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북반미' 논쟁이 무의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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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북반미' 논쟁이 무의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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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보수'들은 현실 직시해야

양치기 소년이 살았다. 양치기 소년은 언제나 늑대가 나타났다고 거짓말을 해서 달려온 주민들을 허탈하게 만들고는 즐거워하곤 했다. 그러던 중 정말로 늑대가 나타났다. 그러나 주민들은 아무도 소년을 돕기 위해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늑대는 양치기 소년의 양들을 많이 해치고 달아나 버렸다.

친북반미 논쟁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지금까지 한나라당을 비롯한 이른바 우리 사회의 보수세력은 친북반미 논쟁, 나아가서 적화통일론을 아쉬울 때마다 우려 먹어왔다. dj시대 이후로 차츰 보수층이 그 지지를 잃어갈 때마다 보수라고 하는 세력들은 적화통일론을 강조하면서 대응해 왔다.

그 결과가 오늘날 재야 보수의 몰락으로 나타났다. 친 열린우리당 계열의 재야 단체들이 날로 기세를 올리는 것과 달리 지금 한나라당의 풀뿌리 조직 역할을 하고 보수층의 저변을 확대해야 할 친 한나라당 계열의 재야 보수 집단은 지금 만신창이 신세가 된 채로 많은 이들의 웃음거리 신세로 전락해 있다.

최근 있었던 최병렬 대표의 친북반미론은 죽어가는 한나라당에 무슨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는가? 아무 긍정적인 도움도 주지 못했다. 이제 국민들은 더 이상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에 속지 않는 것이다.

친북 반미론의 핵심은 지난 2002년 서해 교전에서 장병들의 죽음을 예로 든다. 그러나 이제 와서 어떻게 하겠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정부와 보수층도 이상하지 않은가. 철천지 원수 지간이 되어야 할 북한과 협상은 왜하고, 남북 도로연결은 뭐 하러 하는가? 보수층은 왜 그런 문제에 대해 어떠한 문제제기도 하지 않은가.

그리고 열린우리당이 친북반미세력이라면 그 행동에 별 제동을 걸고 있지 않은 한나라당은 같은 친북반미세력이란 말인가?

개인, 집단의 앙심이 곧 국가 전체의 방향을 좌우할 수 없다

지난 서해교전에서 한국군 장병이 북한군의 공격에 의해 죽었다고 해서 이제 와서 국가 전체의 방향을 바꿀 수는 없다. 추진되고 있는 대북 경협의 물줄기를 돌릴 수도 없고 다시 예전처럼 북한과 대립각을 세우며 갈 수도 없다. 국민들 스스로가 그것을 원치 않고, 변화한 시대 현실이 북한과의 대립각을 지속하도록 놔두고 있지도 않다.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북한에 앙심을 품고 있다고 해서 국가 전체가 그들이 입장에 따라 평화 공존을 포기하고 과거의 대결구도로 선회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과거에 주사파였던 사람이 지금도 주사파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고, 친북인사 운운하며 이념 논쟁을 촉발해 봐야 국민들은 식상하게 생각할 따름이다. 뿐만 아니라 오늘날 친북인사라고 할 만한 이들은 그 양과 질에서 많이 줄어들었고 세력도 약해져 있다.

열린우리당이 친북반미세력이라고 주장하려면 첫 번째, 그들이 이라크 파병을 선택한 이유는 어디서 나왔는지 설명해야 하며,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의 대북 압박정책에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또한 열린우리당 인사 가운데 과연 누가 친북반미세력인지 명확히 설명하고 일련의 '친북반미'적인 정책에 왜 한나라당이 제동을 걸지 않고 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친북인사가 우글거리고 주사파가 설쳐대는 세상에 왜 개성공단을 추진하고 도로와 철도를 연결할까? 한나라당에 간첩이 있어서 이렇게 된 것일까?

최병렬 대표는 한국의 으뜸 보수언론이라는 독립신문하고는 인터뷰도 거절했다는데 최병렬 대표의 사상도 의심해 봐야 하지 않을까?

열린우리당의 함정

지금 이 시점에서 이념논쟁을 벌이는 것은 열린우리당이 파놓은 함정에 그대로 걸려드는 행동일 따름이다. 이념논쟁을 벌이면 사회의 주요 거점을 장악하고 있는 열린우리당 계열 인사들이 열린우리당이 어째서 친북반미세력이냐고 묻고 나올 것이다.

그 답변이 대중성을 갖지 못하면 곧장 이념 공세를 통해 자신들의 이권을 충족시키려는, 또 예전에 충족시켜왔던 5-6공 세력의 연장선상에 있는 당이 한나라당이며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이념 공세를 하는 당이 한나라당이며 새로운 포지티브 선거운동을 할 능력이 없어 옛날 이야기만 반복하는 노인당으로 한나라당을 공격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총선 구도는 젊고 참신한 열린우리당 대 구태적이고 현실성 없는 한나라당의 구도로 바뀐다. 이렇게 되면 총선은 필패다.

선거에서는 대중성이 중요하다. 아무리 그럴 듯한 논리라도 일단 대중들에게 호응을 받지 못하면 쓸모 없는 논리다. 재미있는 것은 친북반미를 소리높여 외치는 사람들이 서로를 애국자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오늘날 친북반미를 외치는 사람들은 자신들은 애국자라고 생각하지만 많은 국민들은 그들에게 관심도 없다.

반면에 우리 사회의 '애국자'들이 친북반미세력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국민들은 더 큰 박수를 보내고 있다. 우리 사회의 '애국자'들은 이런 현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 모르겠다.

'애국자'들의 경직된 두뇌

우리 사회에서 소위 '애국자'로 자칭하는 사람들은 자기 두뇌가 시대에 맞게 가고 있는지, 개인적인, 혹은 소속 당파와 관계된 앙심 때문에 대중성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닌지 냉정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는 변했으나 그 변화에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바로 '애국자'를 칭하는 사람들이다.

맹목적인 반미만큼, '친북반미'를 목청높여 외치는 '애국자'들도 위험하다. 친북반미를 외치며 자신들이 애국자이고 탄압받고 있다고 외치는 사람들과 맹목적인 반미를 외치며 자신들만이 참다운 애국자라고 외치는 사람들은 서로 닮아있다.

자신들끼리만 스스로를 '애국자'라고 부르는 반면에 많은 국민들은 별 관심이 없다는 점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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