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대로 무언가를 기억하거나, 혹은 잊고 싶은가? 여기 당신을 위한 조언들이 있다. 뉴사이언티스트(NewScientist)가 최근 공개한 내용이다.

기억이란 놀라운 선물이지만, 확실한 것은 '사용 안내서'도 없이 주어졌다는 것이다. 시험 준비하느라 벼락치기로 외운 것들이 모래를 체질하듯 머릿속에서 허무하게 사라지는 걸 느껴보지 못한 사람이 있을까? 그런가 하면 잊어버리기가 어려워 힘든 경우도 있다. 고통스런 사건을 기억에서 지워버리려 애쓰기도 하니 말이다. 그러나 고맙게도 점차 인간의 정신을 이해하게 되면서 당신의 타고난 능력을 최대한 이용할 많은 방법들이 제안되고 있다.

1. 가장 효율적인 기억 장소(sweet spot) 공략 방법

새로운 것을 기억하려 애쓸 때 당신은 그 내용이 머릿속 금고에 완벽하게 스며들기를 바라면서 해당 페이지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험 준비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반복' 학습이다. 당신 스스로 반복적으로 학습하고 테스트해보는 것이다. 숙달된 기억력 마스터들이 사용하는 다양하고 복잡한 연상 기법은 잊어라. 대신 당신이 공부하고 있는 내용을 반복 학습하고 테스트해보는 것이 훨씬 간단하다.

중요한 것은 외우고자 하는 것들을 그 자체로 한 번에 머릿속에 쑤셔 넣으려는 것보다는 적당한 시간 간격을 두고 '다시' 보는 것이다. 그렇게 할 때 외우고자 하는 내용의 당신 머릿속 개정판이 가장 효율적인 장소를 마련하게 된다. 예를 들어 일주일 앞으로 닥친 시험 준비를 하는 중이라면 하루나 이틀 정도의 간격을 두고 반복해서 학습하면 더욱 많은 것을 기억할 것이다. 6개월 뒤의 시험을 예로 들면, 한 달 정도의 간격으로 반복해 보라.

2. 몸풀기

당신의 몸, 그리고 결국 당신의 지능을 일반적으로 좋은 컨디션으로 유지하는 것 이외에도, 약간의 운동은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누구에게나 즉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한 연구에서는 학생들로 하여금 10분 정도 걷게 하였더니 그냥 앉아 있던 학생들보다 30개의 명사를 학습시키는 것이 훨씬 쉬웠다고 한다. 아마도 운동이 정신적인 민첩성을 증가시켰기 때문일 것이다.

짧고 강렬한 운동이 아마도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최근의 실험에서는 새로운 어휘를 학습하는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쪽은 40분 동안의 조깅을, 그리고 나머지 한 쪽은 3분간의 달리기를 시켰다. 이후 학습을 시켰더니 3분간 달리기를 한 그룹의 학습효과가 낫다는 것을 발견했다. 운동은 두뇌 세포 사이에 새로운 연결을 형성하기 위한 신경전달물질의 배출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3. 손짓이나 몸짓

학습 중에 놀고 있는 당신의 몸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두뇌는 추상화된 개념을 학습할 때 간단한 신체 감각과 연계될 수 있으면 보다 쉽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생각과 연관된 손짓으로 행동을 취하면 나중에 기억을 떠올리기 쉽게 만든다는 것이 다양한 실험들을 통해서 확인되었다. 외국어 단어를 공부하든 혹은 물리학 법칙을 기억하든 뭔가 적당히 연관된 손짓을 해보라는 것이다.

좀 의심스럽게 들릴지 모르지만, 간단한 눈동자 움직임도 도움이 된다.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 대학의 앤드류 파커(Andrew Parker)와 네일 다그넬(Neil Dagnall)은 피실험자들에게 단어 리스트를 외우도록 한 다음에 30초 동안 눈동자를 좌에서 우로, 그리고 아래로 반복하도록 시켰다. 그 결과 피실험자는 단어를 더 잘 기억해 냈는데, 아마도 두뇌 반구 간의 정보 전달을 촉진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오른손잡이에게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양손잡이의 경우는 두뇌의 좌우 반구 간에 이미 높은 수준의 교신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눈동자 운동은 그들을 산만하게 만들 뿐이다.

4. '코'를 이용하기

때로 우리가 기억하려는 것이 '사실'들만이 아니라, 회상하고픈 지난날의 모든 사건들일 수도 있다. 그런 식의 향수는 사치가 아니다. 많은 이점이 있다. 가령 때로 우리가 느끼는 고독이라든가 불안 같은 감정과 싸우는데 도움이 된다. 그런데 만일 당신이 자신의 과거에 잠기기 어렵다면 앤디 워홀(Andy Warhol)의 비법을 빌려도 된다.

그는 잘 꾸며진 '향수'(香水) 도서관을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데, 각각의 향수는 특별한 삶의 기간을 연상시킨다. 각각의 향수 냄새는 해당 시기의 모든 기억을 홍수처럼 몰려오게 만드는데, 따라서 아무 때고 기억하고 싶을 때 유용하다. 워홀(Warhol)의 방법은 최근에 냄새가 특별한 정서적 기억을 촉발하는 경향이 있다는 여러 연구로 뒷받침되고 있으며,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는 경우 대단히 효과적이다. 어떤 사람들은 시험 준비하는 동안 맡은 것과 같은 냄새를 시험 당일 맡으면 성적이 올라간다고 제시하기도 한다.
 

5. 녹슨 머리에 기름치기

누구나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감퇴하지만, 식이요법으로 기억력을 오래 유지할 수는 있다. 예를 들면, 설탕이 많이 들어간 패스트푸드를 피하면 좋다. 이런 음식은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인 단백질 플라크(plaques)가 싸이는 것을 촉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블루베리와 딸기 등에 들어있는 플라보노이드(flavonoids), 그리고 기름기가 많은 생선이나 올리브기름에 들어있는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이 든 음식을 먹으면 인지 능력 감소를 여러 해 동안 막아주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산화방지제가 두뇌 세포의 조기 사망을 방지하기 때문일 것이다.

6. 잊는 법도 배워야 한다.

때로 우리는 당혹스런 순간이나 고통스런 헤어짐 같이, 원치 않는 기억이 뇌리에서 떠나질 않아 시달리곤 한다.

그런 기억들을 기억에서 지우기는 쉽지 않지만, 새롭게 당한 고통스런 사건들의 기억이 장기 기억 장소에 저장되는 것은 중지시킬 방법이 있을지 모른다. 예를 들어, 옥스퍼드 대학의 에밀리 홈즈(Emily Holmes)는 피실험자들에게 다양한 활동을 요구하기 전에 먼저 충격적인 비디오를 보여준다.

그리고는 비디오가 끝난 다음 일부는 테트리스 게임을 하도록 하고 일부는 일반적인 상식을 묻는 퀴즈를 풀도록 한다. 이 경우 테트리스 게임을 한 피실험자들은 일반 상식 퀴즈를 푼 피실험자들보다 영화에 나오는 불쾌한 장면을 덜 떠올리게 된다.

아마도 테트리스 게임이 두뇌 내부에 기억을 공고히 하는 데 필요한 정신적 자원을 빼앗기 때문일 것이다. 좋지 않은 사건 발생 후에 편안하게 쳐지는 음악을 들어도 도움이 된다. 보통 이런 사건들을 뇌리 깊숙이 박아 넣는 부정적인 감정을 풀어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