시 잘하는 것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너무도 상식적인 말이지만 협상은 상대가 있다. 하도 안 후보 측에서 야단 아닌 야단을 치니까 문 후보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오늘 안 후보에게 조목조목 거세게 반박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마이 TV ‘열린 인터뷰’에 출연해 그동안 참고 참았던 속알이를 풀듯이 안 후보에게 정면으로 반박하며 단일화 재협상 급물살을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특히 문 후보 자신보다는 거대 조직을 꾸리고 있는 민주통합당을 ‘구태정치조직’으로 규정해 더는 참을 수 없는 상황으로 문 후보는 느낀 것 같다.

그래서인지 문 후보는 “정당 활동 자체를 조직 동원, 구태정치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하고 “단일화를 하려면 상호 존중해야 하는데 과(過)하다”는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민주당 시민캠프도 가세했다. “새정치는 누구의 전유물이 아니다. 낡은 정치, 새정치로 편 갈라 공격해 이루는 것이 아니다”며 불만 표출과 함께 안 후보 측을 나무라며 평소에 참아 왔던 말인 듯 “안철수의 몽니”라는 거친 표현까지 썼다.

안 후보 측은 지금까지 본인이 말만 하면 문 후보가 “예스(Yes)"하며 화답할 것으로만 기대했는지 모르겠다. 이날 문 후보의 반박은 당연한 것이다. 상식적으로 문 후보나 안 후보 모두 ‘예스 맨(yes man)' 도 ’노 맨(no man)'도 아니다. 사안에 따라 ‘예스’도 ‘노’도 있음을 너무도 잘 알고 있을 안 후보에게 지켜보는 한 사람으로써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안 후보 측은 문 후보 측의 이날 반박에 대해 문 후보가 단일화 교착화를 시킨 장본인으로 지목하는 듯한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들린다. 문 후보의 뜻이 무엇인지 이제는 알 것 같다는 인식인 듯하다. 이를 거꾸로 뒤집어 보면 문 후보 측에서도 마찬가지 인식을 가질 수 있다. 이상(理想)과 현실의 차이를 너무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문 후보 측에서 나오고 있다.

안 후보 측에서는 문 후보 측에 “심각성을 잘 모르는 것 같다”는 표정이다. 역시 상대도 똑 같은 말을 선물로 던질 수 있다. 서로 너와 내가 다르다고 ‘혀를 찰 정도의 인식을 가진 집단’이라면 그 집단의 협상 능력은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너무나 진부한 말이지만 ‘똘레랑스(tolerance)’라는 말이 양쪽 협상팀에게 필요해 보인다. 프랑스어의 뜻으로 보나 영어의 뜻으로나 그 의미가 협상팀에게 절실한 대목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협상 중단에 대해 아주 다른 인식도 있다. 이번 충돌은 단일화 정국에서 양쪽의 지지층을 더욱 공고하게 하기 위한 전략과 전술적 판단의 결과라는 풀이도 없지 않다.

최근 들어 시간이 흐를수록 안 후보의 지지율이 문 후보에게 역전되거나 같아지는 현상이 보이자 안 후보 측은 정채쇄신(개혁) 카드를 다시 커내 들어 그동안 쇄신을 열망하며 지지해온 지지자들을 다시 결속시켜보겠다는 속내도 엿보인다. 정치쇄신 카드가 그동안 잘 먹혀(?)왔기 때문이다.

문 후보 쪽도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예스 맨’의 입장만으로 협상에 임할 경우 더는 지지층의 지지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특히 안 후보 측에서 말하는 기존 정당인 민주당이 구태정치집단이며 그 구태정치집단의 후보로 자칫 인식되어질 때 그동안 자신의 정당 쇄신 노력이 물거품이 되면서,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따라서 두 후보가 마치 마주보고 달려오는 기차처럼 ‘치킨게임(Chicken Game)'이라는 수단으로 전략, 전술적 판단에서 이 같은 충돌 양상을 오히려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없지 않다 물론 당분간 이겠지만......

그러나 또 다른 시각도 있다. 후보 등록일이 9일 밖에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그동안 상정돼 왔던 다양한 형태의 단일화 방법론이 갈수록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 국면으로 흐르고 있어, 오히려 이러한 국면을 극적인 효과(dramatic effect)를 노린 고도의 전술의 하나로 후보 등록일에 각자 후보 등록을 마친 후에 선거일 며칠을 앞두고 경천동지(驚天動地 ?)할 단일화를 통해 극대화를 꾀할 것이라는 그럴듯한 풀이도 있다.

물론 일부에서는 단일화 자체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존재하고 있고, 어차피 전략적 협상 중단이라면, 촉박한 시간을 고려할 때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로 가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그리고 후보 간 담판을 통한 단일화의 모색 등의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어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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