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 블랙 홀에 박문교도 빨아들여 껍데기만 남게되는 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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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 블랙 홀에 박문교도 빨아들여 껍데기만 남게되는 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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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년간 인천 여성 교육을 이끌어 온 박문여중의 역사는 한국 근현대사의 축소판

 

천주교 인천교구가 운영하는 사립학교인 박문초교에 이어 한때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쳤던 중학교는 2014년, 고등학교는 2015년 송도로 이전하기로 확정돼 인천의 발상지 중구가 공동의 늪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박문학교 초.중.고 그룹은 연수구 송도에서 국제적으로 성장할 것을 꿈꾸게 됐다는 분위기에 들떠 중구와는 전혀 다른 반대 현상을 보이고 있다.

교장은 "우리학교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장차 동아시아 학생들과 교류를 하는 등 글로벌 인재 양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교사 또한 “긴장과 설렘 속에 송도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들뜬 기분을 그대로 나타냈다.

박문여중은 인천중구에서 반세기 이상의 역사를 써 온 유일한 학교다.

1940년 5월 일제강점기 때 인천소화고등여학교로 문을 열었다.

70여년간 인천 여성 교육을 이끌어 온 박문여중의 역사는 한국 근현대사의 축소판이다.

일제강점기 당시 강화 출신으로 포목상이었던 장석우(1870~1941) 사업가가 설립했지만 일제가 "학교 경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로 설립인가를 미루며 이사장과 교장을 일본인으로 하고 일본인 학생을 절반 비율로 할 것을 강요 당했었다.

학교는 1940년 5월 송림동의 송림심상소학교 교실 두 칸을 빌려 조선인·일본인 여학생 각 60명씩 120명을 모아 겨우 입학식을 치뤘다.

그 해 12월 부평에 건물을 짓고 패망 직전 일제는 황국신민화와 국가총동원 정책에 열을 올리며 학생들은 노동 현장으로 내몰렸다.

국어 수업은 일본어 였고, 가사 수업은 군복 만드는 재봉시간으로 채워졌다고 박문 50년사'에 기록됐다.

오전에 수업을 끝내고 오후에는 인근의 군수공장 '조병창'으로 가서 일을 했다. 운동장은 밭으로 만들어져 학년별로 나뉘어 고구마를 재배했다.

학교는 그어려움 속에서 1944년 3월 1회 졸업생 100여명을 배출했다.

1945년 일본은 학교 땅이 군용지로 당제 징발돼 빼앗가는 바람에 폐교 위기에 놓이자 관계자들은 일본 군과 협상하고 협상 끝에 다른 땅을 임차해 폐교 위기를 겨우 넘겼다.

1945년 8월 광복 후에는 미군이 학교 본관 대부분을 차지해 일부 공간에서만 수업을 해야하는 수업고초를 겪기도 했다.

결국 학교는 천주교 측이 학교를 인수 해 1945년 9월 천주교 서울교구가 학교 운영을 시작했다. 학교 이름도 지금의 박문여자중학교로 바뀌었다. '박문(博文)'은 논어 '박학어문(博學於文)'에서 따온 말로 '학문을 널리 배워 도에 이른다'는 뜻이다. 6·25 당시는 부산으로 피난 가 임시 교사를 짓고 피란학교를 운영하기도 했다.

9·28 수복 후 동인천 답동으로 잠시 이사왔으며 이후 1956년 송림동에 교사를 새로 지어 오늘에 이른 것이 박문여중의 역사 간추린이다.

이렇게 중구에서 커 온 박문여중은 송림동 송림심상소학교 교실 두 칸으로 시작해 부평에 학교를 짓고 일본군에게 빼앗기고 해방 후 미군에 의해 밀려나 일부 공간에서 수업을 해야했고 6·25 당시는 부산에서피란학교를 운영하다 돌아와 답동에서 송림동으로 안착한 파란만장한 학교가 이번엔 송도로 이전하게 됐다.

오직‘박문‘이라는 이름을 인천역사에 써온 유일한 학교, 이제 박문여중은 이사하는데는 이력이 났겠지만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시대적 블랙 홀의 휩쓸림으로 내실을 잃지않기 바랄뿐이다.

중구를 떠난 학교는 대건고/ 축현초교/ 인천여중,고/ 인고/ 박문초교/ 송도고/ 정보여고 등 아며 앞으로 예정에 있는 학교는 제물포고/ 인일여고/ 박문여중,고 등 이고 남게 되는 학교로는 동산고/ 광성중,고/ 송도중/ 정보여중/ 신흥초교/ 송월초교/ 송림초교/ 창영초교/ 인천여상/ 인성초,중,고 등 몇 개 학교가 남았지만 기약없어 시대적 바람에 휩싸인 중구는 ‘우리 엄마 신산이 돼 겁데기만 바람에 날린다’는 거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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