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냉정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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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냉정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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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반대세력-비판세력 모두 냉정하게 문제 보아야

^^^ⓒ 알자지라넷^^^

이라크 무장집단의 무분별한 행위 때문에 고귀한 생명을 잃은 고(故) 김선일 씨에 대해 먼저 애도의 뜻을 전한다. 정부는 서둘러 고(故) 김선일 씨 피랍살해사건으로 발생한 국민적 분노에 대해 솔직히 사죄하고 사태 해결을 위해 신속히 움직여야 할 때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번 피랍살해사건을 들어 현실적이지 못한 주장을 내세워 여론몰이에 나서려는 이들의 주장은 단호히 잘라야 할 때가 되었다. 먼저 이번 사건으로 인해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주장은 이라크 파병 반대 주장이다.

본론부터 간단히 말하면 이라크 파병 반대는 있을 수 없다. 이는 국익 차원의 문제를 떠나 이미 국가 간의 약속으로 굳어진 것이므로 이제 와서 번복한다는 것은 국가 공신력 차원에서 있을 수 없는 문제다.

그리고 이라크 무장집단의 명백한 무분별한 행위에 굴복해 이라크 파병을 중단한다는 것은 국가적 위신을 스스로 허무는 우둔한 행동이다. 결정적인 또 다른 이유는 그동안 우리는 국제 사회의 도움을 엄청나게 받았으면서도 정작 그동안 너무나도 적게 베풀어 왔다는 것이다.

우리가 오늘날 이만한 경제번영을 이루기 위해 국제 사회의 엄청난 도움과 사랑을 받아왔음을 생각해 볼 때 대중들에게 피부로 와 닿지도 않는 '국익'의 차원을 떠나 우리를 도와주었던 세계와 우리의 친구요, 우리의 건설노동자들의 일터였던 이라크, 이라크 국민들을 돕기 위해 한국군이 파병되는 것은 원만하고 현실적인 국제 관계를 설정해 가야 한다는 차원에서 볼 때 극히 당연한 일이다.

한국군 파병이 취소된다면 이라크의 재건과 평화 유지에 중대한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미군의 책임이 크다고 하나 그들의 능력에 한계가 있음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만을 이유로 파병을 취소한다는 것은 사실상 이라크의 재건과 평화유지에 관심을 끊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미국의 행위에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해 비판할 수도 있고, 한국 국민들의 안전을 생각해 파병을 취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을 수도 있겠으나 되돌려 생각해 보면 한국군이 위무하고 보살펴야 할 선량한 이라크 국민들은 한국군 파병 중단으로 인해 그만큼 빈곤과 혼란의 수렁 속에 더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오늘날 부를 누리며 행복하게 살 수 있었던 데에는 열사의 중동에서 땀흘렸던 한국 건설 노동자들의 피땀어린 노력이 있었던 것이며 그 노력에는 이라크 인들의 따뜻한 호의가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물론 냉엄한 국제사회에서 은원(恩怨)관계를 갖고 문제 해결을 논한다는 것은 우습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다. 그러나 결국 국내 사회에서도 인간관계가 중요하듯 국가와 국가간의 관계에서도 서로에 대한 배려의 원칙과 함께 결국 '주고받는 관계'가 되어야 우호관계가 오래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 군은 예정대로 이라크 현지에 파병되어 이라크 국내 재건사업을 적극적으로 후원하는 한편으로 이라크 경찰의 이라크 현지 치안 안정노력을 돕고 이라크 국민의 친구요, 사랑스런 이웃이 되어 아랍세계 전체에 한국의 아름다운 노력과 이름을 높이 알려야 할 군사외교관으로서 기능을 해야 할 것이다.


감정적 보복 목소리도 자제해야

보수적인 네티즌들 사이로 이라크 무장단체에 대한 철저한 보복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항상 부족하면 문제가 생기고, 지나치면 문제가 생기듯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라크 파병 재검토를 주장하는 이들도 문제가 있지만 그렇다고 이라크를 '쑥대밭'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식으로 과도한 보복논리를 주장하고 파병 반대론자들이 김선일 씨를 죽였다는 식으로 내부의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려 드는 이들도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일단 이라크 무장단체와 이들의 배후에 있을 것으로 지목되는 테러집단에 대해 응당의 보복을 가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보복의 방법론이다. 필자는 먼저 그 보복의 방법론에 대해 몇 가지 한계를 설정하고자 한다.

1. 이라크 국민들을 비롯한 아랍세계의 과도한 적개심을 부르지 않는 방법
2. 이라크 무장단체 및 테러집단의 직접적 표적으로 한국 내지는 한국 관련 자산이 가급적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
3. 국제사회의 강력한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

필자가 이 세 가지 원칙을 분명히 설정한 이유는 감정적인 보복 논의로 인해 빚어질 부작용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소수 자칭 '보수' 네티즌들의 견해대로 이라크 무장집단을 잡아내고 보복하기 위해 수많은 한국군 병력을 파병해 전투를 시작한다면 이라크 사회에서 한국인에 대한 부정적 감정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강화될 수 있다.

