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네 살의 청년, 세상 밖으로 나오다!
<밝은 미래> 칸느영화제 경쟁부문 출품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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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네 살의 청년, 세상 밖으로 나오다!
<밝은 미래> 칸느영화제 경쟁부문 출품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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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전의 자신을 필사적으로 돌이켜본다. 그 때, 나에게는 어떤 미래가 있었을까?

 
   
  ▲ 스틸 컷  
 

스물 네 살의 청년, 세상 밖으로 나오다!

특별한 꿈 없이 평소 잠자기를 좋아하는 스물 네 살 청년 ‘니무라 유지’. 물수건 세탁 공장에서 임시직으로 일하게 되면서 그는 자기보다 세 살 많은 ‘아리타 마모루‘와 친해지게 된다.

얼마 후 정식직원으로 채용하고 싶다는 사장의 제안에, 뭐가 더 좋은 건지 헷갈려 하자 마모루는 충고가 필요할 때마다 그에게 특이한 사인을 해주겠다고 한다. 엄지 손가락을 가슴 쪽으로 향하면 ‘기다려라’, 엄지와 검지를 바깥 쪽으로 향하면 ‘가라’는 뜻으로.

 
   
  ▲ 스틸 컷2  
 

바라만 보기엔 좋지만 건들면 위험한 해파리 같은 미래 속으로…

그 후 니무라는 마모루 집에 자주 놀러가 그가 키우는 해파리를 좋아하게 된다. 볼 땐 반짝반짝 빛나서 아름답지만 손을 대면 위험한. 그런 어느 날, 사장이 마모루 집을 방문한 뒤 마모루는 해고당한다.

한편 마모루를 해고시킨 사장에 대해 화가 나있던 니무라는 사장이 빌려간 자기 음악 CD를 돌려받기 위해 쳐들어갔다가 시체가 된 사장을 발견한다. 당황한 그는 마모루의 집에도 찾아가고 전화도 해보지만, 연락은 되지 않고. 누군가의 신고로 마모루는 잡혀간다. 그리고 감옥에 간 지 얼마 후 마모루는 ‘가라’는 손가락 사인을 남긴 채 자살한다. 유일한 벗이었던 마모루를 잃은 니무라. 언제 올지 모를 밝은 미래를 향해 가야할 지 기다려야 할지...

 
   
  ▲ 스틸 컷3  
 

2003 칸느영화제 황금종려상 노미네이트
전세계가 주목하는 괴물(?) 같은 영화감독 구로사와 기요시

영화 <큐어>를 통해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공포스런 괴물 같은 모습을 이야기함으로써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불안에 대해 정면 도전한 구로자와 기요시 감독. 에딘버러, 토론토, 파리, 타이페이, 로테르담 등 각종 영화제에서 ‘구로사와 기요시 특별전’이 편성될 정도로 세계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그는 인간의 근원적 불안을 잔인한 장면 하나 없이 주인공의 심리를 통해 서서히 드러내면서 관객에게 공포를 느끼게 하는 몇 안 되는 감독들 중 하나다.

 
   
  ▲ 스틸 컷4  
 

장 뤽 고다르로부터 영화를 배운 ‘동경의 고다르’로 불리우는 그는 프랑스 누벨 바그의 가장 직접적인 후예. 그 스스로 영화광 출신이지만,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자신이 배운 영화에 대한 이론과 경험에 머물지 않고 늘 새로운 것을 찾아 끊임없이 실험하고 도전한다.

<카리스마>에서는 당신이 살고 있는 세계의 법칙은 절대적인가라는 질문을, <인간합격>에서는 교통사고 후 10년 만에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주인공을 통해 한 개인으로서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를, <회로>에서는 인간보다 점점 더 늘어가는 귀신이 결국 인간이 만들어놓은 도시를 파괴시킨다는 기이한 상상의 세계를…공포에서 스릴러, 코미디에 이르기까지 매 작품마다 그가 보여주는 건 우리 일상을 위협하는, 섬뜩할 정도로 공포스러운 혼돈의 세계이다.

<회로>이후 2년 만에 그가 내놓은 신작 <밝은 미래>는 현실 대신 꿈속에 침잠해온 한 청년이 세상과 마주해 가는 과정을 담은 일종의 성장영화다. 그러나 알 수 없는 미래만큼이나 무서운 공포와, 살아온 인생만큼의 눈물과 웃음을 느끼게 하는 기요시 특유의 독특한 연출로 <밝은 미래>는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청춘영화로 탄생할 수 있었다.

 
   
  ▲ 스틸 컷5  
 

바다에서 민물로, 민물에서 바다로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는 해파리를 통해 ‘청춘’을 이야기하다

어둠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아름다움을 지녔지만 만지려 하면 독성으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해파리. 영화 <밝은 미래>의 모티브는 ‘마루바닥을 뜯었더니 그 아래 해파리가 빛을 발하고 있었다’는 이미지에서 출발한다.

강물을 따라 흐르거나 혹은 거스르면서, 포획한 먹이를 체내에서 강렬한 독소로 만든 후 스스로 빛을 발하는 해파리는 아직 사회에 발을 딛지 못한 방황하는 청춘을 많이 닮아있다. 꿈꾸거나 바라보기엔 밝아보이기만 해도 막상 다가서면 큰 고통이 뒤따르는 미래도 상징하면서.

이렇듯 빛나고 아름답지만 맹독성을 가진 해파리의 이중성은 영화의 주제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마모루나 니무라처럼 매일 먹이를 주고 물을 갈아주며 정성을 들이면 그 빛과 아름다움은 계속되지만, 사장이나 마모루 아버지처럼 호기심에 잡으려 하면 다칠 수도 있는 이중성.

청춘의 미래를 너무 밝게 혹은 너무 어둡게 어느 한쪽에 치우쳐서 그리지 않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영화 마지막 한 마리에서 여러 마리로 번식해가는 해파리의 모습을 통해 조심스레 꿈에 대한 희망을 보여준다.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 혹은 그 반대일지는 그들이 이 해파리를 바라보는 시각에 달려있다.
‘우리 자신이 주위를 비추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해파리처럼 자기 자신만은 빛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고백한 바 있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그가 정말로 말하고 싶었던 건 해파리도, 청춘도, 우리의 미래도, 분명한 것은 어딘가를 향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었을까. 개봉일은 4월 2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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