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정부는 25일(현지시각) 경영이 불안정한 자국 은행에 자본을 투입하기 위한 자금지원을 유럽연합(EU)의 유로존 국가에 정식으로 요청했다.
이로서 스페인은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에 이어 유로존의 4번째 피지원국으로 전락하게 됐다. 복수의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도 같은 날 금융지원을 요청해 키프로스는 5번째 국가가 됐다.
유로존 제 4위의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스페인까지 지원요청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빠져들면서 유럽의 재정위기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향후 유로존에서 독일, 프랑스 다음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며 이번 경제위기의 ‘가장 큰 위험’으로 평가받는 이탈리아까지 위기가 파급되는 것을 저지할 수 있을지의 여부가 관건이다.
이번 지원요청은 루이스 데 귄도스 경제장관이 유로존 재무장관 회동에서 융켈 상임의장에게 서한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금액 등의 자세한 내용은 기재되지 않았으며 오는 7월 9일의 차기 재무장관 회동까지 지원규모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스페인 정부는 이미 경기가 악화될 경우 자국 은행이 필요로 하는 추가자본의 규모가 최대 620억 유로(약 89조 9천억 원)라는 내용의 감사결과를 공표한 바 있다. 유로존은 최대 1천억 유로(약 145조 원)를 지원할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표명했으며 현재 지원액을 조율 중이다.
실제 지원은 유럽의 금융안전망인 유럽금융안전화기금(EFSF)등이 스페인 정부에 저금리 융자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지만 이 방식을 채택하면 정부부채가 증가하기 때문에 은행을 대상으로 한 직접지원을 촉구하는 의견도 강력히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한편, 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도 스페인과 같은 날 유럽연합(EU)의 유로존 국가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역사적으로 관계가 깊은 그리스에 대한 융자로 손실이 증폭된 자국 은행에 자본을 투입하는 것이 목적이며,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유로존 17개국 가운데 이번 유럽 재정위기로 EU측에 지원을 요청한 것은 스페인에 이어 키프로스가 다섯 번째다.
이에 앞서 유럽계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피치(Fitch Ratings) 25일 키프로스 국채의 장기신용등급을 1단계 낮춰 ‘투자부적격’인 ‘BB+’로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세계 3대 신용등급 회사가 키프로스의 신용등급을 투기에 가까운 수준으로 낮추면서 지원요청이 불가피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키프로스는 대형은행 구제를 위해 최저 18억 유로(약 2조 6천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구제 대상을 늘릴 경우 필요 금액은 이를 훨씬 상회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으나, 키프로스는 경제규모가 작기 때문에 2,400억 유로(약 348조 원)을 상회하는 그리스 지원 금액에 비하면 지원규모는 제한적이다. 키프로스의 인구는 약 80만 명이며 주민의 대부분이 그리스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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