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별 교과서 한국 근현대사 가르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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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별 교과서 한국 근현대사 가르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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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엔 교과서박물관, 23일 각 시대별 교과서 특징 분석해 발표

 

교과서만큼 시대상을 잘 반영해주는 책도 없다. 구성 내용은 물론 표지, 종이 질, 인쇄상태로도 당시 사회생활을 가늠해 볼 수 있는 훌륭한 역사의 증거이기 때문. 이런 이유로 각 시대별 교과서는 한국 근현대사를 가르쳐주는 훌륭한 선생님이 된다.

교육출판 전문기업 미래엔(구 대한교과서)이 운영하는 ‘미래엔 교과서박물관(관장 유학영)’은 각 시대별 교과서 특징을 정리해 24일 발표했다. 박물관 측은 “여름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우리나라 시대별 교과서를 통해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취지를 밝혔다. 세종시 연동면에 위치한 미래엔 교과서박물관에는 개화기부터 현재까지 총 20만여 점의 교과서 및 교육자료를 소장하고 있으며 전시된 교과서변천사과정을 통해 시대변화와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1910~1945)의 교과서는 한국인의 언어와 문화를 말살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교과서의 표지는 왜색이 짙은 후지산과 벚꽃. 내용도 일본어로 작성돼 있고 일본어를 ‘국어’로, 국어를 ‘조선어’로 지칭했다. 당시 교과서에는 동해를 ‘일본해’로, 남해를 ‘조선해’로 표기했으며, 이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역사왜곡의 신호탄이었다.

미군정기와 교수요목기(1946~1955)는 광복이후 최초의 교과서인 “한글 첫 걸음”에서 잃어버렸던 우리 말과 글을 배울 수 있는 공부의 터전을 가르쳤고, 1948년 대한민국정부 수립이후 문교부에서 발행된 최초의 국정교과서인 “바둑이와 철수”의 등장으로 ‘단어식’ 학습법에서 ‘문장식’, ‘단원제’로 교과서 내용이 발전했다. 단원마다 철수, 영이, 바둑이의 소소한 생활상을 담았다. 또한, 눈여겨 볼 것은 전쟁시기에 발행했던 전시교과서의 크기와 종이의 질이다. 현재 교과서의 절반 크기에표지와 내지 모두 누런 갱지로 만들어졌다. 6·25 전시 이후의 힘들었던 경제 상황을 반영한다.

전쟁이 끝난 후 정부는 5~10년 단위로 교육과정을 편성해 교과서를 발행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제1차~7차 교육과정(1954~현재)을 말한다. 제1차 교육과정(1955~1963), 제2차 교육과정(1963~1973)의 화두는 ‘반공’ 이다. 이름도 생소한 ‘승공’이라는 교과서가 따로 발간됐고, 교과서 곳곳에는 ‘공산당’ 이라는 문구가 쉽게 눈에 뛴다. 반공포스터 그리기, 반공 표어 및 글짓기 등 반공을 강조한 행사들이 이어졌으며, 1990년대에 들어서야 교과서에서 사라졌다.

제3차 교육과정(1973~1981)은 유신 헌법의 이념을 가르치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디자인 면에서는 온통 흑백이던 교과서에 6쪽 이내의 컬러 화보가 실렸다는 점이 큰 변화였다. 제4,제5차교육과정(1981~1992)의 특징은 통합과 다양성이다. ‘우리들은 1학년’과 국어, 도덕, 사회를 ‘바른생활’, 음악, 미술, 체육을 ‘즐거운생활’로, 수학과 자연을 ‘슬기로운생활’ 과목으로 통합 편찬 발행되었고, 5차교육과정기에선 국어는 ‘읽기’ ‘말하기ㆍ듣기’ ‘쓰기’로 산수는 ‘산수’와 ‘산수익힘책’으로 나눠지는 등 1교과 다교과서 제도가 등장했다.

제6차교육과정(1982~1998), 제7차교육과정(1998~2007)의 교과서는 내용뿐만 아니라 종이질과 디자인에서 크게 발전했다. 이전 교과서들에 비해 색감도 다채롭고 종이 질이 좋아졌다. 발전한 경제 상황은 물론 심미적 관점도 고려한 디자인을 확인할 수 있다. 교과서 논란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한 것도 이 시점으로 현대사 정립의 어려움과 더불어 교과서가 한 나라의 사회상, 문화, 역사를 반영한다는 의식이 자리 잡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교과서에 반해 북한교과서는 시대별로 내용과 디자인 등에서 큰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북한의 교과서는 정치사상교육과 기술교육 과목이 많다.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 원수님의 어린시절’,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원수님 혁명활동’ 등의 교과서가 따로 있다.

남한의 60년대를 연상케 하는 작은 크기와 조악한 종이질은 아직 과거에 머물러 있는 북한의 경제 상황을 보여준다. 국어, 수학, 영어를 중시하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설명 방식에서 ‘땅크’, ‘승냥이’ 등의 정치적 예를 사용하고 있다. 미래엔 교과서박물관에서는 북한 교과서를 만날 수 있다.

미래엔 교과서박물관 유학영 관장은 “교과서는 한 시대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최고의 역사서”라며 “여름방학을 맞아 학부모와 자녀가 함께 교과서박물관을 찾아 교과서를 살펴보고 학예사의 설명을 들으면 뜻 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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