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6월 월드컵의 함성이 전국을 메아리칠 때 서해 북방한계선 남쪽 3마일 해상에서 북한 경비정의 선제 조준사격으로 우리 해군장병 6명이 사망하고 19명이 부상했던 서해교전이 29일로 2주기를 맞았다.
참수리357정에 탑승했던 27명의 장병중 윤영하 소령, 조천형 중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와 침몰한지 41일만에 선체에서 발견된 한상국 중사, 투명중에 사망한 박동혁 병장 등과 19명의 해군 장병들이 부상했던 사건이였다.
지금 온나라가 이라크에서 피살된 김선일씨의 주검에 분노와 애통의 심정으로 추모의 마음들이다.
먼 이국땅에서 생떼같은 목숨을 잃은 김선일씨 부모님의 심정은 자식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어찌 모르고 잊을 수가 있을까.
부모보다 먼저 간 자식은 평생 가슴에 안고 산다는 데 지금 이시각에도 나라를 위해 젊은 자식을 잃고 마음 고생을 하는 서해교전 장병의 부모들도 남모르게 가슴 저미며 살아가고 있다.
사건이 일어나고 효선, 미선이의 미군 장갑차 사망으로 추모 행사가 계속돼 이들에 대한 값진 희생이 뒷전에 밀리는 아픔을 겪더니 2주기 즈음에는 김선일씨 주검으로 또다시 관심밖으로 밀리고 있으니 더욱 애닳픈 감이 든다.
그들은 군인이니까 전장에서 전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치부하는 마음들을 우리들이 갖고 있을 것이 아닐까?
아니면 북측에 당한 패배의식 때문인가, 그것도 아니면 여느 때 보다 남과 북이 교류와 화해무드가 조성돼 가고 있어 걸림돌이 된다는 말인가?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은 누구나 똑 같은 것이다. 순직한 장병의 부모들도 자식을 가슴에 묻고 슬픔과 체념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우리 애들은 적과 싸우다 죽었는 데 장애인보다도, 대구 지하철 참사로 죽은 사람들보다 못해요. 서해교전으로 누가 책임진 사람이 있나요?” 서후원 중사의 부친의 말이다.
“어떤 사람은 군대 안가고, 어떤 사람은 군대가서 죽고, 어떤 사람은 군대 안가려고 영창가고, 어떤 사람은 군대 안가려고 양심선언하고...”는 말이 한갓 푸념만으로 치부할 건가.
“그동안 정부기관에서 편지, 전화 한 통 받지 못했다. 오히려 UN군 사령관이 두차레 편지를 보냈고, 미 7함대 사령관과 주한미군사령관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제 아들이 누구를 위해, 어느 나라를 위해 싸우다 죽은 거죠?”라고 황도현 중사의 어머니는 되러 질문을 하고 있다.
우리에게 과연 균형감각은 있는가. 우리가 너무나 정치적 이슈에만 민감하여 이들의 주검과 아픔을 쉽게 잊고 한쪽으로 쏠려 있는 것이 아닌가?
‘평화를 지키려면 전쟁에 대비하라’는 말을 굳이 꺼내지 않더라도 우리가 너무나 평화만을 즐기려는 이기심과 자만심(自慢心)만이 충만한 것이 아닌가 반성해 본다.
2년전 서해교전 6인의 영웅과 그 부모들을 생각하면서 박동혁 병장의 치료를 맡았던 군의관의 수기를 읽으면서 그들의 숭고한 희생을 생각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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