이라크의 치안은 매우 불안정하고 정국 상황 역시 매우 불안정해 유언비어가 쉽게 나돌 수 있고 특정 국가와 특정인에 대한 편견이 쉽게 팽배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초강경 대응 방침은 자칫 잘못해 이라크에 파병될 우리 군의 생명, 국민들의 생명과 국가적 자산을 위협할 수 있고 꾸준히 친선관계를 맺어야 할 이라크와의 관계를 위험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자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또 하나 우려해야 할 부분은 이런 사태의 발생으로 인해 또다시 한국 국민에 대한 우려되는 사건이 발생한다면 이는 곧장 파병 반대론자들의 새로운 명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점도 초강경 대응 반대론의 중요한 근거가 되는 것이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이번 고(故) 김선일 씨 사망사태가 마치 파병 반대론자들 때문에 발생했다는 식으로 여론을 선동하는 일부 자칭 '보수' 네티즌들의 사고방식이다. 이들은 이라크 파병 방침이 확고부동했다면 애초에 테러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변하지만 이미 파병했던 연합국들의 국민들이 무장집단에 사로잡혀 살해당한 전례를 볼 때 앞뒤가 안 맞는 발상이라고 할 것이다.

무분별한 이라크 무장집단은 파병 여부에 관계없이 국제 사회에 영향력이 있는 국가의 국민들을 잡아 억류하고 살해 위협을 앞으로도 계속 가해 올 가능성이 높다. 지금 현명한 방법은 이라크에 있는 우리 민간인들의 안전을 보호하는 한편으로 가급적이면 이들이 이라크 정국 안정 이후에 다시 이라크에서 생업을 유지할 수 있게끔 배려해주고 국내로 데려오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한편 일부 네티즌들은 일부 언론사들이 '처형'이란 단어를 쓰고 있고 '이라크 저항세력'이란 단어를 쓴다고 해서 언론사들의 반미성향을 문제삼고 나서는 경우가 있는데 이라크 무장집단은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으로 아랍세계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에 반발하고 있고,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유지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이라크 저항세력'이란 범주에 포함해도 무방하다.

그리고 '처형'이란 단어는 물론 범죄자를 극형으로 다스릴 때 사용하는 언어이지만 단순히 이라크 무장집단의 인질 살해 행위 자체를 묘사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이런 사소한 문제를 갖고 반미감정 운운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애초에 방송사들이 그런 확고한 반미감정을 갖고 있다면 어째서 이라크 추가 파병 반대에 쌍수를 들고나서지 않는다는 말인가. 사소한 문제를 큰 문제로 부풀리려고 노력해봐야 그 실체는 오래갈 수 없다.

이번 만행을 저지른 자들은 테러집단인 동시에 이라크 저항세력으로서의 성격을 같이 갖고 있는 복잡한 존재로 보인다. 만일 이들이 민간인을 살해했다고 해서 '이라크 저항세력'이라고 부를 수 없으며 이들을 '이라크 저항세력'이라고 부르는 언론사들이 반미감정에 젖어있다고 한다면 예전 월남전에서 월남 양민을 전장의 혼란 속에서 살해한 한국 군인들이 소수 존재한다는 이유로 한국군 전체를 '살인집단'이라고 매도하고 한국군을 옹호하는 이들이 친미적으로 매우 편향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일그러진 시각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고(故) 김선일 씨 사건 해결을 위한 대안

고(故) 김선일 씨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은 앞서 필자가 언급한 세 가지 원칙에 의거해 만들어 져야 할 것이다. 먼저 고(故) 김선일 씨 사건과 관계없이 파병 원칙은 분명함을 확실히 해둬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고(故) 김선일 씨 사건을 규명하고 응당한 대가를 치르게 하는데는 한국인들이 직접적으로 나서는 것이 아닌 이라크 경찰의 손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많은 이들이 이라크 경찰이 어떻게 응당한 보복을 할 수 있는가 하고 비판할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국군이 직접 나서 원수를 갚겠다고 이라크 무장집단과 현장 전투를 벌이는 것은 자칫 잘못해 사태를 파국의 지경으로 몰고 갈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은 무시할 수 없을 만큼의 파워를 전 세계적으로 갖고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엄청난 적을 만들게 되므로 신중하게 대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파병 반대론자들의 명분을 만들어 주지 말자는 앞서의 주장과 일치하는 논리다.

또한 이번 사건을 계기로 평범한 이라크인 들과의 민간외교를 강화하고 이라크 치안 유지에 적극 협조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평범한 이라크인들을 한국과 미국과 같은 연합국의 편으로 돌리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다.

결국 이라크 무장집단은 게릴라 집단이므로 게릴라 집단을 섬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민간의 지원을 끊거나 민간인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도록 막는 것임을 생각해 볼 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라크 국민들의 민심을 얻도록 노력하면 이라크 무장집단의 행보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동시에 한국인들의 안전보호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외에 이번 사건을 전 세계에 널리 알려 국제 여론이 나서서 고(故) 김선일 씨에 대한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의 만행을 비판하게 함은 물론이요, 아랍 세계 내부에서 극히 모험주의적이고 비상식적인 일부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에 대한 비판과 거부의식이 일어나도록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이번 고(故) 김선일 씨의 참변에 유감의 뜻을 전하며 파병 반대세력이나 파병 반대세력 비판을 빙자해 진보세력 내지는 개혁세력 일부를 현실과 무관한 방향으로 이해하고 비난하려 드는 자칭 '보수'들도 냉정을 찾고 문제의 현실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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