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당, 정, 군의 직책은 물려받았지만 아직까지는 실권이 없는 명목상의 지도자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993년부터 2년간 외무장관을 지냈으며, 2003년부터 2년간 워싱턴 주재 한국대사를 지냈으며, 북한 핵 위기를 다뤘던 한승주 전 외무장관은 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의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린 포럼에서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고 미국의 소리방송(VOA)가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한 전 장관은 ‘김정은이 지금 당-정-군의 직책을 갖고 있지만, 김정일 위원장이나 김일성 주석이 가졌던 권력은 갖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한승주 전 장관은 또 북한이 최근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핵실험을 준비하는 등 도발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김정은의 권력 장악이 확고하지 않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평양 내부의 정치 상황과 관련, 3가지 관측을 제기했다.
우선 북한이 지난 몇 달간 ‘서울을 잿더미로 만들겠다’는 등 상당히 도발적일 태도를 보였는데, 이는 대남 도발을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거나,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도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
둘째, 현재 김정은 제1위원장은 물론 그 어떤 세력도 권력을 확실히 장악하지 못했을 가능성이다. 따라서 북한 권력층 인사들이 보다 합리적인 정책을 내놓기 보다는 과거의 강경책을 답습하고 있다.
세 번째는 분야별로 역할분담이 이뤄졌을 가능성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경제와 행정 문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고모부인 장성택이 맡고, 군사와 외교는 몇몇 군부 원로들이 담당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국방과 경제 등 주요 분야는 원로들이 다 맡아 하기 때문에 김정은 제1위원장이 할 일은 어린이 놀이터를 찾아 관리원을 질책하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한 전 장관은 덧붙였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달 평양의 만경대 유희장을 현지 시찰한 자리에서 ‘잡초 제거를 제대로 안했다’며 관리원들을 질책한 바 있다.
한편, 한승주 전 장관은 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북한에 대한 중국의 인식이 바뀌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특히 북한이 핵보유국이 되는 것이 중국의 국익을 해치는 것임을 베이징이 깨달아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중국 수뇌부가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을 ‘위기이자 기회’로 인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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