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것들이 공존하고 있는 풍경 ⓒ 윤자연 기자 | ||
지난 21일에 정순균 국정홍보처장은 오해가 없게 '좌파 대신에 개혁파'라고 말하자는 '참고자료'를 각 행정부처 장관실에 팩스문서로 보낸 것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고위 공직자들이 현 정부의 정책을 설명할 경우에 좌파(leftist)나 '좌파 경향의(left-leaning)’라는 용어 대신에 개혁파(reformist)라는 표현을 써 달라고 요청했다.
그렇게 한 이유는 일부 외신이 한국의 여권을‘좌파’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한다. 좌파라는 용어가 서구에서는 수정주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우리 나라의 경우 친북 세력의 의미로 오해될 소지가 있어서 고위 공직자들이 용어 선택에 신중함을 기하여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자는 취지라고 한다.
사람은 혼자 살수가 없기 때문에 다툼이 생기고, 의견이 다르게 나타나서 모든 것에 양립이 존재한다. 그래서 합의라는 것이 생겼고, 토론문화가 생겼다. 수직적 수평적 관계에서, 네 편과 내편, 청군과 백군, 여성과 남성, 죄파와 우파, 동관과 서관이 그런 연유로 생겼다.
이러한 양립은 토론문화에 있어서 반드시 존재한다. 만약에 그것이 필요 없다면 전부찬성이거나 전부반대여서 민주주의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된다. 좌익과 우익도 양립에서 나온 말로 처음에는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의미와는 전혀 다른 뜻이었다.
프랑스 말의 관행이 영어와 일어를 거쳐서 들어온 말로 왼쪽(gauche)이 급진적, 혁신적 정파를 의미하고, 오른쪽(droite)이 점진적, 보수적, 정파를 이미 하는 것이었다. 국민회의가 열렸을 당시에 의장 석에서 오른쪽은 왕당파의원, 왼쪽은 혁명을 지지하는 의원들이 앉았던 것에 유래한다. 그 당시의 좌익과 우익의 의미는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의미와는 다르다.
또한 이조시대에 문관은 동편에 무관은 서편에 마주보고 배열하여서 문무를 동관과 서관이라고 불렀던 것도 따지고 보면, 그들의 입지를 가리는 것에 불과하였다. 따라서 현재의 양편 가리기 역시 어떠한 명분의 이름을 붙였어도 결국은 편의상의 구도가 된다.
그러한 본질적 문제를 가지고 네 편 내편을 가르고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서로 비하하고 욕설을 하며 다투는 것은 결국 의회주의의 기본을 모르는 소치가 된다. 하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어 보이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만 그 원래의 뜻을 이해하고 사용하는 슬기가 필요해 보인다.
민주주의 원칙은 대화와 타협이다. 양자의 의견이 다른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것은 대화를 통해서 그 답을 얻게 되는 것이 기본이다. 따라서 양자를 갑과 을이라고 하거나 네편과 내편이라고 해도 결국은 양자의 구도일 뿐이다. 그것을 잘 이해하고 서로 다투지 않는 상생(相生)의 정치를 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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